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과 사법 시스템을 바라보며 느끼는 피로감은 단순히 특정 사건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불안감, 이른바 ‘코어 붕괴’가 시작된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다. 법이 약자를 보호하기보다 권력의 도구로 전락하고, 공감 능력을 상실한 정치인들이 서로를 장애물로만 규정하는 작금의 현실은 대단히 위태롭다. 최근 지지율 급락과 민심의 이탈 현상 역시 결국 이러한 코어 붕괴에서 비롯된 결과라 볼 수 있다. 뇌과학에서 말하는 ‘거울 세포’의 퇴화처럼, 상대를 인간이 아닌 도구로 보는 시선이 정치의 본질을 어디까지 타락시킬 수 있는지 그 민낯을 파헤쳐 본다.

법의 본질, 누가 우리를 지키는가
국가로부터 개인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
정필승 변호사는 “법은 나쁜 놈들로부터 우리를 지켜준 게 법이 아니에요. 법은 국가로부터 나를 지켜주는 게 법이에요”라고 일갈한다. 우리는 흔히 법이 범죄자를 처벌하는 정의의 칼이라고 믿지만, 역사적으로 법은 권력을 가진 국가의 침익적 행태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방어선이었다. 조세법률주의가 그렇고, 죄형법정주의가 그렇다. 법에 정해진 명확한 근거가 없다면 국가는 내 재산을 가져갈 수도, 내 몸을 강제로 징역 살릴 수도 없다. 문제는 이 방어선이 무너질 때 발생한다. 국가 형벌권이라는 강력한 힘을 특정 기관이 독점하고, 그 기관이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순간 법은 개인을 지키는 방패가 아니라 시민을 공격하는 흉기가 된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검찰이 누려온 무소불위의 권력은 권력 분립이라는 민주주의의 대원칙을 정면으로 위배해왔다. 과거 박근혜 정부 시절 검찰의 신뢰도가 법원보다 높았던 기현상은, 사실 검찰이 권력의 칼자루를 쥐고 휘두르는 과정에서 형성된 착시였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등장 이후 그 신뢰도는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다. 이제 우리는 법의 본질을 다시 질문해야 한다. 검찰이 쥐고 있는 수사권과 기소권이 과연 국민의 인권 보호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정적을 제거하고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도구인지 말이다. 법치주의는 국가가 개인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달려 있지, 국가가 범죄를 얼마나 잘 적발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되었다. 2026년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통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폐지된 것은, 검찰이 독점해온 국가 형벌권의 공정성을 되찾기 위한 고육지책이자 필수적인 개혁의 첫걸음이다.검란(檢亂)이 남긴 뼈아픈 교훈과 조국 사태
정필승 변호사는 조국 사태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정치 검찰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그는 “군대 쿠데타는 실패했는데 검란은 성공했어요”라는 뼈아픈 농담을 던진다. 검찰이라는 조직이 하나의 정치 세력이 되어, 자신들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사법 질서를 유린하는 과정은 우리에게 충격적인 학습 경험을 제공했다. 일반 국민들은 수사기관이 ‘이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덤비면 빠져나갈 길이 없다는 사실을, 그저 막연한 공포로만 간직해왔다. 그러나 조국 사태는 그 공포가 실재하며, 검찰이 언제든 법을 무시하고 자의적인 표적 수사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온 국민이 목격하게 만들었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었다. 검찰이 어떻게 정보를 독점하고, 언론을 이용해 여론을 재단하며, 별건 수사를 통해 상대를 굴복시키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었다. 우리는 그 과정에서 검찰이 국가의 녹을 먹는 공복이 아니라, 스스로 권력의 정점에 서려는 또 다른 내란 세력일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러한 현실에서 검찰의 신뢰도 문제는 매우 복합적이다.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이 겹치며 여전히 검찰을 경찰보다 더 신뢰한다는 응답이 우세하지만, 이는 경찰에 대한 불신일 뿐 검찰에 대한 본질적 신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명확히 분리하여, 서로 견제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검란의 재발을 막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수사를 담당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기소·공소를 전담하는 공소청의 신설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정치 검찰이라는 괴물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은 검찰이 형사사법권을 독점하고 휘두르는 동안 사실상 '검찰 국가'에 가까운 형태를 띠게 되었다. 수사와 기소를 한 기관이 독점하는 구조 아래서는 객관적인 증거보다 검사의 주관적인 판단이 우선시되기 쉽다. 이는 민주적 통제를 벗어난 괴물이 되었으며, 시민들에게 법은 지키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해야 할 대상이 되어버렸다. 이 굴레를 끊어내지 못한다면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는 언제든 검찰의 손아귀에 의해 질식할 수 있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는 단순히 권한 축소가 아니라, 사법 체계의 정상화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권력의 뇌과학, 공감 능력이 사라진 이유
