박주민이 폭로한 김지용 과거 자료! 중수청장 되려고 태도 바꾼 겁니까?

과거 수사와 기소를 한 손에 쥐고 무소불위의 칼을 휘두르던 검찰청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수사-기소 분리라는 거대한 시대적 과제 속에 신설되는 중대범죄수사처(중수청)의 초대 수장 인선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권력기관 개혁의 완결판이라 불릴 만한 이 중대한 시점에, 초대 중대범죄수사처장 후보자로 지명된 인물이 다름 아닌 과거 검찰개혁 입법에 온몸으로 반대했던 검사 출신 김지용 변호사라는 사실은 씁쓸함을 넘어 깊은 의구심을 자아낸다.

국회 인사청문회 검증 국면에서 터져 나온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질의는 단지 한 공직 후보자의 인사 검증을 넘어, 대한민국 검찰 조직이 그동안 무엇을 은폐하고 누구를 위해 일해왔는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거울이었다.

"자료 없이 또 질의를 해야 되는 상황이 매우 답답한데요"라며 포문을 열 박주민 의원의 날 선 추궁 앞에서 김지용 후보자가 보인 답변 태도는, 30대인 필자가 사회생활을 하며 마주했던 기득권 관료들의 전형적인 무책임과 묘하게 겹쳐 보였다.

도대체 검찰 권력을 해체하고 출범하는 중수청의 초대 수장에 왜 이런 인물이 거론되어야 하는가. 과거에는 수사권 조정을 향해 온갖 자극적인 논리로 '위헌'이라 목소리를 높이더니, 정작 자리가 걸리자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손바닥 뒤집듯 태도를 바꾸는 광경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처장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의 본질을 짚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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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없는 밀실 결재와 부실한 책임 의식

흔적을 지우는 조직, 검찰의 의사결정 블랙박스

검찰 지휘부의 지시나 내부 의사결정 과정에서 과연 책임 있는 '의견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는지 묻는 질문에 김지용 후보자는 "따로 기록은 안 한 걸로 알고 있다"는 믿기 힘든 답변을 내놓았다. 대한민국 형사사법 시스템의 한 축을 담당하며 국민의 인신을 구속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짓는 막강한 국가 기관에서, 정작 수뇌부의 지휘와 지시 내역이 문서화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박주민 의원이 콕 집어 거론한 정진웅 독직폭행 사건이나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사건 당시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기소 과정을 복기해 보면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최종적으로 결재 도장은 찍혔지만, 지휘부의 무리한 기소 방침에 맞서 일선 검사가 소신을 담아 작성했어야 할 '이의제기서'는 단 한 줄도 공식적으로 남지 않았다.
투명한 기록 관리는 현대 행정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일반 직장인들도 메일 하나, 메신저 한 줄, 기안서 한 장마다 '근거 남기기'에 사활을 거는데, 사람의 인생을 쥐락펴락하는 검찰 조직이 정작 민감한 정치적 사건에서는 결재만 덜렁 남긴 채 지시 과정의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언제든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퇴로를 열어두었다는 방증에 다름 아니다.

사문화된 이의제기 제도와 직무유기

검찰청법에 명시된 이의제기 제도는 과거 일제강점기와 군사독재 시절의 잔재인 '검사동일체 원칙' 하에서 탄생한 비극들을 막기 위해 도입된 최소한의 방어 장치다. 검찰 상부나 지휘부가 특정 정권의 입맛에 맞춰 무리한 기소나 불기소를 강행할 때, 일선 검사들이 직업적 양심을 지키고 부당한 명령을 거부할 수 있도록 법으로 보장한 권리이자 의무였다.
하지만 김지용 후보자는 재직 시절 이 제도를 활용해 상관의 지휘에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적이 없다.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도 쓰지 않는다면 그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다름없으며, 제도의 취지를 짓밟은 직무유기다. 불리할 때는 "조직의 결재 라인에 따랐을 뿐"이라며 책임을 아래나 위로 떠넘기고, 지시 내용은 공중으로 증발시키는 관행 속에서 검찰 권력은 견제 없는 폭주를 이어왔다.
기록이 없으니 책임자도 없고, 책임자가 없으니 사법 피해자만 눈물을 흘린다. 이것이 바로 검사들이 그토록 자랑해 마지않던 '엄정한 법 집행'의 실체였는가? 권한만 누리고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관료적 비겁함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기록되지 않는 권력은 필연적으로 부패한다

