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훈쑈 2026년 10월 14일 김지용 임명 당할 결심

검찰 개혁이라는 거대한 화두가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 그리고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이라는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의 출범으로 이어지는 분기점에 서 있다. 하지만 제도의 외피가 바뀐다고 해서 검찰 조직 특유의 해묵은 모순과 관료주의적 폐단까지 저절로 사라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최근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중수부장) 인선 국면에서 불거진 김지용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광주지방중수청 임은정 청장에 대한 전격적인 감찰 지시는, 개혁의 깃발 아래 여전히 꿈틀거리는 기만적인 민낯을 여실히 드러냈다.

초대 중수부장 인선과 감찰 국면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 기묘한 충돌은 과연 누구를 위한 개혁인가 묻게 만든다. 법무부와 청와대의 눈치를 보며 "마음속으로만 반대했다"는 무책임한 궤변으로 일관한 인물이 거대 수사기관의 수장 자리에 오르려 하고, 반대로 오랜 세월 검찰 내부의 성비위와 직무유기를 고발해 온 내부 고발자는 취임 직후 '직위를 이용한 정치 행동'이라는 올가미를 쓴 채 1호 감찰 대상자로 지목되었다.

과연 무엇이 진짜 정치 행위이고, 무엇이 진정한 공직자의 도리인가. 뒤틀린 검찰 권력의 민낯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진정한 사법 정의를 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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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중수청장 감찰 지시와 검찰 내부 고발의 역사

내부 증언을 정치 행위로 둔갑시킨 감찰의 모순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임은정 광주지방중대범죄수사청장에 대해 지시한 감찰의 본질은 참으로 기괴하다. 윤 장관은 임은정 청장이 과거 경험했던 검찰 내부 비위와 직무유기 의혹을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을 두고 '직위를 이용한 정치적 행동'이라 규정하며 감찰을 명령했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따져보자. 임은정 청장이 발언한 내용은 과거 본인이 조직 내부에서 온몸으로 겪어내며 직접 목도했던 사실에 대한 생생한 증언이자, 사법 정의의 당사자로서 가지는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기반한 목소리다.

자신이 직접 경험하고 부딪쳤던 역사적 사실을 증언하는 행위가 어떻게 직위를 악용한 것이 될 수 있는가.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 조직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면 휘하 검사들이나 수사관들을 줄 세워 연판장이라도 돌려야 성립하는 논리다.

과거 검찰 조직이 정권의 검찰 개혁 드라이브에 맞서 집단 사표를 던지거나 검사장 회의를 소집해 조직적인 성명서를 발표하던 바로 그 행태야말로 직위를 동원한 명백한 집단 행동이었다. 개인의 양심과 뼈아픈 경험에 기반한 증언을 두고 직위 남용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내부 고발자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비겁한 탄압에 지나지 않는다.

공무원의 기본권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들여다보면 이 사태의 모순은 더욱 극명해진다. 흔히 '정치적'이라는 수사를 붙이기 시작하면 공직자의 숨 쉬는 행위조차 정치로 재단할 수 있다.

국가공무원법이 엄격하게 금지하고 처벌하는 대상은 특정 정당에 가입하거나 조직적인 정치 운동을 벌이고, 선거에 부당하게 관여하는 '정치 행동'과 '집단 행동'이다. 개인이 공직자로서 사회적 정의와 사법 체계의 올바른 정립을 위해 비판적 견해를 형성하고 이를 표명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의 영역이다.

직위를 악용해 조직을 동원하지 않은 발언을 억지로 품위 유지 의무 위반이나 정치 중립 훼손으로 엮으려는 시도는 법리적으로도 궁색하기 짝이 없다.

2018년 진상규명 조사단과 성비위 은폐 카르텔

임은정 청장이 초대 중수부장 인선 국면에서 집요하게 문제를 제기한 뿌리는 2018년 대검찰청 감찰본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동훈 전 검사와 윤동균 전 검사 등이 연루되었던 후배 여검사 성폭력 사건 및 이를 덮으려 했던 검찰 지휘부의 은폐 의혹은 사법사상 유례없는 치욕이었다.