거울 세포의 퇴화와 도구화된 인간
뇌과학에는 ‘거울 세포(Mirror Neurons)’라는 개념이 있다. 상대방의 행동을 보거나 그 의도를 파악할 때, 우리 뇌의 특정 세포가 마치 내가 직접 행동하는 것처럼 똑같이 반응하며 공감하게 만드는 체계다. 하지만 권력을 잡은 이들에게서 이 거울 세포가 퇴화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왜일까? 권력을 가진 자는 타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생존을 위해 남의 의도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타인의 고통이나 감정을 시뮬레이션할 기제 자체가 퇴화하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사람이 '장애물'과 '도구'로 나뉘는 현상은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권력은 한번 잡으면 나눌 수 없으며, 자신을 세워준 권력조차 용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을 패하게 만들 수도 있는 존재라는 두려움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조선 시대 왕과 세자의 관계가 끊임없이 갈등을 빚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기 권력은 왕에게 있어 언제든 왕권을 위협하는 거대한 장애물일 뿐이다. 이러한 권력의 무자비함은 오늘날 민주당 내부의 분열과 합당 과정에서도 그대로 재현된다.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이 합당하는 과정에서, 상대가 나의 동지인지 아니면 권력을 나눠 먹어야 하는 경쟁자인지를 계산하는 눈빛 속에 이미 공감은 사라져 있다. 그들은 상대를 함께 가야 할 파트너로 인식하는 대신, 나의 자리를 위협할 잠재적 적수로 간주한다. 거울 세포가 퇴화한 정치인들에게 대중의 고통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들은 오직 자신의 권력을 공고히 유지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함수관계로만 정치를 바라본다.코어 붕괴와 지지자들에 대한 배신
인체에서 코어(Core)가 척추를 보호하고 중심을 잡아주듯, 정치인에게도 지지자들은 코어와 같다. 잠을 줄여가며 비상한 결정을 내려야 할 리더들이 오히려 의사결정의 붕괴를 겪는 것처럼, 정치인들 역시 스스로의 중심을 잃고 폭주하곤 한다. 하지만 정작 정치인들이 스스로를 지지하는 이들을 대할 때는 어떠한가? 그들은 지지자들이 자신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할 때, 그들을 정당한 파트너가 아닌 이용 가능한 도구로 전락시킨다. "나를 이렇게 지지해주니 마음대로 해도 되겠지"라는 착각, 이것이 바로 코어 붕괴의 시작이다. 지지자들은 단순히 정치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자신의 에너지를 쏟는다. 그러나 정치인들이 권력의 맛에 취해 민심과 동떨어진 길을 걷기 시작할 때, 지지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등을 돌린다. 오늘날 정치권이 대중의 요구를 외면하고 내부적인 권력 다툼에 몰입하는 것은, 그들이 더 이상 대중의 거울 세포와 공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애플이 망하면 삼성이 뜨고, 삼성이 망하면 애플이 뜨듯, 민주 진보 진영에서도 민주당이 민심을 저버린다면 대중은 가차 없이 대체제를 찾아 나설 것이다. 역사를 봐도 마찬가지다. 세월호 참사 당시 유가족들이 했던 "당신들을 당선시킬 힘은 없지만, 떨어뜨릴 힘은 있다"라는 경고는 권력이 얼마나 무력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명언이다. 권력을 유지하려는 욕심이 앞서는 순간, 정치인은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걷게 된다. 그들이 믿는 권력의 견고함은 사실 모래성 위에 쌓여 있다. 지지자들의 힘을 과소평가하고, 국민의 뜻을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정당은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 개인적인 생각
방송을 보며 정필승 변호사가 보여준 고양이 ‘리나’와의 교감과, 정치인들이 서로를 대하는 냉혹한 방식이 오버랩되어 씁쓸했다. 리나라는 존재를 돌보기 위해, 또 자신의 삶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한 개인의 모습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반면, 정치인들은 서로에게 '너는 무능하니까 컨트롤하기 쉽겠다'거나 '너는 잠재적인 경쟁자니까 밟아야 한다'는 식의 무자비한 논리만을 앞세운다. 과연 정치가 인간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고 있는가, 아니면 권력자의 뇌 속 거울 세포를 죽여버리고 괴물들을 양산하는 생산 공장이 된 것인가?
