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전세 시장이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으며, 그 여파로 건국 이래 최초로 전세 거래량을 월세가 추월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사태는 지난 윤석열 씨 재임 시절 저질러진 극단적인 착공 절벽과 탁상행정이 3년의 시차를 두고 주택 완공 지표로 고스란히 터져 나온 구조적 재앙이다.
현재 무주택자라면 시장의 공포에 휩쓸려 무리한 추격 매수를 감행하기보다는, 최근 1년 연장된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세 낀 집' 실거주 유예 특례와 입주 물량 지표를 꼼꼼히 대조하며 최소 3~6개월의 호흡을 두고 내집 마련 시기를 타진해야 한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절벽과 거래량 추이의 역설
통계로 확인되는 공급 반토막과 3년의 시차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 통계를 뜯어보면 실로 경악스럽다. 이 기간 서울의 입주 물량은 고작 1만 7천 호에 불과했다. 직전 해인 2025년 같은 기간의 입주 물량이 3만 4천 호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정확히 반토막이 난 셈이다. 서울이라는 거대 메트로폴리스에서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 아파트가 1만 7천 가구밖에 나오지 않았다는 것은, 신축을 갈망하는 수요는 고사하고 기존 세입자들의 정상적인 이주 수요조차 전혀 받아내지 못한다는 뜻이다.이러한 참극이 벌어진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집을 짓기 시작하는 '착공' 단계에서 건물이 완공되어 사람들이 열쇠를 쥐고 들어가는 '입주'까지는 감리와 엄격한 안전진단, 각종 인허가 검증 등을 거쳐 통상 3년 안팎의 공사 기간이 소요된다. 즉, 2026년 지금 입주 물량이 처참하게 부서진 근본적인 이유는 3년 전인 2022년과 2023년에 착공 물량이 완전히 궤멸했기 때문이다. "착공 물량이 3년 전에 박살이 났기 때문에 지금 입주 물량이 박살이 났고, 지금 입주 물량이 박살이 났기 때문에 전월세 시장이 진짜 초토화가 된 겁니다."라는 지적이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무책임한 공급 계획이 부른 3년 뒤의 재앙
과거 윤석열 씨 재임 시절, 정부는 전국 270만 호 공급이라는 거창한 청사진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화려했던 발표와 달리 2023년 서울 아파트 인허가 실적은 목표치였던 8만 호의 3분의 1 토막 수준인 2만 6천 호에 그쳤다.
공사비 급등과 부동산 PF 위기 속에서 아무런 실효적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시장을 방치했던 대가가, 3년이 지난 지금 평범한 무주택자들의 전세난으로 고스란히 돌아온 것이다.
말만 앞세우고 현장 실행력을 완전히 상실했던 무능의 결과가 서민 주거를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
정책 내성과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추이
공급이 이렇게 꽁꽁 얼어붙어 있는 와중에도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기류는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집계에 따르면 2026년 7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약 5,900건을 기록하며 직전 6월의 5,500건을 가볍게 넘어섰다. 통상적인 비수기 진입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우상향 곡선을 그린 것이다.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이 거래량이 집계된 7월이라는 시점이다. 당시는 8·3 대책과 8·13 대책 등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시장 안정화 방안이 곧 발표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연일 쏟아지던 때였다. 과거 같았으면 "정부가 강력한 추가 규제를 내놓을 예정이니 일단 조심하라"는 신호가 떨어지면 매수 대기자들이 잔뜩 긴장하며 관망세로 돌아서는 것이 상식이었다. 숨을 죽이고 정책의 윤곽을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강력한 대책이 예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멈칫거리기는커녕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수년간 반복된 어설픈 대책 남발로 인해 시장 전반에 정부 규제에 대한 거대한 '내성'과 불신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어설픈 발표로 억누르면 결국 풍선효과로 집값이 더 뛸 것이라는 학습효과가 작동하면서, 실수요자들은 더 이상 관망하지 않고 적극적인 매수에 나섰다. 탁상행정이 빚어낸 정책 신뢰의 붕괴가 매수세를 부추긴 아이러니한 형국이다.
