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 증시 시황을 살펴보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고금리 장기화의 공포 사이에서 시장이 심하게 요동치고 있지만, 이번 반등의 본질적인 답은 단순한 금리 향방이 아니라 압도적인 실적을 증명해낸 AI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매력 복원에 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해도 시장 참여자의 대다수가 끝없는 폭락을 점치며 패닉에 빠졌으나, 숫자로 증명된 빅테크의 현금 창출력 앞에서는 매크로 공포도 결국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흔히 연준의 입이나 국채 금리의 미세한 틱 단위 움직임에 일희일비하며 시장 전체의 붕괴를 예단하곤 한다.
하지만 거친 파도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본질적인 기업의 이익 창출력을 추적하는 투자자들에게 최근의 나스닥 반등 흐름은 공포 속에서 저가 매수세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장면이었다.
미국 금리와 인플레이션이라는 거대한 암초 속에서도 왜 시장은 다시 IT 기술주로 눈을 돌리고 있는지, 증시각도TV에서 다룬 날카로운 통찰을 복기하며 지금 장세를 차분하게 짚어본다.

공포에 휩쓸린 인간 심리와 시장 반등의 메커니즘
패닉 셀링 속에서 목격한 73%의 부정론과 역발상 투자
시장이 벼랑 끝으로 몰릴 때마다 투자자들의 가슴속에 피어나는 원초적인 감정은 언제나 똑같다.
불과 며칠 전 목요일 장이 무너져 내릴 때 실시간으로 집계된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는 처참하기 짝이 없었다.
"부정론이 얼마라고? 73%. 73%. 그러니까 27명은 괜찮아 했고 73명은 죽겠어 한 거예요."라는 말처럼, 10명 중 7명 이상이 당장이라도 모든 계좌를 정리하고 시장을 탈출해야 한다며 비명을 질렀다.
아침마다 열리는 장세는 공포 그 자체였고, 다들 손을 덜덜 떨며 모니터 앞에서 얼어붙어 있었다.
하지만 시장은 늘 대다수의 대중이 공포의 절정에 달해 자포자기하는 바로 그 순간에 조용히 방향을 튼다.
S&P 500은 7,690.73으로 0.41% 올랐고, 나스닥은 무려 290.85포인트(1.11%) 급반등하며 26,430.89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51,966.03으로 0.07% 소폭 밀리며 숨을 골랐을 뿐, 성장주의 심장부인 나스닥 반등세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어제까지만 해도 지구 종말이라도 올 것처럼 아수라장을 연출하던 시장이 하룻밤 사이에 언제 그랬냐는 듯 기술주를 쓸어 담는 모습을 보며, 감정에 휘둘린 매매가 얼마나 허망한지 다시금 절감하게 된다.
증시각도TV를 4년 이상 꾸준히 지켜보며 시장의 사이클을 몸으로 겪어온 사람들은 이런 장세를 보며 "거봐, 또 그러네" 하고 쓴웃음을 짓는다.
지난 4년 동안 이런 롤러코스터 같은 패턴만 해도 스무 번, 서른 번 넘게 반복해서 경험했기 때문이다.
인간의 원초적인 본성은 계좌에 파란불이 켜지는 순간 두렵고 떨려 죽을 것 같지만, 이성적으로 복기해 보면 시장의 바닥은 언제나 그 '죽을 것 같은 공포'의 한가운데서 형성되었다.
결국 이성이 감성을 이기는 훈련을 반드시 해내야만 이 살벌한 주식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행동경제학적 편향과 덜 깨지는 누적 수익률의 힘
행동경제학의 전망 이론(Prospect Theory)을 살펴보면, 인간은 동일한 금액의 이익에서 얻는 기쁨보다 손실에서 느끼는 고통을 2배에서 2.5배나 더 크게 체감한다고 한다.
이 비대칭적인 심리 구조, 즉 손실 회피 성향(Loss Aversion) 때문에 사람들은 조금만 장이 흔들려도 바닥에서 물량을 던져버리고, 반대로 반등장에서는 제때 올라타지 못하는 악순환을 반복한다.
실제로 공포탐욕지수가 20점대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추락할 때마다 대중은 앵커링 효과와 군집 행동에 갇혀 투매에 동참하지만, 역사는 그 구간이 장기 투자자에게 가장 매력적인 기회였음을 증명해 준다.
결국 개인 투자자의 손실 중 대다수는 시장 자체의 악재보다 본인의 심리적 편향을 이기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
"정확하게는 번 게 아니고 덜 깨졌어. 정확하게는 덜 깨져서 누적 수익률이 우리가 조금 좋다 이거야."라는 통찰은 장기 투자의 성패를 가르는 절대적인 진리다.
