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사업 리베이트 의혹과 서울시 국정감사 질의 내용을 담은 이번 사안은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선 심각한 구조적 비리 정황을 보여준다. 서울시의 핵심 교통 사업인 한강버스를 둘러싸고 제작업체인 가독중공업에 지급된 사업비에서 브로커가 개입된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됐고, SH 공사 고위 간부가 그 일부를 리베이트로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내부 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하지만 이 중대한 비리 의혹은 철저히 진실이 암장될 위기에 처했으며, 오세훈 서울시장을 둘러싼 책임 공방은 국정감사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한강버스 사업 리베이트 의혹과 서울시의 내부 조사 은폐 정황
가독중공업과 성우이엔지를 둘러싼 수상한 15억 자금 흐름
한강버스 사업은 시작부터 업체 선정 특혜 의혹과 안전성 논란, 그리고 사업성 부족이라는 수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 논란의 밑바닥에서 실제로 터져 나온 것은 돈 문제였다.
한강버스 제작업체인 가독중공업에 지급된 막대한 사업비 가운데 성우이엔지라는 용역 업체가 중간에 브로커 역할을 하며 흘러간 15억 원 정도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업무상 과실이나 행정적 착오로 치부할 수 없는 명백한 금품 수수 의혹이다. SH 공사 책임자가 그 자금의 일부를 리베이트로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서울시의 내부 조사 결과가 존재했다는 사실은 이 사업이 얼마나 곪아 있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공공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에서 이런 비리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시민을 기만한 행위다.
결국 이 의혹은 부실 운영을 넘어 구조적 부패의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업체 선정 과정부터 리베이트 의혹까지 이어진 일련의 흐름은 공공 행정이 특정 세력의 이익을 위해 악용될 수 있음을 증명하는 씁쓸한 단면이다.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추진된 사업이 결국 어디로 향하는지 우리는 똑똑히 지켜봐야 한다.
오세훈 시장 대면보고와 수사 의뢰서 파기 지시 의혹
더 충격적인 대목은 이러한 내부 조사 결과가 오세훈 시장에게 직접 보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의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5년 9월 9일 박재용 당시 감사위원장이 오세훈 시장에게 현안 조사 사항을 대면 보고했고, 이 자리에는 정상훈 당시 행정1부시장도 배석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 자리에서 가독중공업 선정의 불투명성과 커미션 의혹이 분명히 보고되었다.
이후 2025년 9월 12일 전후로 실제 수사 의뢰서가 작성되어 오세훈 시장에게 전달되었을 것이라는 정황이 드러났다. 서울특별시 공무원의 직무 관련 범죄 고발 규정 제7조에 따르면 실제 고발이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관련 기록은 반드시 관리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사 의뢰서와 관련 보고 자료들이 폐기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행정판 진실 암장 사건이라고 불려도 할 말이 없는 대목이다.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지하고 수사 의뢰서까지 만들었으면서, 이를 은폐하고 자료를 파기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를 넘어선 조직적 은폐 공작이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서울시 행정이 마감 시한과 정치적 일정에 쫓겨 진실을 덮는 데 급급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선거와 운행 일정을 위한 진실 은폐 시나리오
도대체 서울시는 왜 이 명백한 비리 의혹을 덮으려 했을까. 그 해답은 당시 숨 가쁘게 돌아갔던 한강버스 운행 일정에서 찾을 수 있다.
2025년 9월 18일 한강버스가 운행을 개시했고, 이어 잔고장이 속출하자 9월 29일 무승객 시범 운행을 거쳐 11월 1일자로 운행이 재개되는 숨 가쁜 일정이 이어지고 있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고 선거와 행정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에서 한강버스 사업 비리까지 터져 나오면 정권과 시정에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정치적 계산이 작용했을 공산이 크다. 9월 30일 감사위원장이 수사 의뢰서를 포함한 모든 자료를 파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은 이러한 일정 압박 속에서 나온 필사의 은폐 시도로 읽힌다.
결국 시민의 안전과 혈세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성과와 일정이 더 소중했던 셈이다. 문제가 터졌을 때 정면으로 바로잡지 않고 일단 숨기고 보자는 식의 행정 태도는 신뢰를 완전히 무너뜨린다. 진실을 밝혀야 할 자들이 오히려 진실을 파기하는 데 앞장섰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의 심각성은 절대 가볍지 않다.
