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딸 스펙 의혹 논문 대필과 벤슨 논란 정리

한동훈 딸 스펙 의혹은 고등학생 신분으로 작성하기 힘든 전문 학술 논문들과 2만 시간 봉사활동, 외주 개발 의혹을 받는 애플리케이션 및 표절 의혹 논문들이 한데 얽힌 특권층 입시 네트워크의 전형적인 민낯을 보여준 사건이다.

당시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이 수많은 의문은 단순히 한 공직자 가족의 사생활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 입시 제도와 공정이라는 가치 자체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당시 후보자 측은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없고 앞으로도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말로 선을 그었지만, 드러난 정황들은 평범한 학부모와 수험생들에게 커다란 박탈감을 안기기에 충분했다. 케냐 거주 대필 작가의 이름이 문서 정보에 박혀 있고, 이탈리아와 독일 학자들의 연구 성과가 60% 넘게 복제되었으며, 봉사활동 일지에는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날짜에 서명이 되어 있었다.

과연 이러한 일들이 그저 '학습 과정의 습작'이라는 해명 한마디로 납득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인지 꼼꼼히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이 사안을 다시 복기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공정과 상식을 입버릇처럼 외치던 권력층의 기준이 자신과 가족 앞에서는 얼마나 기형적으로 관대해지는지 똑똑히 목도했기 때문이다.

특권층이 거미줄처럼 엮어낸 글로벌 스펙 쌓기 카르텔의 실체와, 이를 둘러싼 숱한 거짓과 침묵의 기록을 차분하게 짚어보고자 한다.

본문 이미지 1

공정과 상식이라는 시험대: 한동훈 딸 스펙 의혹과 인사청문회의 쟁점

고교생이 쓴 의학·과학·경제 논문과 전자책의 미스터리

2022년 5월 17일, 한동훈 전 검사가 대한민국 제69대 법무부 장관으로 전격 취임했다. 윤석열 씨 정권의 핵심 실세이자 검찰 개혁의 칼날을 정면으로 받아치며 소신파 검사로 포장되었던 인물이 내각의 중심에 들어선 것이다.

하지만 그의 취임 이전부터 국회와 언론을 뜨겁게 달군 뇌관이 있었으니, 바로 자녀의 이른바 '허위 스펙' 의혹이었다. 인사청문회 자리에 선 후보자는 위원들의 질의에 솔직하게 답변하고 충고를 겸허히 듣겠다고 고개를 숙였으나, 정작 쏟아지는 구체적인 의혹들 앞에서는 기이한 논리로 일관했다.

가장 큰 충격을 준 대목은 인천의 한 국제학교 11학년(한국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그의 딸이 짧은 기간 동안 쏟아낸 방대한 저작물들이었다. 고등학교 1학년 수준의 학생이 의학, 과학, 경제학 등 고도의 전문 지식이 요구되는 학문 분야를 통달하여 다수의 영문 학술 논문을 게재하고 전자책까지 연달아 출판했다는 사실은 상식적인 학업 궤적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김남국 국회의원이 청문회장에서 지적했듯, 논문과 전자책의 개수와 주제의 스펙트럼만 보더라도 일반적인 고등학생이 홀로 감당할 수 있는 학술적 범위를 아득히 초과하고 있었다.

이에 대해 한동훈 당시 후보자가 내놓은 해명은 그야말로 궤변에 가까웠다. 그는 "지금 말씀하시는 논문이라고 하는 것들은 논문 수준은 아니고요"라며 연구물의 가치를 스스로 깎아내리는 한편, "고등학생이 연습용으로 한 리포트 정도 수준의 짧은 글들, 두세 페이지, 많으면 여섯 페이지 정도짜리 영문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라고 둘러댔다.

그러면서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전혀 없고 쓸 계획도 없다는 방패막이를 쳤다. 그러나 김남국 의원이 "딸 아이가 직접 한 게 맞나요?"라고 본질을 찌르는 질문을 던졌을 때, 그는 확신에 찬 목소리가 아니라 "저는 딸 아이가 했다고 들었습니다"라는 묘한 제3자적 화법으로 발을 뺐다.

본인이 직접 확인하지도 못했으면서 공적인 자리에서는 한 치의 부정도 없었다는 듯 강변한 셈이다.

