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에서 누군가의 지지 철회 선언이 이토록 뼈아프게 다가온 적이 있었나 싶다. 📉 최배근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공식적으로 등을 돌렸다.
단순히 "실망했다"고 입맛을 다신 수준이 아니다. 과거 자신이 이재명을 믿고 지지해달라고 머리 숙여 부탁했던 수많은 사람들에게 직접 고개를 숙이며 "내가 속았다"고 고백했다.
이 한마디는 단순한 진영 간의 이탈을 넘어, 한 시대의 개혁을 함께 꿈꿨던 이들이 마주한 거대한 배신감의 실체를 그대로 보여준다.

최배근 교수의 지지 철회와 이재명 정부의 변질
내가 알던 사람은 어디에 갔는가
최배근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거두어들이며 던진 발언은 진영의 경계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애초에 최 교수는 이 정권을 향해 칼날을 겨누던 인물이 아니었다. 오히려 가장 앞에서 신뢰를 보냈고, 방송과 강연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이재명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던 이였다. "만약 개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내가 가장 먼저 비판의 최전선에 서겠다"던 약속을, 그는 정말로 지키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과거 사석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직접 마주 앉아 나눴던 개혁의 청사진과 지금 정권이 보여주는 행보는 완전히 다른 길을 걷고 있다. 개혁의 내용과 목표가 정권 2기로 넘어오면서 소름 돋을 정도로 변질되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내가 믿었던 사람이 어느 순간 완전히 다른 얼굴을 하고 권력의 꼭대기에 앉아 있을 때, 지지자가 느낄 수 있는 공포는 단순한 분노 그 이상일 것이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과연 권력은 사람을 바꾸는 것인가, 아니면 애초에 보여주었던 모습 자체가 타협을 위한 가면이었을까. 최 교수가 지지자들에게 남긴 사과는 정치적 수사가 아니라, 자신이 저지른 선의(善意)의 정치적 실수를 바로잡기 위한 처절한 반성에 가까웠다.대동세상의 실종과 허울뿐인 반성문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발표된 대통령의 대국민 반성문은 일말의 기대를 품게 하기에 충분했다. 성장과 발전의 과실을 함께 누리는 '모두가 함께 잘 사는 대동세상'을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고백은 꽤 진중해 보였다. 그러나 그 반성의 유통기한은 추석 연휴가 끝나기가 무섭게 바닥을 드러냈다. 뒤이어 이어진 인사 인선과 후속 조치들을 지켜보면서, 이것이 진정한 성찰이 아니라 성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시간 벌기용 제스처'였음을 확인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치로 확인되는 민심의 경고등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너지경제신문 의뢰, 전국 유권자 2,511명 대상)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43.0%까지 떨어지며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는 54.1%로 오차범위 밖의 격차를 보였다.
5주 연속 하락세를 그리는 동안 정부는 뚜렷한 반전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사의 실패와 양극화 해소의 방치
개혁에 대한 무관심은 곧바로 인사 실패로 이어졌다. 사회적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뼈를 깎는 제도적 개혁이 필수적이지만, 어째서인지 정권 주변에는 개혁과 거리가 먼 인물들이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과거 사석에서 "나를 속이고 정치를 할 수는 없다"며 개혁의지를 다지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정작 등용된 이들은 개혁의 본질과 동떨어진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결국 인사와 정책의 괴리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 그토록 갈망했던 검찰 개혁이나 민생 살리기 같은 상징적인 과제들을 모두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만들었다. 최배근 교수가 "이재명 정권에서는 대동세상이 오지 않는다"고 단언하며 남은 생을 걸고서라도 이를 장담하는 이유는 바로 이 뼈아픈 인사의 악순환을 직접 목격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바뀌지 않으니 정책이 바뀔 리 없고, 정책이 바뀌지 않으니 국민의 삶이 나아질 리 만무하다.내란 세력의 부활과 민주당의 '좀비화'