서울시 국정감사장에서 벌어진 책임 회피와 기억 상실 공방
기억이 안 난다로 일관하는 오세훈 시장과 정상훈 부시장
국정감사장에 선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상훈 행정부시장 직무대리의 태도는 그야말로 무책임함의 극치였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과 김영배 의원이 구체적인 날짜와 보고 내용을 들이밀며 추궁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한결같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였다.
불리한 순간마다 모든 기억을 상실하는 특유의 화법이 다시 한번 도졌다.
정상훈 행정1부시장은 9월 9일 대면 보고 당시 나누었던 이야기에 대해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발뺌했고, 수사 의뢰서 작성을 지시했는지 여부에도 "솔직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오세훈 시장 역시 9월 12일 수사 의뢰서에 대해 보고받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기억을 지금 할 수가 없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자신들에게 불리한 핵심 증거 앞에서 단체로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한 모습은 국감장을 지켜보던 이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공직 사회의 최고 책임자들이 이토록 중요한 비리 의혹 보고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말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직무 유기나 다름없다. 알면서 모르는 체하는 것인지, 정말 무능해서 기억을 못 하는 것인지 둘 중 하나라면 어느 쪽이든 서울시정을 이끌 자격이 없다. 변명으로 일관하는 그 태도 자체가 이미 진실을 숨기고 있다는 방증이다.
풍문에 불과하다는 핑계로 수사 의뢰를 미룬 옹색한 변명
오후 보충질의에서 공방은 더욱 치열해졌다. 김영배 의원이 수사 의뢰를 왜 하지 않았냐고 몰아붙이자, 오세훈 시장은 해당 사안이 "확정적인 사안이 아니고 의혹이 있는 풍문에 불과한 사건"이라며 한 발 물러섰다.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구체적인 진술과 수사 의뢰서까지 만들어졌던 사안을 한낱 풍문으로 치부하려는 얄팍한 꼼수였다.
공인이자 서울시의 수장이뱉는 단어의 무게를 모를 리 없는 사람이, 불리한 국면을 모면하기 위해 일부러 '풍문'이라는 단어를 반복하며 사건의 심각성을 깎아내린 것이다. 가독중공업 관련해서는 그 뒤로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조사한 내용이 단 하나도 없으면서 풍문 운운하는 것은 명백한 어불성설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감사원 감사 청구 핑계를 대고, 그마저도 당일 각하되자 손을 놓고 있던 모습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진실을 밝힐 의지가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감사원 각하 이후 즉시 수사 의뢰를 진행했어야 했다. 자신들이 보고받고 지시했던 내용마저 소설 취급하며 회피하려는 태도는 스스로 부패의 고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자백과 다름없다. 책임지기 싫어 꼬리를 자르는 모습은 정치인으로서 가장 비겁한 처사다.
감사원 감사 각하 뒤에 숨어버린 서울시의 무대응
오세훈 시장은 감사원에 공익감사 청구를 먼저 진행했고 해당 의혹을 감사원이 볼 것으로 판단했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그 감사 청구는 당일에 바로 각하되었다.
감사원이 감사를 각하했으면 서울시 자체적으로 감사위원회를 가동하거나 곧바로 수사 의뢰를 진행하여 진상을 규명하는 것이 행정의 상식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그 이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감사 안 할 방법이 없지 않냐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조사는 방치한 채 시간만 끌어온 것이다. 문제가 불거지자 마지못해 "조만간 수사 의뢰를 하든 고소를 하든 하게 될 겁니다"라는 무책임한 답변을 던지는 모습은 사태를 모면하기 위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처음부터 수사 의뢰와 감사원 청구를 동시에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정작 감사원이 물러나자 수사 의뢰는 감감무소식이었던 이유는 명백하다. 애초에 수사를 진행할 의도 따위는 없었고, 어떻게든 시간을 끌며 덮어보려는 속셈이었음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이다. 서울시 행정이 공공의 이익이 아니라 특정 세력의 방패막이로 전락한 셈이다.
감사원 시스템의 허점과 한강버스 선박 안전사고의 민낯
감사원 감사의 한계와 수사 의뢰 누락의 악순환
이번 사태는 비단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감사 시스템 전체의 구조적 한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처분을 내릴 때 범죄 혐의가 포착되면 당연히 수사기관에 의뢰해야 마땅하다.
하지만 현실은 감사를 대충 얼버무리고 기각하거나, 명백한 비리 정황이 있음에도 수사 의뢰를 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보수 신문을 봤어. 아니, 감사했더니 아무것도 안 나와 가지고 하하 했어.