나 역시 30대를 지나오며 청년 취업, 치솟는 집값과 물가를 겪으며 정치가 내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데 우리가 뽑은 대리인들이 정작 자신의 권력 게임에만 몰두할 때 느끼는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제는 더 이상 정치인들이 정해준 프레임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 정치는 그들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들의 거울 세포가 퇴화하지 않도록, 끊임없이 지적하고 감시해야 한다.
권력의 법칙, 필연적인 충돌과 재편
왕과 세자, 그 피할 수 없는 갈등
정필승 변호사의 지적처럼 권력은 수직적이다. 왕이 있고 세자가 있으면, 설령 아들이라고 해도 필연적으로 갈등할 수밖에 없다. 선왕의 업적을 계승해야 할 과제와, 자신만의 새로운 권력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충돌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정치권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면, 차기를 노리는 당대표나 세력은 대통령을 옹호하기보다 오히려 돌을 던지며 자신의 정치적 생존을 도모한다. 이것이 권력의 비정한 속성이다. 김민석 당대표를 향한 대통령 측의 관리 감독, 그리고 그 속에서 권력의 맛을 본 차기 주자들의 야망. 이 구도는 100% 충돌을 예고한다. 역사는 반복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전임 이명박 대통령과 치열하게 각을 세웠던 장면을 떠올려보라. 권력은 자기 자식도 뒤주에 넣는다는 말처럼,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것은 정치판에서 너무나 흔한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민주당 내에서 벌어지는 이해관계의 충돌은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하지만 지금의 민주당은 중대한 착각을 하고 있다. 대중이 민주 진보 진영을 지지하는 것은, 민주당이라는 이름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민주주의의 가치를 실현해 달라는 요구다. 만약 민주당이 그 가치를 버리고 오직 권력 유지에만 급급한 정당으로 변질된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기다려주지 않을 것이다. 권력이 자기네들끼리 의리도 없고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은 국민들은, 빠른 속도로 새로운 대체제를 찾을 준비가 되어 있다.민심은 파도와 같다, 변화하지 않으면 침몰한다
유튜브 동접자 수, 구독자 수의 변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민심의 흐름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시간 바로미터다. 레거시 언론이 아무리 여론을 조작하려 해도, 현장에서 느끼는 민심의 변화 속도는 훨씬 빠르다. 민주 진보 세력의 지지자들은 국민의힘 지지자들과는 다르다. 그들은 시키는 대로 움직이는 수직적 체계가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옳지 않으면 언제든 반골 기질을 드러내는 사람들이다. 이 점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만한 방식으로 "너네들이 우리랑 합당 안 하면 어디 갈 데 있어?"라고 윽박지르는 것은 자멸의 길이다. 정말로 갈 곳이 생기면 순식간에 이동할 것이고, 그때는 민주당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2016년 국민의당 돌풍이 보여주었던 그 냉혹한 결과가 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 권력의 코어는 튼튼할 때 지켜지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건강한 자극과 견제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유지된다. 결국 정치는 국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 권력 유지를 위해 국민을 이용하고, 자신을 지지해준 세력조차 장애물로 간주하는 정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정치인들에게 권력을 잠시 위임한 주권자일 뿐, 그들의 도구가 아니다. 이제 우리가 가진 '특별한 능력', 즉 그들을 떨어뜨릴 수 있는 냉철한 주권 의식을 회복해야 할 때다.📚 이 글이랑 같이 보면 좋은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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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권력의 오만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목격하고 있다. 코어가 무너진 집은 바람이 불면 쉽게 쓰러지듯, 공감을 잃은 정치는 결국 스스로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침몰할 것이다. 우리는 과연 어떤 정치를 원하고,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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