건국 이래 최초의 사건, 전세 월세 역전 현상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의 증가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구조적 변곡점은 임대차 시장에서 터져 나왔다. 2026년 7월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 통계를 보면 전세 거래량이 약 8,600건이었던 반면, 월세 거래량은 이를 웃도는 8,700건으로 집계되었다. 월세 거래가 전세 거래를 앞지르는 사태는 대한민국 임대차 역사상 전례가 없던 충격적인 일이다.연간 누적 데이터로 비교해 보면 이 기현상은 일시적인 착시가 아니라 거대한 구조적 대전환임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불과 1년 전인 2025년 전체 임대차 거래량만 하더라도 전세가 15만 건, 월세가 12만 건 수준으로 여전히 전세 선호도가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2026년 1월부터 7월까지의 누적 거래량을 살펴보면 전세가 7만 4천 건에 머무는 사이 월세는 7만 5천 건에 육박하며 완전히 판을 뒤집었다.
우리나라 임차인들이 가장 선호해 온 주거 사다리는 언제나 전세였다. 목돈을 묶어두더라도 다달이 빠져나가는 생돈을 아낄 수 있는 전세를 버리고, 매달 수십, 수백만 원씩 통장을 갉아먹는 월세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은 결코 자발적인 선택이 아니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반토막 나면서 신규 전세 매물 자체가 멸종했고, 가파르게 치솟는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서민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와 반전세 시장으로 튕겨 나가고 있는 것이다. 서민들의 주거비 지출이 한계치에 다다르고 있다는 방증이다.
📊 숫자로 보면: 2026년 서울 임대차 시장 대역전
• 2025년 연간 누계: 전세 15만 건 vs 월세 12만 건 (전세 확고한 우위)
• 2026년 1~7월 누계: 전세 7만 4천 건 vs 월세 7만 5천 건 (월세 역전 달성)
• 2026년 7월 단월: 전세 8,600건 vs 월세 8,700건 (역대 최초 역전)
공급 부족과 전세 매물 멸종이 대한민국 특유의 전세 제도를 월세 중심 시장으로 강제 재편하고 있다.
전세 시장의 고착화와 임대차 3중 봉쇄의 덫
눌러앉는 세입자들과 합의 갱신의 진실
전세 물량이 씨가 마르자 시장에서는 또 다른 이상 징후가 고착화되고 있다. 바로 이사를 포기하고 기존 주택에 머무르는 '합의 갱신'의 급증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을 분석해 보면, 2026년 8월 서울 아파트 전세 실거래 총 14,089건 가운데 갱신 계약이 무려 7,233건을 차지호며 사상 처음으로 비중 50%의 벽(51.3%)을 깨뜨렸다.월별 갱신 계약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1월 44%, 2월 46%, 3월 45%, 4월 42%, 5월 46%, 6월 45%, 7월 46% 수준을 유지하다가 8월에 들어서며 51.3%로 폭증했다. 새로운 집을 찾아 나서는 순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치솟은 보증금과 마주해야 하니, 거주자들이 어떻게든 기존 거처에 발을 묶어두려는 심리가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이 갱신 계약의 속내다. 전체 갱신 계약 7,200여 건 중 60%에 달하는 거래가 5% 인상 상한선이 적용되는 '계약갱신청구권' 문구 없이 임대인과 시세대로 올려주는 '합의 갱신'으로 체결되었다. 자치구별로 보면 중랑구의 합의 갱신 비중이 84%에 달했고, 구로구가 83%, 강서구가 80%로 서울 외곽 서민 밀집 지역일수록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청구권을 쓰고 싶어도 집주인의 "내가 직접 들어가 살겠다"는 한마디에 밀려나거나, 이미 2년 전 청구권을 소진해 버린 임차인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시세 인상분을 고스란히 떠안은 채 계약을 연장한 것이다.