서지현 검사의 용기 있는 미투 폭로를 계기로 조희진 서울동부지검장을 단장으로 하는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회복 조사단'이 발족되었으나, 검찰 조직의 '제 식구 감싸기'와 셀프 수사의 한계는 명확했다.

당시 임은정 검사는 2018년 3월 22일, 대검 감찰본부 감찰1과와 2과를 상대로 '2015년 감찰 라인의 직무유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정식 감찰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검 감찰1과는 두 달 뒤인 5월 4일, '감찰에 착수하여야 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사건을 허망하게 각하 처분했다.

기막힌 우연인지 필연인지, 당시 직무유기 의혹 감찰 민원을 접수받고 각하 처분을 내렸던 핵심 책임자인 대검 감찰1과장이 바로 이번에 초대 중수부장으로 지명된 김지용 후보자였다.

공소청에 접수된 정보공개청구 내역(접수번호 17751327)을 살펴보면, 임 청장은 당시 감찰 각하 처분의 구체적인 결정 이유와 함께 감찰과 수사관이 돌연 사직한 사유 등 징계 관련 기록을 명명백백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김지용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당시 별도의 성추행 사건 진상규명 조사단이 가동 중이었기 때문에 중복 감찰이 어려웠다"는 기계적인 변명만 늘어놓았다. 당사자들을 청문회장에 불러 삼자대면조차 하지 못하게 가로막으면서, 과거의 조직적 은폐 과오를 파헤치려는 내부 증언자를 감찰로 핍박하는 현실은 검찰 조직의 카르텔이 여전히 공고함을 보여준다.

🔥 본질을 외면한 감찰권 남용의 위험성

수사는 행위의 적법과 위법만을 엄격히 가리지만, 감사는 그 행위의 행정적 '적절성'까지 함께 살피는 칼날이다. 그런데 성비위 은폐를 묵인했던 과거의 당사자가 사법기관의 최고위직으로 영전하는 마당에, 그 부조리를 목격하고 증언한 고위 공무원에게 재갈을 물리는 감사가 과연 '적절'한가?

내부 고발자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침묵시키는 감사야말로 가장 추악한 권력형 정치 행위다.

정권마다 뒤바뀌는 잣대와 사라진 개혁의 지조

검찰총장 인사청문회와 고위 수사직 인선 때마다 반복되는 기득권 세력의 이중잣대는 목불인견이다. 문재인 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당시만 하더라도, 여권은 윤석열 검사의 거친 행보와 항명 파동을 '검찰의 독립성'이라며 결사 옹호했고 야당이던 보수 세력은 '정치 검사'라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뒤 윤석열 씨가 검찰 권력을 발판 삼아 권력을 잡자, 과거 윤석열을 비호했던 세력과 공격했던 세력의 논리는 180도 뒤집혔다.

이러한 모순된 흐름은 현재 이재명 정부 체제에 이르기까지 검찰 조직을 다루는 정치권 전반의 고질병으로 남아 있다. 동일한 발언과 내부 고발을 두고도, 자신들의 정파적 이해관계에 부합할 때는 '의로운 내부 고발자'로 칭송하다가 자신들이 밀어붙이는 고위직 인사에 흠집을 내면 곧바로 '품위 없는 정치 공무원'이라며 징계의 잣대를 들이댄다.

"이런 게 지조를 까먹는 거예요"라는 방송 현장의 일갈은 정파적 유불리에 따라 원칙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권력자들의 위선을 정곡으로 찔렀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중대한 사법 대전환기에 초대 중수부장 자리는 단순한 고위 관료의 자리가 아니다. 검찰권의 잔혹한 오남용에 치를 떨어온 국민의 열망을 담아, 무소불위의 권력을 통제하고 새로운 수사 패러다임을 안착시켜야 할 막중한 역사적 책임이 따르는 자리다.

정권의 입맛에 맞춰 영혼 없이 복종해 온 인물을 앉히고 이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징계로 억누르려 한다면, 수사·기소 분리라는 개혁의 본류는 출발선에서부터 썩어 문드러질 수밖에 없다.