남들이 공포에 질려 패닉 셀링을 하고, 꼭대기에서 탐욕에 취해 무리한 레버리지를 일으킬 때, 원칙을 지킨 이들은 폭락장에서 계좌를 방어하며 덜 깨지는 길을 택했다.
100에서 50%가 깨지면 원금을 회복하기 위해 100%의 수익률이 필요하지만, 20%만 깨진 계좌는 25%의 수익만으로도 전고점을 뚫고 올라간다.
이 단순한 산술적 격차가 수년 동안 쌓이고 또 쌓이면서 평범한 투자자와 생존하는 투자자의 계좌를 하늘과 땅 차이로 갈라놓는 것이다.
결국 시장을 대할 때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내 주관적인 공포나 희망 회로를 시장에 덧칠하는 '색채화'다.
상황을 감정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Factfulness(사실충실성)'의 자세가 절실하다.
미래는 그 누구도 100% 완벽하게 맞힐 수 없으며, 거시경제는 언제든 이쪽으로도 저쪽으로도 튈 수 있다.
그러나 내 불안감이 시장에 색칠되는 순간 뇌동매매의 함정에 빠지게 되므로, 오직 기업의 숫자와 데이터라는 차가운 팩트만을 나침반 삼아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
💡 요약해보면
- 시장의 바닥은 대중의 부정론이 70%를 넘어서는 극단적 공포 속에서 조용히 만들어진다.
- 손실 회피 성향과 군집 행동을 극복하고 감정을 배제한 'Factfulness'로 시장을 봐야 한다.
- 장기적인 누적 수익률의 핵심은 대세 상승장에서 대박을 치는 게 아니라 하락장에서 덜 깨지는 방어력에 있다.
글로벌 매크로의 균열: 유럽의 재정 불안과 에너지 인플레이션
프랑스발 소요 사태와 유럽 국채 금리 발작의 나비효과
최근 글로벌 금융 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진원지 중 하나는 다름 아닌 대서양 건너 유럽 대륙이다.
프랑스 정부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심각한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연금 삭감과 예산안 긴축을 단행하자, 파리를 비롯해 리옹, 마르세유, 보르도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거센 소요 사태가 터져 나왔다.
일부 지역에는 야간 통행 금지령까지 내려졌고, 시위의 불길은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의 밀라노와 포르투갈의 리스본 등 남유럽 전역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프랑스 혁명의 그 참 심볼 같은 나라죠. 근데 우리도 시위는 자주 해.
근데 여기처럼 불 지르고 태우고 폭파시키고 이런 건 안 하는데, 우리하고는 좀 결이 다르네요."라는 말처럼, 유럽의 사회적 갈등은 통제 불능의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충돌은 곧바로 유럽 채권 시장의 뇌관을 건드리며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금융 충격으로 전이되었다.
프랑스 10년물 국채 금리는 하루 만에 무려 14bp(0.14%p)나 치솟으며 단숨에 5.0% 턱밑까지 육박했다.
유럽 내에서 가장 재정이 건전하다는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마저 4bp 상승하며 불안을 반영했고, 영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무려 5.45%까지 폭등했다.
"와, 얘네 진짜 금리 미쳤다"라는 탄식이 절로 나올 만큼 유럽 주요국의 채권 시장은 재정 파탄에 대한 공포로 요동치고 있다.

여기서 특히 주목해야 할 지표는 바로 프랑스와 독일 간의 10년물 국채 금리 차이, 즉 스프레드가 1.5%p까지 벌어졌다는 점이다.
"신용도 기준으로 프랑스하고 독일은 같은 나라가 아니에요. 같은 선진국이 아니에요."라는 냉정한 지적처럼, 같은 유로존 안에서도 국가 간 신용 위험의 간극이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찢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과 재정 적자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유럽의 시스템 리스크는 글로벌 투자자들로 하여금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는 핵심 뇌관으로 자리 잡았다.
정제유 가격 폭등과 공급 측면의 끈적한 인플레이션
유럽의 재정 위기 이면에는 전 세계 경제를 옥죄고 있는 끈질긴 인플레이션, 그중에서도 에너지 가격의 고공행진이 자리 잡고 있다.
겨울철이 다가오면서 난방유와 산업용 연료로 쓰이는 디젤(경유) 및 히팅 오일의 수요가 폭발하고 있지만, 공급망은 여전히 꽉 막혀 있다.