케냐 대필 작가 벤슨의 등장과 작성자 메타데이터의 진실

단순히 학생의 지적 호기심으로 포장하기에는 이미 꼬리가 너무 길게 밟혀 있었다. 한겨레신문의 김가윤 기자가 집요한 취재 끝에 보도한 내용은 학계와 입시계를 발칵 뒤집어놓기에 충분했다.

"짧은 기간 내에 이렇게 다양한 주제의 논문을 어떻게 그 개인이 혼자서 쓸 수 있었겠느냐"는 지극히 상식적인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취재진은, 한 씨의 명의로 게시된 논문 원문 파일의 '문서 속성(Metadata)'을 추적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도저히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이름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Benson(벤슨)'이었다.

취재진이 추적한 벤슨의 실체는 대한민국 고교생의 일상과는 지구 반 바퀴만큼이나 동떨어진 인물이었다. 그는 아프리카 케냐에 거주하며 프리랜서 대필 플랫폼인 '피플퍼아워(peopleperhour)' 등에서 돈을 받고 학술 과제나 에세이를 대신 써주는 전문 대필 작가였다.

한겨레 취재진과의 직접 접촉에서 벤슨은 해당 논문을 자신이 직접 작성한 것이 맞다고 명확히 인정했다. 게다가 문서 파일 정보에 기록된 최종 작성 날짜는 2021년 11월 3일이었고, 논문이 공개된 날짜는 그보다 20여 일 뒤인 2021년 11월 27일이었다.

대필 작가가 완성본을 넘겨주고, 의뢰인이 이를 학술 플랫폼에 업로드하기까지의 시간적 순서가 명백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청문회장에서 김영배 국회의원이 이 움직일 수 없는 디지털 증거를 들이밀었을 때의 장면은 처참했다. 김영배 의원이 대필 파일의 작성자 정보와 날짜를 제시하며 "그럼 저 문서는 어째서 벤슨이 쓴 거죠?"라고 추궁하자, 후보자는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벤슨이라는 사람하고는 어떤 접촉을 하거나 벤슨이라는 사람한테 도움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합니다"라며 "그건 제가 모르겠습니다"라고 얼버무렸다.

명백한 전자적 기록과 당사자의 증언이 눈앞에 있는데도 오직 '모른다'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이다. 이에 김영배 의원은 "따라서 후보자께서 지금 거짓말을 하고 계신 겁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문서 작성자의 메타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데, 오직 후보자의 입만 현실을 부정하고 있었다.

💡 한동훈 딸 스펙 의혹 핵심 쟁점 요약

  • 고교 1학년 수준에서 도저히 불가능한 다학제(의학·경제·과학) 논문 작성 및 전자책 출판 논란
  • 케냐 전문 대필 작가 '벤슨'의 메타데이터 확인 및 본인 시인에도 무조건적인 부인 일관
  • 유럽 원저자 논문을 60% 이상 무단 베낀 심각한 연구 부정과 엉터리 표절 검증
  • 2만 시간 봉사활동의 모순과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 날짜에 서명된 허위 활동일지 적발

표절률 61.9%의 학술적 모순과 Turnitin 유사도의 경고

이탈리아·독일 원저자 논문 표절과 61.9% 유사도의 충격

대필 의혹이 벤슨이라는 특정 인물에 국한된 문제였다면, 또 다른 논문들은 노골적인 표절의 덫에 걸려 있었다. 한 씨가 자신의 이름을 단독 저자 혹은 제1저자로 올려놓은 또 다른 연구 논문을 학계 공인 표절 검사 프로그램에 구동해 본 결과, 그 수치는 경악을 금치 못할 수준이었다.

이탈리아와 독일의 연구진이 피땀 흘려 완성해 정식 학술지에 게재했던 기존 원저자들의 논문 문장들을 무려 61.9%나 그대로 표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문장 몇 개를 인용 표시 없이 가져다 쓴 실수가 아니라, 논문의 척추와 살점을 통째로 뜯어와 기워 붙인 '복사-붙여넣기'의 결과물이었다.

학문적 글쓰기를 조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이 61.9%라는 숫자가 얼마나 파렴치한 수준인지 알 것이다. 해외 저명 학자들의 이론적 전개와 문장 구조, 심지어 고유한 어휘 선택까지 손가락 몇 번의 키보드 조작으로 훔쳐와 고등학생의 번듯한 연구 성과로 둔갑시켰다.

