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한 편의 예술 작품에 대한 비평의 수준을 넘어섰다. 우리 사회가 지금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현실 부정'의 정치적 공학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나 다름없다.
대중문화와 정치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하는 이 해괴한 현상을 보며, 우리는 지금 이라는 키워드 아래 숨겨진 본질적 위험을 직시해야 한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실체 없는 음모론의 정체
영화의 실제 내용과 배제된 음모론
허진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 '암살자들'은 제작 단계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하지만 이 영화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육영수 여사를 직접 암살했다는 식의 음모론을 담고 있다는 주장은 애초부터 성립할 수 없는 이야기다. 허진호 감독 본인 역시 "그것은 앞뒤가 안 맞는 음모론"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으며,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근거 없는 서사는 철저히 배제했음을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일각의 극우 진영에서는 이 영화를 마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거나 국가 정통성을 뿌리째 흔드는 위험한 선동물로 규정하고 있다. 팩트와 영화적 허구 사이의 간극을 논리적으로 좁히려는 노력은 찾아볼 수 없다. 오직 그들이 설정해 둔 프레임에 영화를 억지로 끼워 맞추며, 없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조작하는 행태가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영화적 진실보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영화를 이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가 그들에게는 훨씬 중요한 문제인 셈이다. 결국 그들이 분노하는 대상은 '영화라는 창작물' 자체가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확증 편향을 강화해 줄 먹잇감이 필요했던 것이고, '암살자들'이라는 제목이 가진 자극성을 이용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정치적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관객들이 실제로 영화를 보든 보지 않든, 그것은 그들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다. 왜곡된 프레임이 대중에게 각인되는 순간, 그 목적은 이미 달성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배우 유해진을 향한 비상식적 공격의 실체
상황이 이쯤 되자 영화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 씨를 향한 도 넘은 공격이 시작되었다. 특히 유해진 씨의 자택 앞에서 벌어진 보수 단체의 항의 집회는 그 수준이 상상을 초월한다. 주택가 한가운데에서 벌어진 이 시위는 시민의 평온한 일상을 파괴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출연 광고 불매 운동과 인신공격까지 서슴지 않았다. 개인의 거주지까지 찾아가 가해지는 이러한 물리적·심리적 위협은 민주 사회에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폭력이다. 소속사가 결국 엄정 대응을 예고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연예인은 대중의 평가를 받는 직업이지만, 그것이 곧 불특정 다수로부터의 위협을 감수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자신의 SNS를 통해 "창작자에 대한 신변 위협은 민주주의 파괴"라고 지적한 것은 이번 사태를 단순히 연예계의 해프닝으로 보지 않겠다는 경고다. 경찰청 등 관계 당국에 영화 관계자와 배우에 대한 안전 조치 및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요구한 것은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였다.🔥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집단 광기
유해진 배우의 거주지 앞까지 찾아가 벌인 행태는 논리적 비판이 아닌 명백한 이다. 그들은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거나, 혹은 자신들이 상상한 음모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개인의 일상을 파괴하려 든다.
정치적 목적을 위한 역사적 왜곡과 선동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의 육영수 생가 방문
이번 사태의 심각성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면서 정점에 달했다. 그들은 육영수 여사의 생가를 찾아가 '암살자들' 영화를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는 영화라고 규정짓고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다.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가 총출동한 이 퍼포먼스는, 영화의 내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전형적인 '정치적 쇼'였다. 그들이 주장하는 '대한민국 정통성 부정'이라는 프레임은 영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가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이러한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지지층을 향한 강력한 메시지 전달 수단이다. "우리가 이렇게 우리 역사를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서사를 만들어냄으로써, 실체 없는 논란을 실제의 위기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이는 대의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고 유권자를 기만하는 고도의 정치 공학적 선동이다. 영화 '암살자들'은 그저 영화일 뿐이다. 그러나 정치가 이 영화를 '정쟁의 도구'로 활용하기 시작했을 때, 영화는 더 이상 예술로 기능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영화는 검열의 대상이자, 적대감을 표출하기 위한 화풀이판이 되었다. 이러한 행태는 우리 사회가 얼마나 경직되어 있고, 정치권이 얼마나 반지성적인 선동에 의존하고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현실 부정을 기반으로 한 극우 포퓰리즘의 확산