수사 지휘 라인의 의사결정 기록을 남기지 않는 것은 단순한 행정 실수가 아니라, 사후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설계된 의도적 침묵이다. 검사동일체라는 망령 뒤에 숨어 부당한 지시에 침묵하고 이의제기권조차 행사하지 않은 자들이, 이제 와서 새로운 개혁 기구의 수장이 되겠다고 나서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부당한 결재에 도장을 찍어준 침묵은 무죄가 아니라 방조다.

제도적 면죄부를 깨부수어야 할 이유

형사사법 시스템의 개혁은 거창한 구호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수사 과정에서 오간 지휘권자의 지시와 실무자의 판단이 낱낱이 텍스트로 보존되고, 훗날 사법적 과오가 드러났을 때 결재권자에게 명백한 법적·도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투명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러한 지휘·감독의 기록 부실 관행에 젖어 있던 인물이, 수사와 기소를 엄격히 분리하여 7대 중대범죄(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 내란·외환 등 국가보호범죄, 사이버범죄, 법왜곡죄)를 다룰 2,874명 규모의 거대 수사조직 중수청의 수장이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과거 검찰의 밀실 결재 관행이 고스란히 이식될 위험이 너무나 명확하다.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59.5%가 현행 수사체계의 개선을 원하고 있으며, 그 개선을 바라는 이들의 79.3%가 실제 범죄 피해를 겪어본 국민들이었다. 국민들은 작동하면서도 책임을 지는 깨끗한 수사기관을 원하고 있다. 책임을 기록하지 않는 지휘관에게 개혁 조직의 키를 맡길 수는 없다.

절도죄의 공범 논란, 정치검사의 무리한 칼춤을 방조한 죗값

도둑에게 문을 열어준 자의 법적 책임

박주민 의원은 인사청문회 질의 도중 매우 직관적이면서도 통렬한 비유를 던졌다. "도둑이 집에 들어와서 물건을 훔치려고 할 때, 도둑을 막고 싶었지만 결국 문을 열어서 도둑이 집에 들어오게 한 사람을 우리는 법률 용어로 절도죄의 공범이라고 부릅니다." 이 비유는 검찰 내 부당한 수사와 기소에 결재 도장을 쾅쾅 찍어주었던 간부들의 위선을 단번에 해체해 버렸다.
수사 과정에서 상부의 무리한 정치적 기획이 있었더라도, 중간 결재 라인에 선 지휘관이 이를 걸러내지 않고 결재를 통과시켰다면 그것은 소극적 동의를 넘어선 명백한 실행 행위다. 박주민 의원이 "당시 후보자의 행위를 정확하게 평가한다면 그냥 반대했다, 아쉽다 이게 아니라 정치검사의 공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쏘아붙인 대목은 청문회장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정치검찰의 기획 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내부에서는 "나는 마지못해 도장만 찍었다", "위에서 시켜서 어쩔 수 없었다"는 구차한 변명이 반복되어 왔다. 하지만 형법의 잣대를 타인에게는 가혹하게 들이대던 검사들이, 왜 자신들의 직무유기와 부당 기소 가담에 대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운 특혜를 요구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 정치검찰의 공범 논란 핵심 포인트

  • 부당한 표적 수사와 정치적 기소 과정에서 결재권을 행사한 행위는 면책 대상이 될 수 없다.
  • 이규원 전 검사의 사직과 이광철 전 행정관의 대법원 무죄 판결은 표적 기소의 폭력성을 증명한다.
  • 조직의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지 않고 문을 열어준 자는 결코 개혁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조직적 표적 기소가 파괴해버린 한 인간의 삶