정작 당사자는 이를 학술 논문이 아닌 '연습용 리포트'라고 격하하며 빠져나가려 했지만, 정식 오픈액세스 저널이나 프레프린트 서버 등에 버젓이 게재하여 외부 공개용으로 활용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남의 지적 재산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긁어모아 자신의 스펙 목록 한 줄로 채워 넣는 행태는, 학문의 전당에 발을 들이려는 학생으로서 가장 먼저 갖추어야 할 학문적 정직성을 근본부터 내팽개친 짓이다.

더구나 그 부모가 사회의 정의와 법치를 수호해야 할 법무부의 최고 책임자 자리에 오르려던 순간이었다는 점에서 그 위선과 충격은 배가될 수밖에 없었다.

20%의 심사 기준선과 연구윤리 시스템이 마주한 구멍

이 같은 표절 실태에 대해 대학연구윤리협의회 이효빈 집행이사는 학계의 엄정한 현실을 분명하게 짚었다. "보통 유사도 검사가 20% 미만이면 통과되는데, 20%가 넘으면 아예 논문 동료 심사(Peer Review) 자체를 진행하지 않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학술 생태계라면 20%만 넘어도 즉각 반려되거나 투고가 금지되는 중대한 결격 사유인데, 무려 세 배가 넘는 61.9%의 표절률을 기록한 조잡한 인쇄물이 버젓이 저널의 이름을 달고 유통되었던 셈이다.

실제로 국내외 유수 대학들과 공인 학술지들은 논문 표절을 걸러내기 위해 가혹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다. 영문 논문의 경우 턴잇인(Turnitin), 국문 논문의 경우 카피킬러(CopyKiller)나 한국연구재단의 KCI 문헌 유사도 검사 시스템을 필수적으로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턴잇인 시스템은 전 세계 수억 건의 웹페이지와 학술 자료, 출판물을 실시간으로 대조하여 문장 단위, 어절 단위로 일치 여부를 색출해 낸다. 석·박사 학위 청구 논문조차 이 시스템을 통과하지 못하면 심사대 위에 오르지도 못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씨와 그 조력자들은 표절 검사 프로그램만 돌려보아도 즉각 적발될 수열의 문장들을 태연하게 등록했다. 이는 학술지 검증 시스템의 허점을 악용한 약탈적 저널(Predatory Journal)을 표적으로 삼았거나, 어차피 고교생의 스펙이란 타이틀만 그럴듯하게 포장되면 속 내용의 진실성은 누구도 들여다보지 않을 것이라는 오만한 계산이 깔려 있었음을 방증한다.

학문의 숭고한 규칙을 조롱거리로 만든 참담한 지점이다.

🔥 학술적 양심을 저버린 표절 카르텔의 민낯

61.9%라는 유사도는 단순한 우연이나 표현의 중복으로 발생할 수 없는 수치다. 전 세계 대학과 연구기관이 신뢰하는 Turnitin이나 KCI 시스템의 기준치를 아득히 초과한 노골적인 표절이다.

남의 연구 성과를 도둑질해 자신의 스펙으로 덧칠하고도 '단순한 습작'이라 둘러대는 태도는 대한민국 학술 윤리와 청년들의 노력을 정면으로 모독하는 행위다.

2만 시간 봉사활동의 허상과 미래 날짜가 적힌 활동일지

5년간 매일 10시간? 2만 시간 봉사활동 기록의 실체

논문 표절과 대필에 이어 대중을 다시 한번 경악하게 만든 대목은 이른바 '2만 시간 봉사활동' 논란이었다. 2만 시간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는 초등학생 수준의 산수만 해보아도 즉각 증명된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10시간씩 꼬박 봉사에 매달린다 해도 장장 5년 반이 걸려야만 채울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다. 학교 수업을 듣고, 입시를 준비하며, 앞서 언급된 수많은 논문과 전자책을 '습작'하느라 밤을 지새웠다는 고교생이 어떻게 2만 시간의 자원봉사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단 말인가?

이 기괴한 기록에 대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이 단체가 전체 합쳐서 그렇다는 이야기죠"라며 자신이 속한 단체 회원들의 활동 시간을 모두 합산한 수치라고 해명했다. 개인이 아닌 단체의 총합을 마치 개인의 탁월한 공적인 것처럼 홍보하고 활용했다는 점을 자인한 것이다.