월세 폭등의 비명, 현장에서 벌어지는 실상
이러한 합의 갱신 과정에서 서민들이 감내해야 하는 주거비 폭탄은 상상을 초월한다. 8월에 이뤄진 합의 갱신 중 보증금 액수는 그대로 유지한 채 월세만 추가로 인상한 계약이 1,100건에 달했는데, 이 가운데 실제 월세가 인상된 건수는 무려 829건이었다. 이 중 월세가 50% 이상 폭등한 계약이 100건을 넘었고, 기존 월세의 두 배를 지불하기로 서명한 건수도 40건을 웃돌았다.실제 사례를 보면 말문이 막힌다. 서울 성동구 옥수동의 대단지인 옥수파크힐스 전용면적 84㎡의 경우, 기존에 보증금 8억 원에 월세 80만 원을 내던 반전세 계약이 갱신 과정에서 보증금 8억 원은 그대로 둔 채 월세만 160만 원으로 정확히 두 배 인상되었다. 한 달에 주거비로 순수하게 나가는 돈이 80만 원에서 160만 원으로 껑충 뛴 것이다. 숨만 쉬어도 빠져나가는 생활비의 압박을 직장인 월급으로 어떻게 버텨내라는 말인가.
한국부동산원의 전월세전환율 통계와 가계동향조사를 살펴보면, 서울 아파트의 월세 지수와 실질 주거비 부담은 2026년 들어 역대 최고점을 지속적으로 경신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아득히 뛰어넘는 임대료 착취 구조가 외곽 지역과 중소형 평형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 개인적인 생각: 소통과 타이밍의 중요성
현장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의 갈등을 지켜보며 뼈저리게 느끼는 점이 있다. 계약 만료 1~2개월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보증금 증액을 통보받으면 양쪽 모두 감정싸움으로 치닫고 결국 파국을 맞이한다.
전월세 대란이 예고된 시기일수록, 계약 만기 5~6개월 전부터 임대인과 선제적으로 소통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임대인분의 자금 사정도 이해하지만 제가 현실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선은 여기까지인데, 이 선에서 조율이 가능하겠습니까?"라는 진솔한 협의가 오가야 한다. 임대인 역시 무작정 명도를 진행해 공실 리스크를 떠안거나 까다로운 법적 분쟁을 겪는 것보다, 성실한 세입자와 상생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유리하다는 점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전세 공급을 틀어막은 세 가지 구조적 봉쇄망
도대체 왜 이런 극단적인 전월세 공급 가뭄이 해소되지 않고 갈수록 악화되는 것일까? 부동산 시장에서 전월세 물량이 새롭게 출현하는 경로는 엄밀하게 딱 세 가지밖에 없다.첫째, 새로운 집이 지어져 입주장을 형성하며 대규모 물량이 쏟아지는 경우(신규 주택 공급). 둘째, 기존에 전세를 살던 세입자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나가면서 빈집이 다시 임대차 시장에 매물로 나오는 경우(기존 재고 물량의 회전). 셋째, 여유 자금을 가진 투자자나 1주택자가 주택을 매입한 뒤 실거주하지 않고 세입자를 받아 전세를 놓는 경우(민간 임대 공급)다.
