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읊어주며 조희대 직무유기 비판한 국정감사

법원 국정감사장에서 터져 나온 대법관 제청 지연 논란과 격려금 파동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법의 저울이 과연 누구를 향해 기울어져 있는지, 그리고 사법 권력의 꼭대기에 앉은 이들은 정작 어떤 기준으로 자신들의 특권을 쥐고 흔들었는지 꼼꼼히 뜯어볼 필요가 있다. ⚖️

대법원 국정감사장에서 울려 퍼진 씁쓸한 생계형 판결의 기억

800원 버스 기사 해고 사건과 법의 냉혹함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등 국정감사 회의가 한창이던 현장에서 위원장 서영교 의원은 서두부터 날카로운 지적을 던졌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간사들에게 나중에 오라며 일갈을 날린 뒤, 노정필 법원행정처장을 향해 과거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800원 버스 기사 사건'을 정조준했다. 버스 기사가 그날 들어온 돈 중 400원 정도를 떴다가 커피를 마신 모양이었고, 그것이 CCTV에 찍혀 두 번에 걸쳐 도합 800원이라는 이유로 끝내 법원 판결에 의해 해고까지 당했던 사건이었다. 이 씁쓸한 일화는 과거 오석준 대법관의 청문회에서도 도마 위에 올랐던 사안이다. 서영교 위원장은 "저는 이렇게 일반인에게 가난하고 힘든 그러나 서민들에게는 이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일이 있어왔고"라며 울분을 토했다. 법원은 서민들의 사소한 일탈이나 생계와 직결된 찰나의 실수에는 현미경을 들이대듯 가혹한 잣대를 들이밀었다. 800원이라는 푼돈 앞에 직장을 잃고 길바닥으로 내몰려야 했던 서민들의 삶에는 한없이 엄격했던 사법부였다. 하지만 정작 자신들의 성역 안에서 벌어지는 일탈에는 어떤 태도를 취해왔는가. 법은 늘 약자 앞에서만 그토록 무겁고 차갑기만 했다.

초코파이와 카스타드 사건이 남긴 씁쓸한 뒷맛

이어서 작년에 벌어졌던 또 다른 기막힌 사건이 소환되었다. 작년 국정감사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랐던, 물류센터 경호관들이 초코파이와 카스타드를 먹었다가 벌금 50만 원 판결을 받았던 일화였다. 단돈 1,060원어치 간식을 먹었다는 이유로 사법 처벌을 받아야 했던 이들의 사연은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을 그대로 보여주는 거울이었다. 다행히 국정감사에서 거센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당사자들은 끝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억울함을 벗을 수 있었다. 하지만 서영교 위원장이 지적했듯, 대법원 내부를 향한 시선은 완전히 달라져야 마땅하다. 대법관들에게는 매달 200만 원, 법원행정처장에게는 매달 300만 원씩 격려금이라는 명목의 돈이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애초에 그런 명목의 예산 항목이 존재하지도 않음에도 정기적으로 현금이 살포되던 이 구조는 서민들이 카스타드 몇 개에 법정을 들락거려야 했던 현실과 너무나도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대법원에는 말씀처럼 자꾸 빠져나가지 마시고"라며 강하게 몰아붙인 대목은 정확히 사법부의 이중성을 관통하고 있다. 대법원장은 자신은 그런 걸 주지 않는다고 발뺌하고, 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이 결재하는 것이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꼴이 아주 볼 만했다.

참고인 출석 해프닝 속에 드러난 소통의 부재

질의 도중 김경호 참고인인 변호사가 증언대에 오르는 과정에서 작은 해프닝도 벌어졌다. 서영교 위원장은 "오늘 많이 놀라셨을 것 같습니다"라며 긴장한 참고인을 다독였다. 김경호 변호사가 "제가 인사만 해야 되는데 진술까지 해서 거듭 사과 말씀드립니다"라며 고개를 숙이자, 위원장은 하루 종일 답변해야 한다고 생각했을 그를 배려하며 여야 간의 당황스러움을 매듭지었다. "그렇지만 참고인의 잘못은 아닙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요." 이 짧은 위로의 말 속에는 권위주의에 찌들어 있는 사법 행정의 민낯과 대조되는 인간적인 풍경이 담겨 있었다. 일반 시민이나 참고인은 사소한 절차 하나에도 벌벌 떨며 사과해야 하는데, 법원의 고위직들은 혈세를 쌈푼돈처럼 굴리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이 꾹꾹 눌러 담긴 감정을 자극한다. 참고인을 향한 사과가 오히려 국정감사장의 꽉 막힌 공기를 잠시나마 환기시키는 아이러니한 순간이었다.