김지용 후보자의 '영혼 없는 공무원' 처세술과 책임 회피

"마음속으로만 반대했다"는 무책임의 극치

국회 인사청문회장에 선 김지용 후보자의 모습은 한마디로 관료주의의 극치를 달리는 '영혼 없는 공무원' 그 자체였다. 과거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 시절이나 무소불위 검찰 권력자들의 오만방자한 태도와 비교하면 나름대로 공손하고 진중한 제스처를 취했으나, 답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실질적인 알맹이는 텅 비어 있었다.

일선 실무와 수사 지휘의 핵심 국면마다 "나는 반대 의견이 없었다"라거나 "위에서 시키는 대로 절차를 밟았을 뿐"이라는 식의 핑계로 일관했다.

압권은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의 날카로운 질의 과정에서 터져 나왔다. 과거 부당한 사건 지휘와 의사결정 과정에 대해 따져 묻자 김 후보자는 "마음속으로만 반대했다"는 희대의 답변을 내놓았다.

이에 윤건영 의원은 기가 차다는 듯 직격탄을 날렸다. "마음속으로만 반대하면 모든 게 반대입니까?" 청문회 생중계 화면 밑으로 흐르던 '무능: 말로만 반대, 결재는 프리패스'라는 뼈아픈 자막은, 대한민국 검찰 관료들이 어떻게 책임을 피해 가며 승진 가도를 달려왔는지를 단적으로 웅변했다.

마음속으로 반대했다는 것은 공직 사회에서 아무런 법적, 제도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 위법하거나 부당한 상부의 지시에 맞서 공식적인 이의제기서를 제출하거나 결재 라인에서 자신의 반대 의견을 명문화하는 것이야말로 검찰청법과 공무원 관련 규정이 보장한 검사의 법적 의무이자 양심이다.

겉으로는 상관의 부당한 요구에 도장을 쾅쾅 찍어 통과시켜 주고, 뒤늦게 청문회장에 나와 "내심으로는 반대했다"고 읊조리는 태도는 대한민국 거대 사법기구를 이끌 수장의 자격 미달을 자인한 꼴이다.

📊 숫자로 보면: 검찰 권력 남용의 단면

2018년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당시 대검에 접수된 검찰 내 성비위 관련 추가 제보는 수십 건에 달했다. 하지만 실제 기소된 고위 간부는 단 7명에 불과했고, 직권남용 혐의는 법원의 엄격한 잣대 뒤에 숨어 무죄로 빠져나갔다.

수치 뒤에 가려진 진실: 수백 명의 평검사들이 침묵하고 '마음속으로만 반대'하는 동안, 피해자들은 한직으로 좌천되거나 옷을 벗어야 했다. 침묵은 곧 가해의 공범이다.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과 기소 승인의 역설

김지용 후보자를 둘러싼 최대 의혹 중 하나는 바로 2021년 대검 형사부장 재직 당시 벌어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긴급 출국금지 사건이다. 이 사건은 대한민국 검찰 개혁의 도화선에 불을 댕긴 결정적 계기였다.

별장 성접대와 뇌물 의혹의 핵심 피의자였던 김학의 전 차관이 심야에 선글라스를 끼고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야반도주를 시도하려 했고, 이를 다급하게 막아 세우기 위해 검찰과 법무부가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단행했다.

온 국민이 "야, 이거 검찰 정말 안 되겠다, 근본부터 뜯어고쳐야 한다"며 분노했던 이 사건에서, 정작 윤석열 사단이 장악한 검찰 수사팀은 출국을 막은 이들을 범죄자로 몰아세웠다. 당시 수원지검 수사팀(이정섭 부장검사)은 청와대 이광철 선임행정관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 이규원 검사를 기소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대검 형사부장이었던 김지용 후보자는 이 무리한 기소를 최종 결재하고 승인하는 결재 라인의 정점에 있었다.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나는 기소에 반대했다"는 취지로 강변했지만,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문서로 남기거나 결재를 거부한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대검 형사부장은 일선 검찰청의 주요 형사사건 기소를 통제하고 법리적 타당성을 검증하는 막강한 자리다.