하지만 후보자는 이를 입증할 객관적인 세부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해서는 사생활과 미성년자 보호라는 명목을 앞세워 끝내 응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씨는 이러한 포장된 기록을 바탕으로 화려한 수상 실적을 쓸어 담았다. 2021년 서울특별시 소년상 봉사협동 부문 우수상을 필두로, 2020년 전국중고생자원봉사대회 장려상, 인천광역시 시의회 의장상, 청소년활동진흥센터장상 등을 연달아 거머쥐었다.

순수하게 땀 흘리며 묵묵히 이웃을 돕는 수많은 청소년이 평생을 바쳐도 받기 힘든 상들이, 불투명하고 과장된 시간 계산법을 등에 업은 특권층 자녀의 품에 안겼다. 후보자는 "지금도 계속하고 있는 봉사이고, 그래도 이런 봉사활동은 저는 장려돼야 하는 거라고는 일단 생각합니다"라며 봉사의 숭고함을 방패로 삼았지만, 의혹의 핵심은 봉사 그 자체가 아니라 '과장과 특혜로 얼룩진 수상 스펙'이었다.

6월 9일에 적혀 있던 7월의 서명, 지역아동센터의 미스터리

PD수첩 제작진은 한 씨의 자원봉사 기록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직접 현장으로 나섰다. 인천광역시 청소년활동진흥센터를 방문해 관계자를 인터뷰한 결과, 해당 표창들이 단체가 아닌 개인 자격으로 지원해 받은 상이라는 사실을 재확인했다.

시의회의장상을 받을 당시 제출된 기록은 451시간이었고, 센터장상을 받을 때는 대면과 비대면 봉사를 합쳐 100시간을 적어 냈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나왔다.

이어 제작진은 한 씨가 매주 화요일 저녁 7시부터 8시까지 아이들의 영어 학습을 도왔다는 경기도 A 지역아동센터를 찾아가 봉사활동 일지를 직접 열람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제작진이 센터를 방문한 날짜는 2022년 6월 9일이었다. 그런데 바인더에 꽂힌 일지에는 방문일보다 훨씬 뒤인 2022년 6월 14일, 6월 21일, 6월 28일, 심지어 7월 5일과 7월 26일 날짜의 칸까지 이미 봉사를 완료했다는 기록과 함께 한 씨의 자필 서명이 버젓이 적혀 있었다.

시간 여행자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화요일들에 대한 봉사 완료 서명이 미리 되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제작진이 당황한 센터 관계자에게 "오늘이 6월 9일이잖아요.

그런데 왜 7월 26일 것까지 이미 다 봉사가 돼 있는 걸로 되어 있죠?"라고 묻자, 관계자는 얼굴이 붉어진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아,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한번 확인해 볼게요. 뭐 이제 그 날짜를 그렇게 전부 잡아놨을 수도 있는데…"라며 횡설수설하다가 결국 "공문서를 통해서 저희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며 입을 닫았다.

하지만 그 기관은 취재진에게 끝내 아무런 공식 해명 공문도 보내오지 않았다. 봉사 일지가 실제 활동을 기록한 문서가 아니라, 사후적 필요에 의해 미리 서명해 둔 요식 행위에 불과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결정적 장면이었다.

📊 숫자로 증명된 비상식의 기록

• 2만 시간: 하루 10시간씩 5년 6개월을 쉬지 않고 봉사해야 채울 수 있는 불가능한 수치.

• 6월 9일 방문: 아직 오지 않은 6월 21일, 28일, 7월 26일 자 봉사활동 일지에 미리 완료 서명이 날인됨.

• 451시간과 100시간: 개인 자격으로 시의회의장상과 센터장상을 타기 위해 쪼개어 제출된 내역들.

미래의 날짜에 미리 서명해 두는 봉사활동 일지가 버젓이 공인되는 사회에서, 땀 흘려 진실하게 봉사하는 학생들의 노력은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겠는가.

200만 원짜리 외주 제작 앱과 사촌 자매들의 스펙 네트워크

시청각 장애인 지원 앱 SHAREEE와 200만 원 외주 개발의 전말

한동훈 장관 딸의 스펙 열전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22년 5월 10일 자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난 또 다른 화려한 이력은 바로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개발이었다.