대법관 공석 사태와 직무유기의 헌법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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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청권 행사의 지연과 헌법적 의무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경호 변호사의 증언은 이 사안의 본질을 법리적으로 명확하게 후벼 팠다. 그는 최상목 권한대행과 한덕수 권한대행 시절의 헌법재판소 권한쟁의 사건(2025헌라1)과 탄핵 심판 사건(2025헌나9)의 판례를 꺼내 들었다. 헌법기관을 구성할 때는 상호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이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에 해당한다는 논리였다. 이 기준을 현재의 대법관 공석 사태에 그대로 대입해 보면 기가 막힌 결론이 나온다. 지난 1월 21일 대법관 후보 추천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장은 합의를 운운하며 오랜 기간 제청을 지연시켰다. 법원조직법에 규정된 추천 존중 의무를 저버린 채 수개월 동안 자리를 비워 둔 행위는 헌법상 책무를 내팽개친 것과 다르지 않다. 서영교 위원장 역시 "제청처는 직무유기라고 생각합니다. 대법관 제청, 대법관 자리가 오랫동안 비인 것에 대해서 저는 대법원장이라면 그 자리를 꼭 채워야 된다, 빨리 채워야 된다 이렇게 생각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대법원장은 그것에 대해서 전혀 생각하지 않았어요"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최고 법원의 공백을 방치하는 것이 과연 사법 독립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꼼수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반려 이후의 반복된 거부와 벼랑 끝 전술

사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8월 18일 뒤늦게 제청이 이루어졌으나 청와대가 이를 반려했고, 제청이 반려됨에 따라 기존의 효력은 상실되고 다시 헌법상의 제청 의무가 살아났음에도 대법원장은 9월 22일 또다시 거부 의사를 밝혔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에 대해 "헌법적 근거가 없다"며 배수의 진을 치고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해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장은 대법원이 사실상 퇴로를 끊고 버티기에 들어간 것이라고 평가했고, 차진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대통령이 왜 특정 후보 임명을 거부하는지 구체적인 이유를 밝히지 않은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삼권분립의 원리가 권력 기관 간의 무한정 발목 잡기를 위해 존재하던가? 대법관 자리가 반년 넘게 공석으로 남아 전원합의체 판결이 마비되고 그 피해가 고스란히 재판을 받는 일반 시민들에게 전가되는 상황에서, 사법부 수장이 헌법적 근거 운운하며 버티는 모습은 책임 회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국민의힘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하며 정치적 공방을 키우는 동안, 사법 정의의 시계는 완전히 멈춰 서 버렸다.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의 임기 말 갈등이 남긴 상흔

노태악 전 대법관의 퇴임 이후 반년이 넘도록 후임이 채워지지 못한 이 초유의 사태는, 내년 6월 조희대 대법원장의 퇴임 때까지 이 상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측 모두 한 치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아집 속에서 국가의 최고 사법 행정 시스템은 완전히 마비 상태에 빠졌다.

🔥 사법부 독립의 이름으로 포장된 무책임한 권력 투쟁

대법관 제청 지연을 둘러싼 정면충돌은 법원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명목 아래 국민의 기본권을 볼모로 잡는 위험한 도박에 가깝다.

격려금과 특수활동비의 쌈푼돈 논란, 그리고 감사원 보고서의 진실

대법관 1인당 연간 2억 원 보수 외에 흐른 현금 격려금

사법부의 예산 집행 관행은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감사원이 공개한 대법원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2022년부터 2024년 4월까지 대법관들에게 매달 통상 두 차례씩 1인당 평균 200만 원가량의 격려금을 현금으로 지급해 왔다. 대법관들에게는 이미 매월 512만 원에 달하는 특정업무경비가 별도로 주어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와는 별개로 세금으로 채워진 현금이 정기적으로 살포된 것이다. 법원행정처장 역시 사법행정 업무와 대외업무를 핑계로 매달 300만 원씩의 격려금을 챙겨갔다. 2024년 5월부터는 지급 방식이 조금 바뀌어 최소 100만 원에서 최대 400만 원까지 차등 지급되는 형태로 변형되었으나, 연간 총액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이렇게 줄줄 새나간 격려금만 무려 12억 9,900만 원에 달했다.