민주당 정권이 다시 살려낸 적폐
가장 참담한 대목은 따로 있다. 정권의 개혁 실패가 불러온 나비효과는 엉뚱한 곳에서 터져 나왔다. 마땅히 역사적 심판을 받고 해체되거나 철저하게 반성해야 마땅한 내란 세력과 보수 야권이 오히려 정기국회 국정감사 장에서 당당한 목소리를 내며 부활하고 있다. 스스로 살아난 것이 아니다. 민주당 정권이 무능과 실책으로 산소호흡기를 쥐여주며 다시 살려낸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정치적 패배를 넘어선 역사적 죄악에 가깝다. 정권을 창출해 준 주권자들에게 보여준 가장 뻔뻔한 배신이다. 정권이 개혁의 동력을 잃고 방황하는 사이, 야권은 정권의 실책을 파고들며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고, 국민들은 지옥 같은 양극화 속에서 또다시 거대 양당의 무기력한 싸움을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김민석 체제의 무능과 통합 리더십의 빈곤
이 거대한 위기의 중심에는 무기력의 극치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 지도부, 특히 김민석 대표 체제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 역대 민주당 당대표들 가운데 이렇게까지 존재감이 희미하고 무능했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당대표의 안중에는 오로지 2030년 대권 주자가 되는 것 외에는 다른 목표가 없어 보인다. 사심이 가득한 리더십에 통합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당정이 발을 맞춰 개혁의 고삐를 죄어야 하는 순간에도, 김민석 체제는 끊임없이 정치적 장난질이나 치며 눈치 보기 급급하다. 파병 문제 등 국가적 중대사 앞에서 여당이 대통령의 짐을 덜어주기는커녕 협상력을 깎아먹는 모습을 보일 때, 국민들이 느끼는 피로감은 극에 달한다.🔥 거대 여당은 어쩌다 '좀비'가 되었나
개혁은 동력을 잃었고, 당은 제 역할을 상실했다. 이재명 정권의 실책과 김민석 체제의 무능이 화학적으로 결합하면서 민주당은 사실상 '좀비 정당'으로 전락했다.
거대 여당의 이름만 남았을 뿐, 정권이 흔들릴 때 목소리를 내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기능은 완전히 마비되었다.
존재감을 상실한 거대 여당의 자화상
국민의 눈에 지금의 민주당은 보이지 않는다. 거대 야당의 공세에 맞서 선명한 비전을 제시하기는커녕, 당내 권력 지형 다툼에 눈이 멀어 곁가지 권력들과 야합하기 바쁘다. 당대표가 되고 나서 한 일이 무엇인지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이런 무능한 진용을 데리고 다가오는 총선을 치르겠다는 것은 국민을 상대로 러시안룰렛을 하는 것과 다름없다. 정치가 이 지경이 되도록 방치된다면, 다가올 미래는 뻔하다. 국민은 더 이상 민주당에 기대어 희망을 품지 않을 것이며, 정권 심판의 칼날은 결국 정권 전체를 겨누게 될 것이다.이재명 대통령의 SNS 글과 '무극파' 프레임의 모순
무책임한 극단주의라는 이름의 낙인
비판의 목소리가 정권 내부에서 터져 나오자,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장문의 글을 올리며 반격에 나섰다. '무책임한 극단주의', '근거 없는 선동', '혹세무민', 아예 '무극파'라는 새로운 이름까지 만들어 비판자들을 규정하고 나섰다.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도 없이 단정하고 억측하는 행태를 멈추라는 경고였다. 하지만 그 글을 한 자 한 자 뜯어보면 기묘한 모순이 얼굴을 내민다. 대통령 본인은 근거 없는 단정과 억측을 경계하자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글의 후반부로 가면 비판자들의 동기를멋대로 재단하기 시작한다 — "개혁 성과를 독차지하고 싶은 이기심"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상대방의 내면을 추정하고, 자기가 만든 잣대로 남을 재단하지 말라면서, 정작 본인의 글은 정확히 그 '무극파적 행동'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토론의 실종과 비판자 지우기
이 현상은 비단 대통령의 글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용민 의원이나 추미애 전 장관, 박은정 의원 등을 둘러싼 당내 논쟁에서도 똑같이 반복된다. 누군가가 특정 인사의 과거 경력이나 검찰 수사권 축소 반대 전력 같은 구체적인 사실을 들어 문제를 제기하면, 정권 주변에서는 그 주장의 허점을 논리적으로 깨려고 하기보다 "극단적이다", "분열을 조장한다", "이기적이다"라는 딱지를 먼저 붙인다. 이것은 토론이 아니다. 근거 대 근거, 자료 대 자료로 맞붙어야 할 자리에 '태도 검열'과 '진영 논리'가 난무하는 꼴이다. 비판의 내용이 타당한지 따져보는 대신, 비판하는 사람의 태도를 문제 삼아 입을 틀어막으려 드는 순간, 정권은 스스로 소통의 문을 닫아걸게 된다.코어에서 제외하는 마술과 지지율 100%의 환상