영상 속에서 한 씨는 유창한 영어로 "Hello, my name is..."라며 자신을 소개하고, "SHAREEE 커뮤니티에는 15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언제든 당신을 도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라며 앱의 취지를 당차게 설명했다.

시청각 장애인이 도움을 요청하면 등록된 자원봉사자와 즉각 연결해 주는 이 앱으로, 한 씨는 중학생이던 2019년 미국의 유명 여학생 앱 제작 대회인 '테크노베이션(Technovation)'에 출품하여 준결승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이 감동적인 인도주의적 IT 프로젝트의 커튼을 걷어내자 전혀 다른 진실이 튀어나왔다. 앱 시연 영상을 정밀 분석하던 제작진의 눈에 화면 한구석에 노출된 국내 휴대전화 번호가 포착된 것이다.

제작진이 해당 번호로 통화를 시도해 연결된 실제 애플리케이션 외주 개발자는 어안이 벙벙한 진실을 폭로했다. 그는 "의뢰받았던 거예요. 금액은 200(만 원)짜리였고"라며 돈을 받고 제작해 준 하청 작업물이었음을 담담하게 증언했다.

개발자의 증언은 구체적이었다. "그 학생 방학 때 숙제라고 해서 앱을 만들어야 된다고 그래서…"

작업을 시작했는데, 의뢰자였던 학생의 모친으로부터 납기 일정이 늦어진다는 독촉에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개발자는 "아줌마라고 기억하는 게 뭐냐 하면은 중간에 늦는다고 하도 시달림을 받아서, 동생이 변호사라나?

그러면서 그렇게 얘기를 했어요"라고 회상했다. 어린 중학생들이 장애인을 위해 밤낮으로 코딩을 연구해 만들었다는 국제 IT 경진대회 출품작의 실체가, 실상은 200만 원의 웃돈을 주고 프리랜서 개발자의 손을 빌려 완성한 '방학 숙제용 외주 구매품'이었던 셈이다.

가천대 명의 도용부터 홈스쿨링 허위 기재까지 이어진 수상 내역

이 모든 스펙 쌓기는 한 씨 개인의 단독 작업이 아니었다. 그 배후에는 끈끈하게 얽힌 특권층 로열패밀리의 글로벌 협업 네트워크가 자리 잡고 있었다.

전 대검 공안부장의 사위인 한동훈. 그의 처형인 진 씨는 한 씨에게 이모가 되며, 진 씨의 자녀인 최윤서(가명)와 최수진(가명) 자매는 한 씨의 이종사촌들이었다.

이 사촌 자매들은 어린 시절부터 논문 작성, 온라인 잡지 발간, 앱 개발 등 모든 주요 스펙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실행해 왔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는 온라인 잡지를 함께 창간해 여러 학생을 모아 기사를 쓰게 하고 학술지 논문에 서로의 이름을 품앗이하듯 번갈아 얹어주었다.

문제는 이 사촌 자매들의 스펙 구축 방식 역시 온갖 거짓과 편법으로 얼룩져 있었다는 점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실리콘밸리의 부촌 산호세 현지 취재에서 드러난 실상은 충격적이었다.

동생 최수진은 권위 있는 청소년 글쓰기 경진대회인 '스콜라스틱 라이팅 어워드(Scholastic Writing Awards)'에 출품하면서, 버젓이 명문 공립학교인 몬타비스타 하이 스쿨(Monta Vista High School)에 재학 중이었음에도 소속 학교란에 대담하게 '홈스쿨링(homeschooled)'이라고 거짓 기재했다.

담당 교사란에는 자신의 엄마인 진 씨의 이름을 적어 냈다. 공립학교 학생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피해 수상 확률을 높이려는 얄팍한 꼼수였다.

소속 조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2019년 미국 물리교사 협회가 주최한 권위 있는 'AAPT 물리경시대회' 수상자 명단에서 최씨 자매는 자신들의 소속을 엉뚱하게도 한국의 '가천대학교'로 기재했다.