천연가스와 원유뿐만 아니라 정제 설비 부족으로 인한 정제유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은 기업의 생산 비용과 가계의 실질 소득을 가차 없이 갉아먹는다.
에너지발 비용 상승은 서비스와 공산품 전반으로 전이되며 미국 금리 인하 타이밍을 뒤로 늦추는 주범으로 작용하고 있다.
캐나다의 사례는 이러한 원자재 발 인플레이션의 파급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IMF 연례 총회에서 맥클럼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가 "유가 상승이 산유국인 캐나다의 경제 성장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듯이, 산유국조차도 넘쳐나는 오일 머니와 함께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더 올려야 하는 진퇴양난에 빠졌다.
원자재 시세를 들여다보면 WTI가 배럴당 98.24달러, 브렌트유는 109.21달러에 달하며 가솔린은 3.1862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4,160.30달러), 은(57.233달러), 구리(14,345달러), 알루미늄(3,029달러) 등 산업 전반의 기초 원자재 가격이 꺾이지 않고 버티는 형국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국 행정부 역시 물가를 잡기 위해 지정학적 셈법을 복잡하게 굴릴 수밖에 없다.
미국이 비공식적으로 러시아와의 접촉면을 넓히며 대러 제재 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결국 휘발유와 디젤 가격을 안정시켜 생산자물가(PPI)와 소비자물가(CPI)를 끌어내리려는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공급 측면에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만으로 단기간에 제어하기 어렵다.
결국 원자재와 정제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멈추지 않는 한, 글로벌 금융 시장은 상시적인 금리 발작 위험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셈이다.
🔥 짚고 넘어가야 할 매크로의 역설
단순히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것은 시장의 반쪽만 보는 착각이다.
유럽의 재정 적자와 공급망발 에너지 인플레이션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채권 금리는 쉽게 꺾이지 않는다.
미국 증시의 독주와 AI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재평가
AI가 다시 싸졌다: 빅테크의 실적 방어와 쏠트 PR 하락
거시경제 환경이 이토록 살얼음판을 걷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미국 증시에서는 나스닥 반등이 거세게 일어났을까?
그 해답은 다름 아닌 빅테크 기업들의 압도적인 실적과 밸류에이션의 되돌림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시장이 금리 공포에 질려 주가를 무차별적으로 내던지는 동안, AI 혁명을 주도하는 핵심 테크 기업들의 실적 추정치는 오히려 상향 조정되었다.
주가는 빠지고 이익은 늘어나니, 자연스럽게 주가수익비율(PER) 배수가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곤두박질치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엔비디아(NVIDIA)의 경우 쏠트 PR 기준으로 밸류에이션 배수가 역대급으로 낮아지는 국면에 진입했다.
과거 평균 시장 PR이 23배에서 24배 수준에서 형성되던 것과 비교하면, AI 대장주들이 벌어들이는 천문학적인 돈이 시장 전체의 평균 PER을 20배 이하로 끌어내리는 강력한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기업의 기초체력이 훼손되어 주가가 빠진 것이 아니라 매크로 공포로 인해 가격만 낮아지자, 스마트 머니는 주저 없이 계산기를 두드렸다.
"AI가 다시 싸졌다라고 보는 거예요. AI 싸졌다. 그래서 돈 많이 벌고 있는데 가는 거죠."라는 진단 그대로다.

이러한 흐름은 종목별 등락에서도 선명하게 드러났다.
클라우드 인프라의 절대강자 아마존이 4%대 급등을 기록했고, 자율주행과 AI 생태계를 확장 중인 테슬라도 3%대 반등했다.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의 수혜를 입는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3% 가까이 뛰었으며, 인텔(2.4%), AMD(1.7%), 그리고 하드웨어 생태계의 정점에 선 엔비디아와 브로드컴도 1%대 상승세를 타며 기술주 전망에 청신호를 켰다.
반면 AI 모멘텀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애플은 가치주나 방어주처럼 힘없이 밀려나는 철저한 차별화가 진행되었다.
데이터 센터의 폭발적 이익률과 고금리 부채의 줄다리기
물론 AI 생태계 내부에서도 빛과 그림자는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현재 시장은 한 축에서는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데이터 센터의 이익률을 보고 있고, 다른 한 축에서는 치솟는 대출 금리에 대한 공포를 마주하고 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의 영업이익률이 무려 39%에 달할 정도로 클라우드와 GPU 임대 시장의 수익성은 여전히 견고하다.