그런데 지금 서울은 이 세 가지 통로가 모조리 봉쇄당했다. 앞서 보았듯 서울의 연간 입주 물량은 과거 평균 4만 호 수준에서 올해 2만 호 중반, 내년에는 1만 호대 중반으로 반토막 나며 신규 공급이 끊겼다. 게다가 치솟은 전셋값 탓에 세입자들이 이사를 포기하고 합의 갱신으로 눌러앉아 기존 물량의 회전마저 완전히 멈춰 섰다. 여기에 결정타로 서울 전역을 묶어버린 토지거래허가제가 작동하면서, 실거주 의무 때문에 갭투자를 통한 민간 전세 공급 자체가 법적으로 원천 차단되었다. 세 개의 수도꼭지가 동시에 잠겼으니 전세가 멸종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토지거래허가제 규제의 부작용과 풍선효과
서울 전역 묶어버린 토허제 1년의 성적표
정부가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주요 거점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확대 지정한 지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당시 당국은 투기적 가수요를 원천 차단하고 집값을 단단히 묶어두겠다는 야심 찬 명분을 내세웠다. 거주 목적이 아닌 주택 거래를 철저히 차단하면 부동산 시장이 마법처럼 안정될 것이라 공언했던 것이다.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규제의 성적표는 참담함을 넘어 기괴하기까지 하다. 지난 7월 국토교통부가 주최한 '주택 공급 확대방안 경청 토론회'에서 주택산업연구원 김덕례 박사는 "일괄적이고 중첩된 규제지역 지정이 국민들에게 혼란만 안겨주고 주택 공급을 저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KB국민은행 김효선 부동산 전문위원 역시 "과거 점진적으로 시행되던 토지거래허가제가 서울 전역에 패키지 형태로 일괄 적용되면서, 중심지와 외곽의 특성을 무시한 채 구축 전세 매물까지 말려버리는 극심한 부작용을 낳았다"고 꼬집었다.
규제로 거래를 강제로 묶어두면 단기적인 거래량은 급감시킬 수 있다. 하지만 거주 수요라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 생존권이기에 법으로 억누른다고 해서 증발하지 않는다. 매매 수요를 억누르면 전세 수요로 쏠리고, 전세마저 막아버리면 월세로 밀려나며 임대료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린다. 주거 안정을 달성하겠다며 휘두른 규제의 칼날이, 역설적으로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 사다리를 완전히 절단해 버리는 칼날로 둔갑한 셈이다.
경기·인천으로 번져가는 전세난의 풍선효과
서울에서 발생한 강력한 전세 공급 절벽은 이제 경계선을 넘어 경기도와 인천 등 수도권 전역으로 빠르게 전이되고 있다. 서울의 극심한 전세난과 임대료 폭등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눈물을 머금고 서울과 인접한 경기 외곽으로 밀려나는 '주거 난민' 신세가 되었기 때문이다. 수도권은 행정구역만 나뉘어 있을 뿐 사실상 하나의 출퇴근 생활권으로 묶여 있는 거대한 바운더리다.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살펴보면 이러한 풍선효과가 수치로 적나라하게 증명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는 규제지역으로 묶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기대감과 서울 이탈 수요가 맞물리며 주간 매매가격 상승률이 0.79%까지 치솟아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수원시 영통구 역시 0.69%의 폭발적인 상승세를 보였으며, 규제를 비껴간 군포시(0.72%)와 수원시 권선구(월간 1.87%) 같은 비규제 인접 지역들까지 매수세가 번지며 매물 잠김과 가격 급등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왔다.
🔥 공급 없는 규제 만능주의의 파산
성남시 분당구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상태에서 월간 거래량이 160건 안팎으로 급감했음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폭등한 현상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거래를 틀어막는 것만으로는 본질적인 수요를 억제할 수 없다는 결정적 증거다.
공급 대책 없는 획일적 거래 통제는 결국 외곽 지역과 인접 도시의 가격까지 줄줄이 끌어올리는 악순환만 낳을 뿐이다.