제작진이 가천대학교를 찾아가 사실관계를 확인하자, 관계자는 "과거 영재교육원에 다닌 적은 있지만 2019년 당시에는 아무런 소속 관계가 없었다. 그 친구들이 왜 학교 이름을 썼는지는 알 바가 없다"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미국 한인 학부모들의 입장문을 작성한 김지영(가명) 씨의 지적대로, 그들은 "그때그때 자기네한테 좀 유리한 것들, 필요한 스펙을 위해서 소속 같은 건 탄력적으로 바꾼 것"이었다. 원칙과 규칙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상황에 따라 신분을 세탁하는 행태였다.

촛불집회와 구강 건강 논문 표절, 아이비리그를 향한 복제판

사촌 자매들의 연구 부정 행위는 도를 넘어도 한참 넘어선 수준이었다. 뉴멕시코 주립대학교 이상원 교수는 2018년에 발표한 자신의 촛불집회 관련 SNS 논문이 최씨 자매에 의해 완벽하게 도용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상원 교수의 원저 논문 제목은 'The Role of Social Media in Protest Participation: The Case of Candlelight Vigils in South Korea'였고, 최씨 자매가 2021년에 발표한 논문 제목은 파이썬(Python) 데이터 시각화라는 문구만 덧붙였을 뿐 주제와 핵심 구조가 판박이였다.

이상원 교수는 인터뷰에서 기막힌 심경을 토로했다. "그냥 가리고 읽으면 제가 몇 년 전에 쓴 건지 남이 베껴서 쓴 건지 사실 모를 정도로 인트로덕션이 똑같았다"고 회고했다. 더욱 한심한 것은 연구 방법론 파트였다.

통계 모델을 다룰 능력이 전혀 없는 학생들이 문장만 베끼다 보니, 정작 가설을 통계적으로 검증하는 프로세스 자체가 통째로 증발해 버린 것이다. 교수는 "그 가설을 테스트를 하는 과정 자체가 아예 없었어요.

아예 하나도"라며 표절률이 46%에 달한 엉터리 위조물에 실소를 금치 못했다.

프린스턴 대학교 심리학 박사이자 터키 모 대학의 교수인 제이미 도이니아스(도이니야스) 교수의 피해는 한층 더 처참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코로나 팬데믹 반응을 다룬 제이미 교수의 논문을 최수진이 베낀 표절작은 프로그램 검사 결과 표절률이 무려 75%에 달했다.

제이미 교수는 "제가 쓴 단어와 문장을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었고, 팬데믹 반응 분석에서 지명만 터키 이스탄불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단어 하나 싹 바꿔치기했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최수진이 단독 저자로 이름을 올린 구강 건강 관련 논문 역시 미국 일리노이 대학교 교수의 논문을 78.2%나 훔쳐 쓴 복사본이었다.

이들이 공동으로 발행했다는 온라인 잡지의 기사들마저 디트로이트 퍼블릭 프레스 기사를 90.3%, 옥스퍼드 대학 연구 기사를 77.3% 표절한 조각보였다. 이렇게 도둑질한 가짜 연구물과 조작된 수상 실적을 발판 삼아, 첫째 최윤서는 2021년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인 펜실베이니아대학교(UPenn) 치과대학에 합격했고, 동생 최수진 역시 같은 대학에 진학할 예정이었다.

한동훈 딸의 이모 가족이 주도하고 서로 품앗이하며 만들어낸 이 거대한 표절의 성채는, 결국 명문대 입학이라는 최종 목적지를 향해 달려간 정밀한 특권 사기극이었던 것이다.

입시 비리 사법 심판의 현주소와 특권 대물림의 구조적 파열음

'사용하지 않았다'는 방패막이와 미국 입시 서약의 무게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번지자 한동훈 당시 장관과 법무부는 앵무새처럼 동일한 입장만을 읊조렸다. "고등학생인 미성년자가 실제로 봉사활동을 해왔고 학습 과정에서 작성한 연습 수준의 글이며, 대학 입시에 사용한 사실이 전혀 없고 앞으로도 사용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었다.

즉, 현실적인 입시 부정 행위로 완성되지 않았으니 법적으로나 도덕적으로 아무런 죄가 되지 않는다는 방어 논리였다.

하지만 미국의 교육 현장과 입시 전문가들의 시각은 완전히 달랐다. 산호세 현지에서 만난 학부모 메간 최(가명) 씨는 특권층의 이른바 '스펙 세탁' 사다리를 명쾌하게 꼬집었다.