상부의 정치적 외압과 수사팀의 무리한 기소 드라이브를 뻔히 알면서도 군말 없이 결재란에 도장을 찍어준 행위는, 검찰의 독립적 의사결정 권한을 스스로 팽개치고 하청업자로 전락했음을 실토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고위직은 빠져나가고 실무자만 희생양 삼는 비열한 구조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기소의 내막을 뜯어보면 검찰 특유의 비열한 '꼬리 자르기' 구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시 문재인 정부 청와대와 법무부 고위 라인이 줄줄이 연루된 사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법정에 피고인으로 세워진 이들은 실무를 담당했던 이광철 비서관, 차규근 본부장, 그리고 일선에서 뛰던 이규원 검사였다.

검찰 내부의 거물급 인사들은 교묘하게 수사선상에서 빠져나갔다.

"검사들은 다 뺍니다. 검찰에서 한자리하고 있는 사람들은 쏙 빼놓고, 문재인 정부에 줄 섰다고 자기들이 낙인찍은 이광철 비서관이나, 죄송하지만 검찰 안에서 가장 끝발 떨어지는 평검사만 골라 기소했습니다"라는 현장의 증언은 당시 검찰의 타깃 기소가 얼마나 악의적이었는지를 보여준다.

수사를 지휘했던 윤석열 검찰총장은 정치를 하겠다며 총장직을 던지고 나갔고, 남겨진 부하 검사들은 정권에 밉보인 실무자들을 제물로 삼아 자신들의 충성도를 과시했다.

첫 재판에 출석했을 때 재판부 판사조차 공소장을 넘겨보더니 "공소장에 이렇게 기라성 같은 고위직들이 무수히 언급되어 있는데, 왜 정작 법정 피고인석에는 당신들만 서 계십니까?"라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법원조차 의아해할 정도로 명백한 선택적 기소와 정치적 표적 수사 앞에서, 대검 형사부장이라는 핵심 요직에 앉아 기소를 결재했던 인물이 바로 김지용이다. 이런 무책임한 기회주의자가 중수부장이 되어 공정한 사법 정의를 세우겠다는 말을 어느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는가.

윤대진 검찰국장 패싱과 이광철 공소장의 치명적 궤변

💡 요약해보면

  • 이광철 공소장에 명시된 윤대진 검찰국장의 핵심 역할에도 불구하고, 검찰 수뇌부는 철저한 '내 식구 봐주기'로 일관함.
  • 김지용 후보자는 "이광철이 무죄라고 생각했다"면서도, 윤대진을 불기소한 행태에 대해선 동문서답과 궤변으로 청문회를 농락함.
  • 야간 긴급 출국금지 상황에서 문무일 총장의 침묵과 봉욱 차장검사의 우회 승인 등, 윗선은 빠지고 실무 검사만 처벌받는 기형적 카르텔 폭로.

공소장에 적시된 윤대진을 모른다는 청문회의 거짓말

인사청문회에서 김지용 후보자가 내놓은 해명 중 가장 충격적인 대목은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의 혐의에 대한 태도였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윤대진 등 다른 핵심 관련자들의 혐의를 알지 못한다고 답변했는데 맞느냐"고 추궁하자, 김 후보자는 뻔뻔하게 "네, 맞습니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검 형사부장으로서 전국을 뒤흔든 사건의 기소 여부를 최종 결정했다는 자가 사건의 가장 본질적인 연결 고리를 몰랐다고 발뺌한 것이다.

윤건영 의원이 즉각 제시한 이광철 전 비서관의 공소장 첫머리에는 엄연히 적시되어 있었다. 윤대진 검찰국장이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긴급히 전화를 걸어 "김학의의 야반도주 출국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건의하고 상황을 조율한 정황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공소장의 기초 사실조차 읽어보지 않고 기소를 승인했다는 말인가, 아니면 '소윤'이라 불리며 검찰 특수통의 핵심 실세로 군림하던 윤대진이라는 이름을 보고 고의로 눈을 감았다는 말인가.

윤 의원이 "공소장을 봤을 텐데 왜 윤대진이 관여된 사실을 모른다고 하느냐. 당시 검찰국장으로서 출국금지 사건의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을 왜 기소하지 않았느냐"고 거듭 캐묻자, 김 후보자는 기가 찬 궤변을 늘어놓았다.