검찰의 표적 수사와 무리한 기소가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당시 사건의 본질이었던 고위 공직자의 추악한 성접대 및 뇌물 의혹을 덮기 위해, 절차적 문제를 꼬투리 잡아 수사를 진행했던 검찰은 이규원 전 검사를 결국 조직 밖으로 내몰았고 이광철 전 행정관을 피고인석에 세웠다.
결국 이광철 전 행정관은 대법원까지 가는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재판 끝에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었다는 것은 애초에 기소 자체가 법리적으로나 상식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억지 춘향식 정치 기소였음을 사법부가 선언한 것이다. 그 기소장에 결재 도장을 찍었던 지휘 라인은 도대체 어떤 책임을 졌는가?
재판받는 수년간 개인의 일상은 파탄 나고 사회적 명예는 땅에 떨어졌다. 그 고통을 방조하고 도둑에게 문을 열어준 장본인이 바로 검찰 지휘 라인이었다.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당시엔 어쩔 수 없었다"며 면죄부를 받으려는 태도는 법치주의에 대한 조롱이다.

과거의 청산 없는 미래는 또 다른 왜곡을 낳는다

독재 시절 용공 조작 사건에 관여했던 공안검사들이 민주화 이후에도 아무런 반성 없이 고위직을 대물림하던 악습이 21세기에도 형태만 바꾸어 지속되고 있다.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특정 인사를 겨냥해 무리수를 두었던 인물들이, 정권이 바뀌고 제도가 바뀌어도 여전히 '전문가'라는 미명 하에 권력의 중심에 서려 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 갔던 검찰의 잔인한 피의사실 공표와 정치 수사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무책임한 관행의 반복은 뼈아픈 기시감을 준다. 문재인 정부 시절부터 온 국민이 촛불을 들고 외쳤던 사법개혁의 본질은, 부당한 권한을 행사한 검사들에게 마땅한 법적·역사적 책임을 묻는 것이었다.
정치검사의 칼춤에 결재로 길을 터준 행위를 '단순한 조직 논리'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명백한 조력이자 공범의 행위다. 이를 명확히 단죄하고 평가하지 않는다면 중수청이라는 새로운 그릇을 만든다 한들 그 안에는 과거 검찰의 오물만 가득 차게 될 것이다.

손바닥 뒤집듯 바뀐 검경 수사권 조정과 영장 청구권에 대한 태도

대검찰청 형사부의 황당한 여론 호도 문건

김지용 후보자가 대검 형사부장이던 2022년 4월, 검경 수사권 조정 및 이른바 검수완박 입법이 한창 논의되던 시기에 대검 형사부가 작성해 배포한 자료들은 그야말로 흑색선전의 극치였다. 당시 검찰은 법안이 통과되면 사법 체계가 붕괴하고 국민들이 극심한 피해를 볼 것이라며 온갖 자극적인 가짜 뉴스를 공공연하게 살포했다.
박주민 의원이 질의에서 조목조목 짚었듯, 당시 대검 자료에는 "검찰 구속 기간 중 무혐의가 밝혀지더라도 구치소에 갇혀 있어야 한다"거나, "구속 기간 중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상조차 치를 수 없다"는 식의 낯 뜨거운 괴담 수준의 문구가 버젓이 포함되어 있었다. 법률 전문가라는 대검 간부들이 작성한 공식 문건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수준의 혹세무민이었다.
형사소송법상 구속 취소나 구속집행정지 등 피의자의 인권을 구제할 수 있는 수많은 법적 절차가 멀쩡히 살아있음에도, 오로지 검찰의 직접 수사권을 지키겠다는 밥그릇 챙기기를 위해 법률 지식이 부족한 대중을 겁박하고 호도했던 것이다. 이런 저열한 여론전의 총책임 라인에 있던 인물이 누구였는가. 바로 김지용 후보자였다.

📊 검찰 수사권 분리와 국민적 요구

2026년 10월 2일, 대한민국에서 78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검찰청은 공식 폐지된다. 수사는 행안부 소속 중수청(수사관 2,567명 포함 총 2,874명)이 맡고, 기소와 영장 청구는 법무부 소속 공소청이 전담하는 완전한 기능 분리가 단행된다.

과거 대검이 주장했던 "사법 대혼란"이나 "국민 기본권 침해" 괴담은 조직 이기주의가 낳은 허상에 불과했다. 여론을 조작해 개혁을 가로막으려 했던 자들이 이제 와서 새 수사기구의 청장이 되겠다는 모순을 어떻게 납득해야 하는가.