하지만 신규로 뛰어드는 후발 주자들에게 10%에서 15%에 달하는 살벌한 조달 금리는 감당하기 힘든 족쇄가 되고 있다.
인프라 구축 속도에 따라 기업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릴 수밖에 없다.
자금력이 풍부해 데이터 센터를 빠르게 완공하고 즉각 전력을 공급받아 GPU를 돌리는 빅테크는 막대한 현금을 빨아들이며 승승장구할 것이다.
반면 무리하게 고금리 대출을 끌어다 썼음에도 전력망 확보가 늦어지고 인허가가 지연되어 2030년, 2032년이 되도록 완공하지 못하는 한계 기업들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고 녹아내릴 위험이 크다.
결국 공급 과잉으로 임대료가 낮아지는 시점과 한계 기업의 부도 리스크가 맞물리는 언젠가는 진정한 의미의 '데드 크로스'가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팩트는 바로 그 데드 크로스가 지금 당장은 절대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자들은 머릿속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미리 그리며 공포에 질려 주식을 던졌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핵심 기업들의 현금 흐름은 여전히 탄탄했다.
전설적인 트레이더 폴 튜더 존스의 분석처럼, 미국 증시는 과거 10년의 대세 상승을 뒤로하고 향후 10년 동안 옆으로 기는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박스권 장세에서도 실질적인 이익을 내는 AI 기업들은 하락할 때마다 저가 매수세의 강력한 지지를 받으며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다.
📊 숫자로 보면
엔비디아를 비롯한 선도 기업들의 실적 성장이 시장 전체의 PER을 20배 이하로 낮추고 있다.
AWS 영업이익률 39%라는 경이로운 숫자는 고금리 환경을 뚫고 나갈 실질 체력이 어디에 있는지를 증명한다.
글로벌 반도체 지형 변화와 한국 시장의 현주소
중국 CXMT의 무서운 흑자 전환과 레거시 메모리의 역학
글로벌 기술주 생태계에서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거대한 변수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약진이다.
창신메모리(CXMT)의 2026년 2분기 실적은 시장을 경악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영업이익이 817억 위안(한화 약 16조 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3배나 폭증하는 대규모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2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113% 급증했고, 총마진율은 87.59%로 SK하이닉스(83.2%)와 마이크론(84.9%)을 뛰어넘는 수치를 찍었다.
물론 이러한 마진율 폭등은 글로벌 메모리 수급 불균형에 따른 일시적 반사이익의 성격이 짙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같은 선두 업체들이 웨이퍼 캐파를 고수익 HBM(고대역폭 메모리) 라인으로 대거 전환하면서, 일반 PC나 보급형 IT 기기에 들어가는 레거시 D램 공급이 심각하게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CXMT의 물량이 빠르게 메우며 글로벌 D램 점유율을 약 10%(세계 4위)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2027년으로 넘어가 레거시 마진이 정상화될 때 과연 HBM 기술력이 부족한 중국 업체들이 이 수익성을 지켜낼 수 있을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
결국 관건은 선도 기업들의 HBM 방어력이다.
"레거시 쪽 마진이 빠지는데 HBM 마진이 얼마나 레거시 쪽 빠지는 것을 27년도에 담보해 줄 수 있을 것이냐"라는 물음이 향후 반도체 주가의 분수령이 될 것이다.
만약 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HBM 마진이 레거시 하락을 완벽히 방어한다면 시장은 "주가를 너무 많이 뺐구나" 하고 급격한 되돌림을 줄 것이고, 그렇지 못하다면 피크아웃 우려에 휩싸일 것이다.
주가는 이미 이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선반영하며 조정을 거친 상태다.
외환 시장의 미스터리와 한국 증시의 안타까운 디커플링
한편 한국 증시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속은 타들어가고 있다.
"전 세계 증시 중에 아직도 제일 1등이야, 하락 폭이. 아, 이게 참 정신없이 하는 거죠."라는 한탄이 나올 만큼 한국 증시는 나홀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대비 글로벌 주요국 증시가 랠리를 펼치는 동안 코스피와 코스닥은 처참한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겪으며 주저앉았다.
미국과 유럽의 격차, IT 주식과 금리의 격차뿐만 아니라 미국과 한국 증시의 간극 또한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꼴이다.
외환 시장의 움직임 역시 기묘하기 짝이 없다.
원/달러 환율은 1,332원 선에서 등락을 보이고, 엔/원 환율은 830원대까지 밀렸으며 유로화 또한 1,500원 선에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통상적으로 한미 간 금리 스프레드가 좁혀질 때 원화 강세가 나타나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원리다.