전 세계적인 현상을 살펴보면 한국의 상황은 더욱 우려스럽다. 현재 G7 국가 중 6개국이 극우가 집권했거나 집권 가능성이 있는 정당을 가지고 있다. 유럽과 남미 등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극우 포퓰리즘의 공통점은 놀랍게도 '현실 부정'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 편향'이 정당의 정책 기조가 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팩트를 왜곡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졌다. 한국의 상황 역시 이 세계적인 흐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영화 '암살자들'을 향한 근거 없는 비난은 전형적인 '현실 부정적 선동'의 예시이다. 영화가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자신들의 주장과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공격한다. 이런 흐름은 단순히 영화 한 편에 대한 소동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인 '합리적 토론'이 사라진 자리에 '광기 어린 음모론'이 들어차고 있는 것이다.📊 데이터로 읽는 극우의 위협
세계 7대 주요국(G7) 중 6개국에서 극우 세력이 집권하거나 정부 구성을 시도하는 등 전례 없는 우경화 파도가 몰아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현실을 부정하고 자기만의 세계관을 관철하려는 대중적 욕망'이 정치권에 의해 정교하게 조종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도 이 흐름의 예외가 아니기에, '암살자들' 논란을 그저 가벼운 소동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왜 민주 정부의 수호가 세계사적 과제인가
민주주의의 최후 방어선으로서의 한국
전 세계적으로 극우화가 진행되는 와중에 한국의 민주 정부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막중하다. 유럽부터 북미, 남미까지 불어닥친 극우 포퓰리즘의 광풍 속에서 한국은 그 흐름을 막아낼 최후의 방어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사적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리지 않고 제자리를 지키는 것은 국제적인 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는 데 핵심적인 변수다. 그렇기에 현시점에서 이재명 정부가 추구하는 가치와 정책적 방향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극우 세력이 대중의 불안을 먹고 자라나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폭력을 정당화하는 지금, 민주 정부는 더욱 단호하고 합리적인 통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실패해서는 안 된다는 압박감은 우리 사회가 가진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그에 따른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이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논란은 우리 사회가 가진 민주주의적 근육을 시험하는 테스트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이 근거 없는 음모론에 휘둘려 창작자를 공격하고, 정당이 선동에 앞장서는 것을 용인한다면 민주주의는 한순간에 퇴보할 수 있다. 영화를 영화로 보고, 정치를 정당한 논리로 평가하는 기본적인 시민 의식이 절실한 이유다.결론: 반지성주의를 이기는 길
영화 '암살자들'을 향한 집단적 광기는 결국 우리 사회의 반지성주의가 어디까지 도달했는지를 보여준다. 팩트보다는 프레임이, 합리적 비판보다는 집단적 위협이 우선시되는 현실은 대단히 위험하다. 배우 유해진을 향한 공격은 그저 시작일 뿐이며, 우리가 이를 제대로 방어하지 못한다면 또 다른 희생양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 민주주의는 타인의 생각과 문화적 취향을 존중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비록 영화의 내용이 본인의 정치적 신념과 다르더라도, 그것이 위법하지 않다면 존중하고 비판의 영역에서 다루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비판이 아닌 '말살'을 택했다. 우리는 이제 이런 비상식적인 압박에 맞서야 한다. 그것이 이 시대의 상식인들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이자,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 에디터의 깊은 단상
영화를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지, 권력을 가진 이들이 미리 재단하고 낙인찍을 일이 아니다. 장동혁 대표와 지도부의 그 요란했던 생가 방문과 비난은 실로 낯 뜨거운 장면이었다.
진정으로 대한민국 정통성을 걱정한다면, 국민의 일상을 위협하는 시위 현장을 찾아갈 게 아니라 법과 상식이 바로 서는 사회를 만드는 데 힘써야 하지 않을까?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는 태도로는 결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언젠가부터 우리 정치는 토론이 사라지고 비난만 남았다. 유해진이라는 한 배우의 인권을 짓밟으며 얻는 정치적 이득이 얼마나 크기에 그들은 이렇게까지 무리수를 두는 것일까.
대중들은 생각보다 똑똑하다. 아니, 적어도 영화를 보고 그 내용을 파악할 능력은 충분히 있다.
대중을 가르치려 들거나 겁박하려 하지 말고, 당당하게 정책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낡은 이념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정치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영화 논란이 다시 한번 증명해주고 있다.
앞으로의 정국이 어떻게 흘러갈지, 또 얼마나 많은 '가짜 음모론'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씁쓸하지만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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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영화 한 편의 논란 뒤에 숨겨진 거대한 시대적 파고를 목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과연 우리는 이 반지성주의의 시대를 어떻게 건너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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