대출 문턱과 15억 이하 아파트의 키 맞추기 장세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의 또 다른 독특한 양상은 바로 15억 원을 경계로 갈라지는 극단적인 차별화와 '키 맞추기'다. 고가 주택이 밀집한 강남권 핵심 지역들은 강력한 금융 규제와 세제 부담으로 인해 거래가 둔화되고 매물이 누적되며 가격 조정을 거치는 반면, 매매가 15억 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 단지들은 오히려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이 기현상의 배후에는 대출 제도의 문턱과 전세난의 결합이 자리 잡고 있다. 현행 금융 제도상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는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 원 수준으로 극도로 제한되지만, 15억 원 이하 아파트는 생애 최초 구매 시 최대 6억 원(LTV 70%)까지 대출 실행이 가능하다. 여기에 전세금 폭등이 기폭제로 작용했다.
예컨대 서울 외곽의 6억 원짜리 아파트에 전세 2억 8천만 원으로 살던 세입자가 만기를 맞았다고 치자. 주변 전셋값이 4억 원으로 치솟아 집주인이 1억 2천만 원을 더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그런데 생애 최초 매매 대출을 활용하면 4억 2천만 원을 대출받아 아예 그 집을 6억 원에 사버릴 수 있다. 전세대출 1억 원을 추가로 받아 매달 이자를 내나, 주담대를 받아 내 집을 사서 매달 200만 원 안팎의 원리금을 상환하나 금융 부담에서 큰 차이가 없어진 셈이다. 결국 전세금 폭등에 등 떠밀린 세입자들이 대출이 나오는 15억 원 이하 아파트로 대거 매매 전환을 선택하면서, 이른바 '서울 아파트값 평탄화'를 이끄는 키 맞추기 장세가 연출되었다.
토허제 개정과 10월부터 바뀌는 무주택자 행동 전략
실거주 의무 유예 연장과 세 낀 집 매수의 기회
이처럼 토지거래허가제가 시장의 매물을 깡그리 잠그고 임대차 시장을 초토화하자, 국토교통부는 결국 한발 물러서며 제도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 주택을 매수할 때 적용되는 엄격한 실거주 의무를 완화하는 특례 조치를 발표한 것이다. 핵심은 무주택자가 세입자가 거주 중인 '세 낀 집'을 매수할 때 주어지는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을 기존 2026년 12월 31일에서 2027년 12월 31일까지 1년 더 연장하고, 그 적용 범위를 파격적으로 넓힌 점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실거주 유예 개정 핵심 요약
- 실거주 유예 신청 기한 연장: 2026년 말에서 2027년 12월 31일까지 1년 추가 연장 완료
- 인정 범위 대폭 확대: 기존 임대차 잔여 기간뿐 아니라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기간(최장 2년)까지 입주 유예 인정
- 최장 입주 시점: 매수 후 최대 2029년 말까지 실입주 시기를 합법적으로 미루는 것이 가능해짐
- 적용 대상 매수자: 2026년 5월 12일 이후 계속해서 무주택 요건을 유지한 세대에 한정하여 적용
무주택 매수자가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 체크리스트
이 파격적인 특례는 무주택자들에게 분명히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한다. 현장에 가보면 세입자가 살고 있어 거래 난이도가 높은 '세 낀 매물'들은 즉시 입주 가능한 공실 매물보다 호가가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저렴하게 형성되어 있다. 당장 입주할 사정이 안 되는 신혼부부나, 2~3년 뒤 서울 복귀를 노리는 지방 거주 무주택자라면 공인중개업소에 당당히 "세 낀 물건 중 저렴한 급매물을 보여달라"고 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하지만 달콤한 혜택 뒤에는 살얼음판 같은 법적 제약 조건들이 도사리고 있다. 첫째로 매수자는 반드시 2026년 5월 12일 이후부터 거래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무주택 자격을 유지했어야 한다. 1주택자가 기존 집을 처분하면서 갈아타는 조건으로는 이 유예 혜택을 절대로 적용받을 수 없다.