"저는 당시 이광철 비서관 자체의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람입니다." 질문의 본질을 비껴가는 전형적인 동문서답이자 유체이탈 화법이었다.

"후보자님 정말 궤변입니다": 논리적 파탄의 순간

김지용 후보자의 주장을 백번 양보해 진실이라고 가정해 보자. 본인 생각에 이광철 비서관의 행위가 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그보다 훨씬 앞선 단계에서 청와대와 대검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하며 긴급 출금 조치를 적극적으로 조율한 윤대진 검찰국장은 도대체 무슨 죄가 된단 말인가.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면 애초에 이광철에 대한 기소 결재를 끝까지 거부했어야 마땅하고, 만약 검찰 수사팀의 논리대로 기소해야 한다면 윤대진과 봉욱 대검 차장검사 역시 피고인석에 나란히 세웠어야 논리적 일관성이 성립한다.

윤건영 의원이 "그런 이광철을 억지로 기소하면서, 이광철보다 더 깊숙이 개입한 윤대진은 털끝 하나 안 건드리고 봐준 것이 잘못된 것 아니냐"고 쏘아붙이자, 김 후보자는 "어떻게 보면 그거는 죄가 안 된다는 논리 중의 하나로 판단됩니다"라는 헛소리를 내뱉었다.

이에 윤건영 의원은 참지 못하고 "후보자님, 정말 궤변입니다"라고 일갈했다. 죄가 안 되기 때문에 주범인 검찰 고위 간부는 기소하지 않고, 똑같이 죄가 안 된다고 생각한 청와대 비서관과 일선 실무 검사는 재판에 넘기는 것을 방조했다는 말인가.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검찰주의자들이 전매특허처럼 휘둘러온 치졸한 '선택적 정의'의 본질이다. 검찰 조직 내부의 거물들은 아무리 짙은 혐의가 있어도 '선배님', '동기'라는 이름으로 감싸 안아 불기소 처분이라는 특혜를 베풀고, 정권이 바뀌자마자 눈엣가시 같던 외부 인사들은 탈탈 털어 법정에 세운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서 도장을 찍었던 자는 훗날 청문회에 나와 "그것도 죄가 안 된다는 논리 중 하나"라며 국민의 지성을 우롱하고 있는 것이다.

심야의 침묵과 올림픽대로 위에서 떨어진 긴급 승인

당시 김학의 긴급 출국금지 밤에 벌어졌던 긴박한 내막은 한 편의 블랙코미디다. 김학의의 심야 출국 시도가 포착되자 대검과 법무부, 청와대 실무자들은 발칵 뒤집혔다.

문무일 당시 검찰총장에게 수차례 긴급 전화를 걸었으나 총장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깊은 잠에 빠져 전화를 못 받은 것인지, 아니면 거대한 폭탄이 터질 것을 예감하고 고의로 수화기를 피해 침묵한 것인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그 혼란스러운 틈을 타 한 언론사 간부와 법무부 고위 인사의 식사 자리에서 이야기가 흘러나와 단독 보도가 터져 나왔고,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결국 총장과의 연락이 두절되자 봉욱 대검 차장검사에게 긴급히 연락이 닿았고, 봉욱 차장검사의 구두 승인이 떨어졌다.

그 승인 신호는 야간에 올림픽대로를 달리며 긴박하게 움직이던 실무진에게 청담대교를 지날 무렵 다급하게 전달되었다.

차장검사의 승인을 받고 움직인 실무 검사와 청와대 비서관은 정권이 바뀌자 기소되어 수년간 법정 투쟁의 지옥을 겪어야 했다. 반면 그 승인을 내렸던 봉욱 차장검사도, 조국 수석과 소통하며 판을 짰던 윤대진 검찰국장도 그 어떤 형사적 처벌이나 기소의 칼날을 맞지 않았다.

가장 높은 곳에서 결재하고 지휘한 자들은 유유히 빠져나가 로펌으로, 고위직으로 영전하고, 현장에서 명령을 수행한 평검사와 실무자들만 전과자로 내몰리는 구조. 김지용 후보자는 이 추악한 구조의 방조자이자 공모자였다.