과거 환율이 1,550원을 위협하던 시절 한국은행이 금리를 연달아 올리며 격차를 좁혀 1,350원대로 환율을 안정시켰던 경험이 이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4.5%에서 4.15%로 뚝 떨어진 반면 미국 금리는 오히려 오르면서 한미 금리 격차는 다시 벌어졌는데도, 원화 가치가 기형적으로 버티는 독특한 구도가 연출되고 있다.
이처럼 불안정한 금융 환경 속에서 한국 자본시장이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낡은 금융 시스템의 혁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 민족의 저변에는 과거부터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과 홍익인간이라는 깊은 인간 중심 철학이 면면히 흘러왔다.
그러나 오늘날 여의도로 대변되는 자본시장은 쪼개기 상장과 주주 가치 훼손, 불투명한 지배구조로 얼룩져 금융 후진국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솔리다임 상장 논란이나 지배구조 이슈에서 보듯, 주주들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는 시장은 결코 글로벌 자금의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본래의 철학이 금융 제도로 구현되지 않는 한, 한국 증시의 만성적인 저평가는 치유되기 어려울 것이다.
💭 개인적인 생각
시장의 불안과 혼돈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가장 단순하고도 위대한 원칙은 바로 "성장은 자연의 섭리"라는 사실이다.
대자연의 나무가 매년 나이테를 늘리며 10%씩 자라나듯, 인류의 지성과 문명이 만들어내는 우량 기업 역시 끊임없이 성장하는 것이 순리다.
단기적인 유동성 축소나 금리의 출렁임이 성장의 궤적을 잠시 흔들 수는 있어도, 기술 혁신이라는 거대한 물줄기 자체를 거스를 수는 없다.
우리가 읽는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이 단순한 사변적 철학이 아니라 인간의 삶을 다스리는 치열한 '정치 철학'이었듯, 자본시장에서의 투자 역시 삶의 원칙을 지켜내는 치열한 수양의 과정이다.
단기적인 차트의 잔파도에 눈멀어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편법으로 부를 좇는 행위는 결국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기 마련이다.
데이터 학습을 한답시고 중고차를 무차별적으로 쓸어 담아 태워버리는 일부 몰지각한 비즈니스 행태나, 일반 주주의 피땀을 외면하는 무분별한 쪼개기 상장에 단호히 반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국 투자의 길은 먼 길을 달리는 자전거 장거리 라이딩과도 같다.
파리에서 브레스트까지 1,200km를 달리는 PBP(파리-브레스트-파리) 코스처럼, 눈앞에 가파른 언덕이 나타나면 "내가 여길 왜 왔을까" 하며 온몸으로 고통을 받아내야 하는 순간이 반드시 온다.
가방에 바게트 꼬다리를 썰어 넣고 한 입씩 씹으며 언덕을 오르듯, 폭락장에서는 계좌의 손실을 최소화하며 버티는 우직함이 필요하다.
화려한 테크닉이나 요행을 바라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원칙과 나침반을 품은 채 묵묵히 페달을 밟는 자만이 돌로미테의 절경을 마주하듯 투자의 결실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자주 묻는 질문
Q. 최근 미국 증시가 반등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극단적인 매크로 공포로 인해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밸류에이션(PER)이 과도하게 낮아지자, 시장 참여자들이 "AI 관련주가 다시 싸졌다"고 판단하여 저가 매수세가 강하게 유입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엔비디아, 아마존, 테슬라 등 실적 체력이 검증된 기업들이 지수 반등을 강력하게 이끌었다.
Q. 미국 금리와 주식 시장의 간극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에너지 인플레이션과 유럽발 재정 불안으로 채권 금리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주식 시장의 혁신 기업들은 압도적인 현금 창출력으로 고금리 부담을 이겨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장기적으로 고금리가 지속될 경우 신규 인프라 투자 기업들의 부실화 가능성이 공존하는 차별화 장세를 의미한다.
Q. 하락장에서 손실을 줄이는 투자 전략은 무엇인가요?
대중의 공포에 휩쓸려 바닥에서 투매하는 행동경제학적 편향을 경계하고, 감정을 배제한 'Factfulness(사실충실성)'로 기업의 본질 가치를 평가해야 한다. 무리한 레버리지를 피하고 하락장에서 원금을 지켜내는 '덜 깨지는 전략'을 고수할 때 장기 복리 효과를 온전히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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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파도는 거세게 몰아쳐도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은 바람이 아니라 노를 젓는 선원의 차가운 이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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