여권 핵심부에는 놀라운 '마술'이 하나 존재한다. 지지율이 하락하고 비판이 쏟아져도 핵심 지지층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최배근 교수처럼 상징적인 인물이 지지를 철회하는 사태가 벌어지면, 이들은 당황하는 대신 놀라운 정화 능력을 발휘한다. 바로 '코어에서 제외하기' 마술이다. 정부 정책에 반대하면 코어에서 제외. 대통령의 방향을 비판하면 코어에서 제외. 최배근처럼 지지를 철회하면 당연히 코어에서 제외. 그렇게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을 하나씩 방 밖으로 내보낸 뒤, 방 안에 남은 소수의 사람들에게 묻는다. "대통령을 지지하십니까?" 당연히 남은 이들은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100명이 있던 방에서 90명이 문을 박차고 나가도, 남은 10명만 바라보며 "지지율 100%"라고 외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방이 텅 비어가고 있다는 현실을 외면한 채 숫자의 마술에 도취되어 있는 동안, 진짜 핵심 지지층은 조용히 등을 돌리고 있다. 진정한 지지자는 무조건적인 박수를 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정권이 잘못된 길로 갈 때 가장 먼저 매를 드는 사람이다.권력의 오만과 민주주의의 위기
사실을 테이블 위에 올릴 용기
정치에서 가장 위험한 순간은 권력이 자기 판단에 의문을 품는 사람들을 늘려갈 때가 아니라, 그 사람들을 설명할 '새로운 이름'을 지어내기 바쁠 때 찾아온다. 이름을 붙여버리면 더 이상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일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원래 과격하니까", "저 사람은 이기적이니까"라는 식으로 치부해 버리면 그만이다. 그러나 김용민이 제기한 팩트가 틀렸다면 자료로 반박하고, 추미애의 해석이 허구라면 다른 데이터를 가져와 깨면 된다. 최배근이 지적한 데이터가 조작되었다면 그것을 증명하면 될 일이다. 대통령에게 유리한 사실과 불리한 사실을 똑같이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검증하는 것, 그것이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기본 방식이다.💭 에디터의 단상 : 들리지 않으면 고칠 수도 없다
사람은 누구나 틀릴 수 있다. 대통령도 국회의원도, 유튜버도 교도관도 모두 실수를 저지른다.
그래서 민주주의라는 제도를 만들어 놓고 서로 견제하며 고쳐 나가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권력이 가장 견고해 보일 때가 사실은 가장 취약한 순간이라는 아이러니를 역사는 증명해 왔다.
비판의 목소리를 '이기심'이나 '무극파'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바깥으로 밀어내기 시작하면, 결국 남는 것은 아첨하는 목소리뿐이다. 그 텅 빈 방 안에서 홀로 완벽하다고 착각하는 사이, 민심의 바다는 이미 정권을 향해 거센 파도를 일으키고 있다.
최배근 교수의 지지 철회는 단순히 한 학자의 변심이 아니다. 그것은 이 정권이 스스로 귀를 닫아버린다면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는지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경고음이다.
이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해서 이름을 붙이며 배척하는 정치를 고집한다면, 다가올 심판의 날에 변명할 기회조차 사라질지도 모른다. 📉
틀릴 수 있는 용기와 성찰의 부재
정권이 성공하려면 '일 잘하는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성찰하는 태도'다. 디테일을 챙기는 행정적 유능함이 국민의 삶을 잠시 편하게 만들 수는 있을지언정, 사회적 대타협과 통합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 성과는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다. 지금 이재명 정권에 필요한 것은 더 세련된 낙인찍기가 아니라, 뼈를 깎는 자기성찰이다. 지지자들이 왜 등을 돌리는지, 왜 개혁의 동력이 꺼져가는지, 그 불편한 진실을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가 없다면 이 정권이 약속했던 '대동세상'은 영원히 오지 않을 허상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이 글이랑 같이 보면 좋은 글
우리가 바란 것은 완벽한 권력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고칠 줄 아는 상식적인 정권이었다. 그 상식의 문턱에서 자꾸만 멀어져 가는 지금의 풍경이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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