독직폭행 사건 결재와 영장 집행 논란의 본질

주임 검사 바꿔치기와 '셀프 결재'를 가려준 도장의 무게

김지용 후보자의 무책임한 처세는 이른바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 결재 과정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2020년 채널A 사건 수사 당시, 한동훈 검사장의 휴대전화 유심(USIM)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정진웅 부장검사와 한동훈 검사장 사이에 격렬한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검찰 수뇌부는 이를 '검사의 독직폭행'으로 규정하고 정진웅 검사를 기소하려 광분했다.

당시 사건을 직접 담당했던 송영규 주임검사는 기록을 면밀히 검토한 뒤 "이것은 정당한 공무집행 과정의 실랑이일 뿐,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죄가 도저히 성립되지 않는다"는 확고한 불기소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자 지휘부는 회의를 열어 송영규 검사를 배제하고 주임검사를 다른 부장검사로 강제 교체하는 '재배당' 꼼수를 부렸다. 부장검사가 자기 사건을 자기가 결재하는 이른바 '셀프 결재'는 제도적으로 불가능했기에, 그 상급자였던 김지용 차장검사의 도장이 반드시 필요했다.

김지용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제도적 절차상 어쩔 수 없이 도장을 찍었을 뿐"이라며 시스템의 희생양인 척 굴었다. 하지만 검사는 법률가로서 자기 이름 석 자가 박힌 직인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독립 관청이다.

죄가 되지 않는다는 주임검사를 찍어 누르고 무리한 기소를 강행하기 위해 판을 깔아주는 재배당 결재란에 도장을 찍어준 순간, 김 후보자는 정진웅 검사를 정치적 제물로 바치는 칼자루를 함께 쥔 것이다.

한동훈 압수수색 몸싸움과 위축된 검찰권의 아이러니

정진웅 검사의 독직폭행 사건을 냉정하게 복기해 보면, 검찰 기득권이 자신들의 특권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법치를 기만했는지가 드러난다. 검사가 법원이 적법하게 발부한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피의자의 증거 인멸 시도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이었다.

한동훈 검사장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누르며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조작하려는 듯한 행동을 보이자, 영장을 집행하던 정진웅 부장검사가 이를 몸으로 막아서다 엉겨 붙어 소파 아래로 굴러떨어진 사건이다.

이것을 두고 '독직폭행'이라는 중범죄의 굴레를 씌워 현직 부장검사를 법정에 세운다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범죄 피의자가 영장 집행에 완력으로 저항할 때 어느 검사와 수사관이 적극적으로 증거를 확보할 수 있겠는가.

법 집행을 방해하는 피의자를 제압한 행위를 독직폭행으로 처벌하는 나쁜 선례를 남긴다면, 공권력은 무력화되고 영장 집행 현장은 난장판이 될 수밖에 없다.

피의자가 힘없는 일반 서민이었다면 공무집행방해죄로 당장 구속영장이 청구되었을 사안이다. 그러나 상대가 검찰 내 막강한 실세 검사장이었다는 이유만으로, 피해자인 공무집행 검사가 가해자로 둔갑해 기소되었다.

"검찰 선배다 보니까 원칙대로 FM대로 하지 못하고 배려를 해줬는데, 그 배려를 악용한 사건"이라는 법조계 내부의 탄식은, 검찰 조직이 자신들의 성골 귀족을 보호하기 위해 법을 어떻게 입맛대로 유린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방증이다.

훗날 대법원에서 정진웅 검사는 독직폭행 혐의에 대해 최종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의 무죄 판결은 당시 기소가 얼마나 무리하고 정치적인 보복이었는지를 사법적으로 명확히 입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부당한 기소를 가능하게 길을 터준 김지용 후보자는 단 한 번도 진솔한 반성이나 사과를 내놓지 않았다.

명점식 감찰부장의 폭로와 사적으로 은닉한 '검토 보고서'

인사청문회에서 김지용 후보자는 또 한 번 궁색한 거짓말을 늘어놓다 꼬리를 잡혔다. 당시 서울고검 감찰부장이었던 명점식은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검사들 모두 정진웅을 기소해야 한다는 일치된 의견이었고, 그 어떤 이견이나 충돌도 없었다"고 폭로했다.