영장 청구권 위헌론을 펴다 말을 바꾼 모순

과거 김지용 후보자는 검찰의 직접 수사권 폐지 논의 과정에서 "경찰이 신청한 영장만을 검사가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헌법상 검사의 영장 청구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는 논리를 적극적으로 개진했던 인물이다. 검사가 독자적인 수사 개시권과 독점적 영장 청구권을 가져야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할 수 있다는 오랜 검찰 만능주의의 대변자였다.
그러나 중대범죄수사처장 후보자로 지명되자마자 후보자의 입장은 180도 달라졌다. 현행 개편안에서도 영장 청구권은 공소청 검사에게 있고 중수청은 수사만을 전담하게 되는데, 이제는 이 구조를 흔쾌히 수용하겠다는 것이다. 박주민 의원이 "중수청장이 되려고 하니까 태도가 바뀐 겁니까?"라고 폐부를 찌르자, 후보자는 궁색하게 "일부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꼬리를 내렸다.
"과거에는 A였는데,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이제 저는 B입니다라는 말이 성립이 안 된다는 거예요." 박주민 의원의 이 일갈은 공직자의 기본 자질인 철학과 일관성의 결여를 정확히 꿰뚫었다. 자리가 탐나서 과거 자신이 위헌이라 규정했던 제도를 스스로 집행하겠다고 나서는 모습에서 어떤 원칙과 소신을 찾아볼 수 있겠는가?

영장 독점주의의 역사적 한계와 중수청의 출범

대한민국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 신청 주체 조항은 본래 수사기관의 강제수사 남발로부터 국민의 신체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인권 옹호관'으로서의 검사를 상정한 규정이었다. 그러나 현실의 검찰은 이를 무기 삼아 자신들이 직접 수사하는 사건에는 영장을 마구잡이로 남발하고, 경찰이나 경쟁 기관의 영장 신청은 자의적으로 기각하는 권력 독점의 도구로 악용해 왔다.
2023년 헌법재판소 권한쟁의심판 등에서도 확인되었듯, 수사와 기소의 분리는 입법부의 형성권 범위 내에 속하는 정당한 개혁 조치다. 검찰이 독점해 온 직접 수사 기능을 완전히 박탈하고, 행안부 산하의 중수청과 법무부 산하의 공소청으로 분리해 상호 견제와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은 권력기관 개혁의 시대적 합의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헌법 정신까지 자의적으로 왜곡하며 법안 통과를 결사반대했던 자가, 정작 법이 통과되고 새로운 권력 기구가 만들어지자 그 수장 자리를 꿰차겠다고 표변하는 것은 개혁에 대한 모독이자 기회주의의 극치다.

집단행동과 성명서, 무책임한 관료의 '유체이탈' 변명술

이름만 올리고 내용은 몰랐다는 기막힌 해명

과거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렸을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이던 김지용 후보자는 검사장 16명과 함께 단체 성명서를 발표하며 집단행동의 선봉에 섰다. 이후 검경 수사권 조정 국면에서도 집단적 반발을 주도했다. 그러나 청문회와 언론 검증 과정에서 후보자는 "단지 절차적 문제만 지적했을 뿐"이라며 슬그머니 발을 빼려 했다.
하지만 박주민 의원이 들이민 공식 성명서 문건의 실체는 전혀 달랐다. 성명서에는 절차적 하자에 대한 지적을 아득히 뛰어넘어, 수사권 조정 자체를 부정하고 법치주의 훼손을 운운하는 노골적인 정치 투쟁의 언어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언론에 대대적으로 배포되어 국민 여론을 흔들었던 공식 문서의 내용과 후보자의 구차한 해명이 완전히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박 의원은 "다 결재해 놓고 나는 그런 내용이 없는 줄 알았다"는 식의 변명이 고위 공직자로서 타당하냐며 후보자의 무책임성을 강타했다. 검찰 고위 간부라는 자가 자신의 직함과 이름을 걸고 국민 앞에 내놓은 성명서의 구체적인 문구조차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거나, 심각한 무능 둘 중 하나일 뿐이다.