"미국 입시는 A를 가지고 바로 대학에 가는 게 아니다. 조작된 A라는 스펙을 발판 삼아 권위 있는 대회 B에 지원해 상을 타고, 그 B를 이용해 C라는 더 큰 대외 활동을 만들어 최종 결과물로 대학에 지원한다.

그러니 나중에 문제가 된 초기의 A는 안 썼다고 발뺌하면 그만이라는 계산"이라는 지적이다. 거짓으로 첫 단추를 꿰어 전체 스펙을 기하급수적으로 키우는 구조적 편법을 꿰뚫어 본 통찰이다.

미국의 전문 입시 컨설턴트 에블린 제롬 알렉산더 역시 이러한 행태를 단호하게 범죄로 규정했다. "It's a crime. It's absolutely a crime(그건 범죄입니다. 명백한 범죄예요)"라고 일갈한 그는 미국 대학 입학 원서의 본질을 상기시켰다.

"학생이 지원서를 제출할 때 맨 마지막에 '이 원서에 적힌 모든 내용은 사실임을 맹세합니다'라는 체크박스에 서명하게 되어 있다. 거짓 스펙을 올리고 거기에 서명하는 것은 대학과 사회를 상대로 이중의 거짓말을 하는 사기 행위"라는 일침이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SAT 시험 점수 제출이 선택 사항으로 바뀌면서 교외 활동과 에세이, 연구 실적 같은 비교과 스펙의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커진 입시 환경을, 부유층과 권력층이 거대한 자본과 네트워크로 유린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설 학원 대필 무죄와 교수 파면 사이, 법의 이중 잣대

이 사건을 바라보며 대중이 가장 뼈아프게 느끼는 감정은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의 지독한 불평등이다. 우리 법원은 과연 입시 스펙 조작과 대필 행위에 대해 어떤 잣대를 들이대 왔는가.

실제 국내 법원의 판례들을 살펴보면 참담한 모순이 발견된다. 서울 강남의 유명 입시컨설팅 학원에서 수백만 원을 주고 강사가 대신 써준 소논문과 보고서로 교내외 대회에서 상을 받고 명문대에 진학한 학생과 학부모 사건(서울중앙지방법원 2021고단3731)에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에게 줄줄이 벌금 150만 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내리거나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타인의 조력을 받는 것이 완전히 금지되었다고 볼 수 없고, 비록 생활기록부에 기재되었으나 대학 입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해괴한 양형 이유를 댔다. 대필을 사주한 학원장들은 실형을 선고받았지만, 돈을 주고 대필작을 사서 입시에 써먹은 특권층 자녀들은 2년만 지나면 전과 기록조차 남지 않는 선고유예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은 것이다.

힘없는 일반 수험생들이 피눈물을 흘리며 밤을 새울 때, 돈과 권력을 쥔 이들은 가벼운 솜방망이 처벌 뒤로 숨어버렸다.

반면 2026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된 전 성균관대 약대 교수의 사례는 사뭇 달랐다. 딸의 치의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위해 대학원생 제자들에게 동물실험을 대신 시키고 논문을 대필하게 한 혐의로 교수는 실형을 살게 되었고 딸 역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처럼 누구에게는 대학원생을 착취한 명백한 업무방해죄의 추상같은 몽둥이가 떨어지지만, 누구에게는 '해외 대필 작가를 썼든 표절을 했든 입시에 직접 안 냈으니 무죄'라는 편리한 법망의 도피처가 열린다.

과연 한동훈 일가의 의혹에 검찰과 수사기관이 단 한 번이라도 압수수색 영장을 들이밀며 성균관대 사건만큼의 서슬 퍼런 수사를 펼친 적이 있었던가? 사법의 저울이 힘 있는 자의 편에서만 고장 나 있다는 국민적 분노가 터져 나오는 필연적인 이유다.

💭 씁쓸한 박탈감과 무너진 공정의 잔해

학창 시절, 독후감 한 편을 써내기 위해 원고지를 구기며 밤을 지새우던 기억이 난다. 수능 시험장 앞에서 차가운 손을 비비며 오직 자신의 노력만을 믿었던 평범한 청년들에게, 이번 사태가 던진 상처는 너무나 깊고 시리다.