그러니까 수사 의뢰를 안 한 거야"라는 자조 섞인 지적처럼, 감사가 면죄부를 주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구조다. 서울시의 자체 조사 보고서에는 명백히 별도의 수사가 필요하다고 적시되어 있었음에도, 감사 청구가 기각되었다는 이유로 수사까지 함께 묻혀버리는 모순이 발생했다.
자치단체 감사위원회나 감사원이 권력의 눈치를 보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그 피해는 온전히 시민들에게 돌아간다. 비리가 발견되면 성역 없이 파헤쳐야 할 감사 기관들이 오히려 권력의 방패막이나 면죄부 발급소로 전락한다면, 이 나라에 정의는 설 자리가 없다. 시스템을 이따위로 망가뜨린 이들에 대한 철저한 단죄가 필요한 이유다.
잇따른 좌초 사고와 '좌주'라는 기괴한 용어 정비 지침
비리 의혹뿐만 아니라 한강버스 사업 자체의 안전성과 부실 운영도 심각한 수준이다. 2022년부터 2026년 9월까지 집계된 선박 사고 현황 데이터를 보면, 이 사업이 얼마나 위험천만한지 알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이큐투즈(러브크루즈호)'와 '한강버스(102호)'가 저수심에 걸려 잇따라 좌초 사고를 일으켰다.
2026년 3월 28일 반포대교 하류 측에서 '이큐투즈'가 저수심에 걸려 좌주되었고 승객 359명 전원이 구조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앞서 2025년 11월 15일에도 '한강버스(102호)'가 잠실 한강버스 선착장 인근 저수심에 걸려 승객 82명이 구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배가 수심이 얕은 곳에 얹히는 사고가 반복되는데도, 서울시는 안전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엉뚱한 짓에 몰두했다.
서울시장이 각 자치구에 발송한 공문을 보면 가당치도 않은 지시가 담겨 있다. '한강 선박 사고 매뉴얼 수립 및 용어 사용 철저'라는 명목으로, 사고 보도나 공식 문서에 '좌초'라는 단어를 쓰지 말고 '좌주'라는 표현을 쓰도록 지시한 것이다.
배가 바닥에 걸려 위험에 빠진 본질은 똑같은데, '좌초'라는 무서운 단어가 주는 정치적 타격과 여론의 악화를 막기 위해 말장난이나 치고 앉아 있는 꼴이다.
안전보다 이미지 정치가 우선인 서울시의 뻔뻔함
승객 수백 명이 위험에 처해 구조되는 대형 사고가 터졌는데, 시장이라는 자가 내놓은 대책이라는 게 선박 사고 용어를 '좌초'에서 '좌주'로 바꾸라는 지시였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용어를 바꾼다고 해서 배가 바닥에 걸려 옴짝달싹 못 하는 현실이 사라지기라도 한단 말인가. 시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오세훈 시장의 정치적 이미지와 행정 실적 포장이 훨씬 더 소중하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이것이 바로 현재 서울시 행정의 민낯이다. 부실한 사업 추진으로 예상을 뛰어넘는 세금을 낭비하고, 리베이트 의혹으로 얼룩졌으며, 잇따른 사고로 시민의 목숨을 위협하면서도, 그저 언론에 나가는 단어 하나 단속하며 은폐하기 바쁘다. 배가 가라앉는 판에 용어 타령이나 하는 한심한 작태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다.
한강버스 사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 끼워진 첫 단추였다. 부패와 무능, 그리고 은폐로 점철된 이 거대한 스캔들은 반드시 법의 심판대 위에 올라와야 한다.
진실을 덮으려 할수록 그 추악한 실체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날 뿐이다.
❓ 자주 묻는 질문
Q. 한강버스 사업비와 관련해 어떤 비리 의혹이 제기되었는가?
제작업체인 가독중공업에 지급된 사업비 중 성우이엔지라는 용역 업체를 거쳐간 15억 원 가량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포착되었으며, SH 공사 고위 간부가 이 중 일부를 리베이트로 받았다는 서울시 내부 조사 결과가 존재했다.
Q. 오세훈 서울시장은 수사 의뢰와 관련해 어떤 태도를 보였는가?
국정감사장에서 오세훈 시장은 관련 보고를 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일관했으며, 수사 의뢰서 작성 지시나 내용에 대해서도 모른다고 발뺌하며 해당 사안을 단순한 '풍문'으로 치부했다.
Q. 한강버스 선박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가 내린 지시는 무엇인가?
잇따른 저수심 좌초 사고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안전 대책 마련 대신 공식 문서와 매뉴얼에서 '좌초'라는 용어를 쓰지 말고 '좌주'라는 표현을 쓰도록 지시하여 사건을 축소하려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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