둘째로 입주 시점의 유예일 뿐, 실거주 의무 자체가 소멸한 것이 아니다. 세입자의 만기 혹은 갱신 만기가 도래하는 시점에는 무조건 매수자가 직접 전입해 2년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채워야 한다. 이를 어기면 막대한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셋째로, 세입자의 기존 임대차 계약 만기가 2027년 12월 31일 이전에 종료되는 매물이어야만 이번 갱신 유예 조항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금융 규제의 함정도 조심해야 한다. 우리은행 남혁우 부동산연구원과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이은형 연구위원이 경고하듯, 유예 기간이 끝나 세입자를 내보내고 입주할 때 보증금을 내어줄 자금 계획이 서 있어야 한다. 규제지역 내 임차보증금 반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극도로 제한되어 있는 만큼, 3년 뒤 자금 상환 계획 없이 덜컥 계약했다가는 심각한 자금난에 직면할 수 있다.
패닉바잉을 경계하는 무주택자를 위한 제언
전세 시장이 통째로 흔들리고 월세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 인간은 본능적으로 공포에 사로잡힌다. 지금 안 사면 평생 서울에서 내 집을 마련하지 못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할 때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바로 '준비되지 않은 패닉바잉'이다. 아무런 분석 없이 감당할 수 없는 영끌로 외곽의 애매한 나홀로 아파트를 매수했다가 하락장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다.하지만 지레짐작으로 서울 내 집 마련을 아예 포기할 필요도 전혀 없다.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고 한탄하는 이들이 많지만, 현재 서울 시내에서도 현금 2억 원 안팎의 종잣돈으로 대출 제도를 꼼꼼히 설계하여 접근할 수 있는 9단위 자치구 내 가성비 지역이 최소 5곳 이상 분명히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조급증을 버리고 시장의 사이클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눈이다.
부동산은 주식과 달리 공급의 비탄력성이 극도로 강한 자산이다. 3년 전 착공 절벽이 오늘의 입주 절벽과 전세난을 만들었듯, 향후 2~3년 뒤 수도권 택지나 3기 신도시, 경기도와 인천의 입주 물량이 어디에 얼마나 쏟아지는지를 추적해야 한다. 경기도는 서울과 달리 빈 땅이 많아 국지적인 공급 폭탄이 터질 경우 가격 방어가 취약할 수 있다. 조금 돌아가는 느낌이 들더라도 향후 3~6개월 동안 철저한 임장과 공급 통계 검증을 거친 뒤 신중하게 의사결정을 내려야만, 평생을 지탱할 든든한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다.
❓ 자주 묻는 질문
Q.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반토막 난 이유는 무엇인가요?
주택은 착공부터 준공 및 입주까지 통상 3년의 공사 기간이 소요된다. 2022년과 2023년 당시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부의 실행력 부족으로 착공 물량이 급감했던 악영향이 3년이 지난 2026년 현재 고스란히 입주 실적 반토막으로 나타난 것이다.
Q. 착공 물량 증가가 3년 뒤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나요?
착공 물량이 늘어난다는 것은 향후 3년 뒤 입주 물량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긍정적 신호다. 다만 현재 서울의 착공 반등 수치는 연간 1만 5천 호 수준에 불과하여, 과거 정상적이던 연간 4만 호 공급량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라므로 장기적인 공급 불안을 완전히 해소하기엔 한계가 있다.
Q. 전세보다 월세 거래량이 많아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입주 물량 부족으로 전세 매물 자체가 사라진 데다 토지거래허가제로 인해 민간 전세 공급 통로마저 막혔기 때문이다. 여기에 전세 보증금이 가파르게 치솟으면서 증액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임차인들이 어쩔 수 없이 월세나 반전세 계약을 수용하면서 역사상 최초로 거래량 역전 현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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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이 몰아치는 부동산 시장일수록 필요한 것은 공포에 질린 질주가 아니라 차가운 이성과 데이터다. 정책의 작은 문틈을 읽어내는 자만이 소중한 가족의 주거 안정을 지켜낼 수 있다.
당신의 주거 전략은 지금 어느 지점을 향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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