누군가는 200만 원으로 앱을 사서 방학 숙제를 때우고, 케냐의 대필 작가에게 달러를 송금해 논문을 뚝딱 만들어 내며,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의 봉사활동 일지에 미리 사인을 갈겨둔다. 그러고도 카메라 앞에서는 "입시에 쓰지 않았으니 문제없다"며 뻔뻔하게 고개를 든다.

법을 가장 엄격하게 집행해야 할 검찰 권력의 정점에서 벌어진 이 기괴한 스펙 놀음 앞에서, 우리가 청년들에게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말을 과연 떳떳하게 건넬 수 있을까? 사법적 판단 이전에, 이것은 한 사회가 지켜야 할 최소한의 인간적 염치에 관한 문제였다고 나는 믿는다.

❓ 자주 묻는 질문

Q. 한동훈 장관 딸의 논문 대필 의혹을 제기한 벤슨은 누구인가요?

벤슨은 아프리카 케냐에 거주하며 온라인 프리랜서 플랫폼(peopleperhour)에서 활동하는 전문 대필 작가다. 취재진이 입수한 한 씨 명의 논문의 전자 문서 정보(메타데이터) 작성자란에 그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었으며, 벤슨 본인 역시 취재진과의 확인 과정에서 해당 논문을 자신이 직접 쓴 것이 맞다고 인정했다.

Q. 한동훈 딸의 봉사활동 2만 시간 논란의 진실은 무엇인가요?

개인이 5년 반 동안 매일 10시간씩 봉사해야 가능한 비상식적인 수치로, 후보자 측은 개인이 아닌 해당 봉사 단체 회원 전체의 활동 시간을 합산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장 취재 결과 경기도 한 지역아동센터의 봉사활동 일지에는 취재 당일(6월 9일)보다 훨씬 뒤인 6월 말과 7월 날짜에 이미 한 씨의 완료 서명이 미리 날인되어 있는 모순이 적발되었다.

Q. 고등학생 자녀의 스펙 의혹이 실제 입시에 사용되었나요?

한동훈 후보자 측과 법무부는 해당 논문과 리포트들이 학습 과정의 습작일 뿐이며 대학 입시에 사용된 사실이 없고 향후 사용할 계획도 없다고 공식적으로 부인했다. 그러나 사촌 자매들의 사례처럼 조작된 초기 스펙을 징검다리 삼아 더 큰 대외 활동을 만들어 대학에 진학하는 전형적인 '스펙 세탁' 네트워크의 일환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NIUFLY 두꺼운 슬라이더 지퍼백 3종 세트 60매 다회용 스탠딩 지퍼백, 1세트, 60개, 혼합

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공정과 상식이라는 단어가 정치적 수사로 어떻게 오염되고 소비되었는지를 뼈저리게 목격했다. 권력의 칼날을 쥘 때는 한없이 엄정했던 이들이, 자신과 가족의 특권 카르텔이 드러나는 순간에는 '미성년자의 연습용 습작'과 '입시 미사용'이라는 옹색한 변명 뒤로 숨어버렸다.


케냐의 대필 작가 벤슨, 61.9%의 표절률, 200만 원짜리 외주 개발 앱, 그리고 미래의 시간이 적혀 있던 봉사활동 일지까지. 이것들은 결코 지워질 수 없는 명백한 진실의 파편들이다.

윤석열 씨 정권의 핵심 실세였던 이가 법치와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었는지를 역사는 분명히 기록할 것이다. 편법과 거짓으로 쌓아 올린 스펙의 탑은 결코 공정할 수 없으며, 그들이 외면한 부끄러움의 무게는 고스란히 이 시대의 몫으로 남아 있다.

스펙의 무게보다 무거운 것은, 진실 앞에서 마주해야 할 한 줌의 양심이다.

#한동훈딸스펙의혹 #벤슨대필 #한동훈장관인사청문회 #봉사활동2만시간 #입시비리 #표절논란 #특권카르텔 #공정 #상식 #PD수첩 #고교생논문 #대필작가 #스펙쌓기 #법무부장관 #자녀의혹 #정치이슈 #사회비판 #진실추적 #글로벌스펙 #학술논문 #외주개발 #앱개발 #수상내역 #가천대 #아이비리그 #교육공정 #수험생박탈감 #정권실세 #윤석열씨 #역사의기록

댓글 쓰기

0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