김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신은 독직폭행으로 기소하면 무죄가 날 것이 뻔해 반대했다"고 말한 해명이 정면으로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더욱 가관인 것은 김 후보자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겠다며 꺼내 든 카드다. 그는 "당시 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작성된 내부 검토 보고서가 있으며, 내가 지금도 그 보고서를 가지고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국가 사법기관의 공문서이자 수사 자료를 일개 검사가 퇴직 후까지 개인적으로 유출해 은닉하고 있었다는 자백에 다름 아니다.

수사 자료와 내부 보고서는 검찰청의 공적 자산이며 엄격한 공공기록물 관리법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공적인 감찰 조사나 자료 제출 요구가 있을 때는 꽁꽁 숨겨두고 있다가, 자신의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알량한 면피용 방패막이로 쓰기 위해 개인 사물함에 수사 기밀을 보관해 왔다는 발상은 공직 윤리의 기본조차 갖추지 못했음을 여실히 증명한다.

침묵하는 검찰주의자들과 무너진 인사 검증 시스템

윤석열 징계 반대 성명서라는 집단 행동과 세 명의 불참자

2020년 말, 사법 역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직무정지 및 징계 청구' 사태가 벌어졌을 때 일선 검사들이 보여준 행태는 그야말로 집단 이기주의의 극치였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징계 청구에 맞서 전국의 검사장들과 평검사들은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연판장을 돌리고 '현 상황에 대한 일선 검사장들의 의견'이라는 집단 성명서를 쏟아냈다.

명백한 국가공무원법상 '집단 행동 금지 위반'에 해당하는 초법적 난동이었다.

하지만 당시 문건의 내용을 자세히 뜯어보면 참담하기 그지없다. 검사장들은 윤석열 총장이 저지른 판사 사찰 문건 작성, 채널A 사건 감찰 방해 등 본질적인 비위 혐의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평가를 회피한 채, 오로지 "절차가 정당하지 못하다", "사실상 무기한 정직과 같다"며 절차적 흠결만을 물고 늘어졌다.

자신들이 피의자를 수사할 때는 무소불위로 인권을 짓밟고 절차를 무시하던 자들이, 총장의 비위를 징계하려 들자 갑자기 성인군자처럼 '적법 절차'의 수호자인 척 가면을 쓴 것이다.

이 부끄러운 집단 광기 속에서도 집단 성명서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소신을 지킨 검사장들이 있었다. 바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김관정 서울동부지검장, 이정수 서울남부지검장 단 세 명뿐이었다.

이들은 조직의 위세에 굴복해 서명에 동참하는 대신, 총장의 비위 행위에 대한 엄정한 감찰과 징계 절차가 불가피함을 침묵으로 웅변했다. 수많은 검사들이 시국 선언을 한 교사들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가혹하게 기소해 법정에 넘기면서, 정작 자신들의 집단 반발은 '소신'이라 포장하는 이중잣대는 검찰 공화국의 추악한 본태였다.

'검수완박' 반대 브리핑을 주도했던 검찰 조직의 대변인

김지용 후보자는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는 최전선에서도 언제나 총대를 멨던 인물이다. 2022년 4월, 문재인 정부 말기 검찰 정상화와 수사·기소 분리를 골자로 하는 법안이 국회에서 논의되자, 당시 대검 형사부장이었던 김지용은 국회 기자회견장에 직접 나타나 대대적인 공개 반대 브리핑을 이끌었다.

그는 청문회에서 "수사·기소 분리 자체를 반대한 것이 아니라, 보완수사권이 대안 없이 갑자기 폐지되면 피해자들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간다는 일선 형사부 검사들의 우려를 전달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이는 검찰이 수십 년간 수사 지휘권과 보완수사권을 무기로 기득권을 지키려 할 때마다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온 낡은 핑계에 불과하다.