정치적 검찰 카르텔의 민낯

2020년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직무정지에 반대하며 집단 성명을 냈던 검사장들의 행태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이 아니라 '검찰 공화국'이라는 기득권 카르텔을 지키기 위한 이익집단의 난동에 가까웠다. 윤석열 씨가 훗날 정권을 잡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유린하다 결국 파면되어 구치소에 갇히는 파국을 맞이한 지금, 당시 그를 비호하며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던 이들의 행위는 어떻게 평가받아야 하는가.
그들은 국가 공무원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검찰총장이라는 특정 보스를 중심으로 똘똘 뭉쳐 정부의 정당한 지휘권 행사에 집단으로 항명했다. 그때는 법치주의를 지키는 양 행세하더니, 이제 정권이 교체되고 수사-기소 분리가 확정되자 "나는 그런 강경한 내용인 줄 몰랐다", "절차만 따졌을 뿐이다"라며 비겁하게 꽁무니를 빼고 있다.
자신이 행한 정치적 집단행동의 무게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태도는, 30대인 필자의 눈에 몹시도 부끄럽고 치졸해 보인다. 사회 초년생도 자기가 결재 올린 문서에 오탈자가 있으면 책임을 지는 법인데, 검사장까지 지낸 고위 관료가 저런 유체이탈 화법을 구사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엘리트 집단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 검찰개혁의 시계추를 되돌릴 수는 없다

노무현 정부의 사법개혁 시도부터 문재인 정부의 검경 수사권 조정, 그리고 오늘날 검찰청 폐지와 중대범죄수사처 출범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가 치러야 했던 사회적 비용은 천문학적이었다. 수많은 이들이 피눈물을 흘렸고 정권이 흔들리는 고통 속에서도 수사-기소 분리라는 원칙을 지켜낸 것은, 더 이상 무소불위의 사법 폭력에 희생되는 국민이 없어야 한다는 절박함 때문이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이 논평을 통해 김지용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지적하며 "개혁이 성공하려면 그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끄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대목에 깊이 공감한다. 조직 안착이라는 실용적 명분을 앞세워 과거 개혁을 결사반대했던 기득권 검사를 초대 수장으로 앉히는 것은, 어렵게 쟁취한 개혁의 성과를 스스로 부정하는 꼴이다.

개혁을 온몸으로 방해했던 자에게 개혁 기구의 열쇠를 쥐여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이재명 정부와 청와대는 과거의 과오에 눈감지 말고, 원칙에 부합하는 개혁적 인물을 세워야 마땅하다.

수사-기소 분리의 역사적 정당성을 훼손하지 말라

중수청은 과거 검찰의 특수부나 강력부의 외피만 바꿔 단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공소청의 객관적 통제 하에서 인권을 수호하며 실체적 진실만을 파헤치는 정교하고 슬림한 전문 수사 기구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이끌 초대 수장의 철학이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다.
수사-기소 분리에 반대하며 검찰의 기득권을 옹호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에게 중수청 지휘봉을 맡긴다면, 신설 조직 내부에서 과거 검찰 특유의 '별건 수사', '먼지털이식 압수수색', '비공식 밀실 지휘' 같은 악습이 고스란히 되살아날 가능성이 짙다. 법과 제도를 아무리 바꿔놓아도 운영하는 사람의 정신이 썩어 있다면 개혁은 실패로 끝날 수밖에 없다.
박주민 의원의 청문회 질의는 단순한 흠집 내기가 아니었다. 개혁의 정체성을 훼손하려는 기회주의적 관료 카르텔에 대한 엄중한 경고이자, 피땀 흘려 이룩한 형사사법 개혁의 대의를 지키기 위한 처절한 문제 제기였다. 우리는 이 인선의 결말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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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검찰총장을 맹종하며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지도 않은 구속 괴담으로 대중을 호도하며 검찰개혁에 극렬히 저항했던 인물이 이제 와서 새로운 사법 기구의 수장이 되겠다고 고개를 내미는 풍경은 참으로 씁쓸하다.

박주민 의원의 날카로운 추궁 앞에서 허둥대며 "중수청장이 되려고 태도를 바꾼 것이냐"는 비판에 제대로 답조차 못 하는 모습에서, 우리는 과거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있던 이들의 한계를 똑똑히 보았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 출범이라는 역사적 대전환기, 우리는 과연 누구에게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킬 사법의 지휘봉을 맡겨야 하는가.

스스로 문을 열어준 자에게 문지기의 열쇠를 다시 건넬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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