📊 13억 원에 달하는 현금 격려금, 그 불투명한 자금줄의 의미

서민들은 천 원짜리 간식 하나에 법정에 불려 나가는데, 최고 법관들은 세금으로 조성된 비자금성 격려금을 현금으로 두둑이 챙겨온 셈이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사건과 판박인 예산 집행 구조

김경호 변호사가 지적했듯, 이 사건의 구조는 박근혜 정권 시절 국정원장이 대통령에게 상납했던 특수활동비 사건(2018도20832)과 소름 돋을 정도로 닮아 있다. 현금으로 증빙 없이, 매월 정기적으로 일정액을 상납하듯 나누어 가졌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 충남교육청의 국고금 횡령 관련 판례에서는 국가를 위한 목적이 입증되고 증빙 자료가 존재할 경우 무죄가 선고되기도 했지만, 지금 문제가 되는 법원의 격려금은 국가를 위한 것도 아니요 오로지 사법부 내부의 보신과 특혜를 위한 것이었다. 증빙 자료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아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조차 곤란했다는 대목은 이들이 공적 자금을 얼마나 주머니 속 푼돈처럼 여겨왔는지를 적나라하게 증명한다.

와인 구매와 전산장비 과다 보관에 담긴 방만함

예산 방만 집행의 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법원행정처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업무추진비 카드로 1억 원어치가 넘는 와인을 구매했다. 이 과정에서 주말이나 공휴일, 심지어 23시 이후의 심야 시간에 900만 원이 넘는 돈을 썼으면서도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 대상에 대한 증빙을 누락했다. 50만 원 이상 집행할 때 필수적인 상대방 소속과 성명 기재도 57건이나 누락되었다. 뿐만 아니라 전산장비 유지보수 용역 계약을 맺고도 구두 합의를 핑계로 OS 업그레이드 비용에 6억 5,000만 원을 추가로 퍼부었으며, 예산 소진을 위해 PC 6,131대, 프린터 2,983대, 스캐너 559대를 예비품이라는 명목으로 과다하게 사들여 창고에 쌓아두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팍팍해져만 가는데, 사법부 고위층은 세금으로 와인을 마시고 불필요한 전산 장비를 창고 가득 쌓아두며 방만하게 예산을 낭비해 온 것이다. 이래 놓고도 사법 독립을 외치니 국민들이 헛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

개혁의 대상이 된 사법부, 이제는 성역을 무너뜨려야 할 때

서민의 800원과 고위직의 억대 특혜가 던지는 질문

우리는 지금 법치가 공정하게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시점에 서 있다. 800원짜리 커피 값에 직장을 잃는 경비원과 기사의 삶이 존재하는 한편, 매달 증빙도 없는 현금 격려금을 수백만 원씩 수령하고 세금으로 와인을 마시는 대법관들의 세계가 공존하는 사회는 정상적이지 않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해야 한다지만, 한국의 사법부는 적어도 기득권 카르텔 내부에서만큼은 예외라는 특권을 철저하게 누려왔다. 국정감사장에서 터져 나온 일련의 질의와 폭로들은 단순한 정파적 공방으로 치부될 수 없다. 그것은 수십 년간 고여 있던 사법부라는 거대한 성역에 구멍을 내고, 민주적 통제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거부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다. 법관들이 스스로의 도덕성과 청렴성에 기댈 수 없다면, 헌법과 법률에 따른 엄격한 외부 감시와 제도적 개혁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치적 공방을 넘어 근본적 시스템 재설계로

여당과 야당이 헌법재판소의 권한쟁의 심판이나 탄핵 공세를 두고 벌이는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본질은 하나다. 사법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며, 그 권력은 시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존재해야지 소수의 특권층이 권력 게임을 벌이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대법관 제청 지연 사태를 해결하는 것은 단순히 자리를 채우는 것을 넘어, 무너진 헌정 질서의 신뢰를 회복하는 첫걸음이다.

💭 법의 저울이 진정으로 공평해지는 그날을 그리며

언제까지 우리는 법관들의 양심이라는 모호한 단어에 우리의 상식을 양보해야 할까. 800원짜리 생계형 판결의 냉혹함과 13억 원에 달하는 현금 격려금의 뻔뻔함 사이의 괴리를 목도하면서, 사법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명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 권력은 분립되어야 하지만, 그 어떤 권력도 국민의 상식 위에 군림할 수는 없다. 사법부가 진정으로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 식구 감싸기와 특권의식을 내려놓고, 투명한 예산 집행과 헌법적 책무 앞에 스스로를 벌거벗기는 용기를 보여주어야만 할 것이다.

씁쓸하지만, 이제는 그 불편한 진실을 똑바로 마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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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칼끝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똑똑히 지켜보아야 할 때다. 특권의 성벽에 갇힌 사법부가 스스로 문을 열지 않는다면, 그 성벽을 무너뜨리는 것은 결국 깨어 있는 시민들의 매서운 눈길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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