피해자 보호라는 번지르르한 명분을 앞세웠지만, 그 본질은 검찰이 쥐고 흔들던 막강한 직접 수사권과 경찰 통제권을 한 치도 내려놓지 않겠다는 조직 이기주의의 발로였다. 조직의 권한을 축소하는 개혁 입법 앞에서는 형사부장이라는 직함을 내걸고 국회까지 찾아가 브리핑을 자청하던 결기 넘치는 인물이, 왜 김학의 출금 사건의 무리한 기소나 정진웅 검사에 대한 조작 기소 앞에서는 "마음속으로만 반대"하며 비겁하게 숨어버렸는가.

💭 개인적인 생각: 스탈린의 시대와 흐루쇼프의 고백

스탈린이 사망한 뒤 열린 소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니키타 흐루쇼프는 스탈린의 잔혹한 독재와 숙청을 맹렬히 비판했다. 객석에서 한 대의원이 쪽지를 보냈다.

"당신은 스탈린 시절에 최측근으로 함께 권력을 누렸으면서, 왜 그때는 가만히 있었습니까?" 흐루쇼프는 쪽지를 읽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가 이 쪽지를 썼소? 당장 일어나시오!" 아무도 일어서지 못하고 회의장에는 얼어붙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흐루쇼프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동무, 이제 알겠소? 나도 그때 당신처럼 무서워서 그랬소." 차라리 김지용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이렇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더라면 어땠을까. "윤석열 사단의 서슬 퍼런 서슬에 맞서 결재를 거부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출세가 막히고 보복당할까 봐 무서웠습니다. 제 비겁함을 사죄드립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면, 국민들도 일말의 인간적인 연민이라도 가졌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는 끝끝내 "마음속으로는 반대했다", "자료를 달라고 안 해서 안 냈다"는 비열한 말장난으로 일관했다. 자신의 비겁함을 포장하기 위해 법리를 왜곡하고, 내부 고발자를 적으로 돌리는 비겁한 영혼들에게 중대범죄수사청의 칼날을 쥐여줄 수는 없다.

도장을 찍었으면 도장값에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 공직자의 숙명이다.

투명성을 상실한 '깜짝 인사'가 낳은 참극과 남겨진 과제

사법 대개혁의 닻을 올리는 시점에서, 왜 하필 김지용이라는 인물이어야 했는지 인사권자는 국민 앞에 명확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전문성이 뛰어난 것도, 검찰 조직 내부에서 두터운 신망과 존경을 받는 것도 아니며, 그렇다고 무너진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울 투철한 개혁 의지를 증명한 적도 없다.

오히려 권력의 흐름에 따라 양지를 쫓아다니며 조직의 방패막이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온 전형적인 기회주의 관료에 가깝다.

이러한 불투명하고 납득할 수 없는 '깜짝 인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라는 신설 독립기구의 출범 취지를 근본부터 훼손한다. 인사권자가 납득할 만한 기준과 철학을 설명하지 못할 때, 조직 내부는 극심한 분열에 휩싸이고 외부에서는 온갖 음모론과 뒷거래 의혹이 독버섯처럼 피어난다.

결국 "또다시 자기편을 심어 수사기관을 손아귀에 쥐려는 것 아니냐"는 국민적 불신만 가중시킬 뿐이다.

형식적인 국민추천제나 요식행위에 불과한 인사청문회로는 비뚤어진 관료 카르텔을 걸러낼 수 없다. 권력에 굴종하며 침묵했던 자들에게 면죄부를 주고, 부조리를 고발한 자를 감찰로 핍박하는 사법 체계라면 간판을 백 번 바꿔 단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공직자는 자신의 직인에 무한한 책임을 져야 하며, 개혁은 과거의 과오를 투명하게 고백하고 반성하는 토대 위에서만 비로소 싹을 틔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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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사법 역사의 거대한 강을 건너고 있다. 그러나 강을 건넜다고 해서 타고 온 배를 잊어서는 안 되듯, 제도를 바꿨다고 해서 그 제도를 운용할 사람의 과거와 양심을 묻는 일을 멈춰서는 안 된다.

부당한 권력에 침묵으로 순응했던 이들이 개혁의 완장을 차고, 불의에 맞섰던 이들이 또다시 감찰의 덫에 걸려 신음하는 한, 진정한 의미의 검찰 개혁은 아직 시작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스스로 찍은 도장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자에게, 국민의 인권을 다룰 칼자루를 맡길 수는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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