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형 방첩사령관 징역 30년 구형, 법정 눈물의 실체

법정에 선 군 지휘관의 입에서 터져 나온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호소는 과연 누구를 향한 눈물인가. 12·3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 인물 중 하나로 꼽히는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재판 과정에서 내놓은 변명과 해명을 보고 있노라면, 이들이 국가와 헌법 질서라는 거대한 가치 앞에서 얼마나 무책임했는지가 역으로 선명해진다. 정부 사령관으로서 수많은 부하들을 내란 가담자로 만든 피고인의 비루한 변명은 양형을 정함에 있어 반드시 참작되어야 한다는 특검의 구형 사유는 지극히 상식적인 지적이다. 징역 30년이라는 중형 구형 앞에 서서 자신들은 그저 지시에 따랐거나 오해였을 뿐이라 항변하는 모습은,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군의 최고 수뇌부가 보여주기엔 너무나 초라한 책임 회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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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루한 변명과 무너진 군의 기강

부하들을 내란 가담자로 몰아넣고도 억울하다 외치는 이들

여인형을 비롯한 전직 군 지휘부들이 법정에서 펼치는 논리의 핵심은 한결같다. 자신들은 국회 의결을 저지하거나 헌법 질서를 파괴하려 한 적이 없으며, 모든 것은 개별적인 계엄사범을 수사하기 위한 통상적이고 적법한 공조 절차였다는 주장이다. "의원을 우선 체포라거나 국회 의결을 저지하라는 그런 지시가 없었기 때문에 나는 당연히 이를 개별적인 계엄사범으로 이해했습니다"라며 항변하는 대목에 이르면 실소가 나온다. 한밤중에 군사 기밀과 정보사의 조직 역량을 동원해 국회의원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합동수사본부를 꾸리려던 행위가 과연 평시의 통상적인 수사 절차와 같단 말인가.

이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오해와 실무진의 소통 오류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주장한다. 방첩사의 수사 조정과장이 경찰청의 임우경 과장과 통화하며 "지금 당장 갈 사람이 없으니 국회에 관할 경찰이 가도 되느냐"는 물음에 "상관없다, 아무나 빨리 보내려 해라"라고 답한 한마디가 모든 혼란의 원인이라는 식이다. 실무진의 사소한 착오와 연락처 교환으로 인해 지시의 본질이 왜곡되었다는 주장은, 거대한 국가 권력의 폭주를 실무자들의 소통 부재 탓으로 돌리는 비겁한 책임 전가에 불과하다. 군사경찰과 일반 경찰이 합동하여 특정 정치인들의 신병을 확보하려 했던 정황이 낱낱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단지 현장의 해프닝으로 치부하려는 태도는 법원의 1심 판결에서도 무서운 질타를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재판부는 이들에게 실형을 선고하며 군의 사명과 정치적 중립성을 저버렸음을 매섭게 꾸짖었다. 여인형 전 사령관에게 징역 18년,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징역 15년이 선고된 것은 그동안 이들이 저지른 헌법 파괴 행위의 무게에 비하면 오히려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군인권센터를 비롯한 시민사회에서 특검의 당초 구형인 징역 30년에 비해 형량이 대폭 깎인 점을 두고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국민을 지키고 헌법을 수호해야 할 군의 핵심 지휘관들이 정권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군사력을 사적으로 유용한 죄책은 그 어떤 변명으로도 씻을 수 없다.

삼청동 안가에서 벌어진 술자리와 울분

이 사태가 단순히 하급자들의 오해나 우발적 상황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은 이미 여러 기록을 통해 증명된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군 장성들을 서울시 용산구 한남동 관저나 삼청동 안가로 불러 모아 정권에 대한 불만과 정치적 반대세력에 대한 적개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신원식 전 국방부장관의 진술에 따르면, 대통령은 시국에 관해 울분을 토하며 "비상한 조치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군이 나서야 되지 않느냐"고 다그쳤다. 이진우 전 사령관 역시 술에 취한 대통령이 한동훈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배신감을 토로하고 부정선거 이야기를 늘어놓았던 기억을 증언했다.

이러한 사석에서의 술자리가 단순한 격려의 자리가 아니었음은 역사가 증명한다. 대통령의 비뚤어진 울분과 정치적 적개심은 군 수뇌부의 귀에 명령이자 하명으로 가닿았고, 그 결과가 바로 12·3 비상계엄이라는 위헌적 폭거였다. 여인형을 비롯한 지휘관들은 대통령의 그릇된 인식을 바로잡기는커녕, 그 비상조치의 하부 실행 단계를 충실히 모의하고 준비했다. 재판부가 여 전 사령관에 대해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인식하고도 이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메모하는 등 적극적으로 사전 모의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정에 선 이들은 여전히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군다. 부하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자신은 법적 조언을 구할 겨를도 없이 급박하게 움직였다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사령관으로서 부하들을 내란범으로 전락시킨 주범들이 정작 자신들의 안위만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또 다른 분노를 안겨줄 뿐이다. 국가 시스템을 무너뜨린 이들이 치러야 할 대가는 동정의 여지가 없는 엄중한 법의 심판이어야 한다.

국회 봉쇄와 체포조 운영의 진실

치밀하게 준비되었으나 시민의 저항에 가막힌 내란의 실체

피고인들은 국회 의결을 저지할 목적이 전혀 없었다고 강변한다. 만약 그런 목적이 있었다면 계엄 선포 전부터 부대원들을 대기시켰거나, 선포 직후 곧바로 국회로 달려가 골목길을 틀어막았을 것이라는 논리다. "만일 국회 의결 저지에 대한 인식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합수부 운영 계획의 절차와 방법을 준수하라고 참모들에게 강조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며, 대통령에게 합수부를 구성 중이라는 보고조차 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라는 주장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허술하기 짝이 없다.

계엄군의 실제 행동은 이들의 변명과 정반대였다.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병력을 투입하고, 정치인 체포조를 운영하며 민주주의의 심장부를 봉쇄하려 한 행위는 명백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에 해당한다. 재판부 역시 이들이 국회와 선관위에 병력을 투입한 점과 체포조를 운영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지시가 완벽하게 이행되지 않고 실패로 끝난 것은 이들이 마음을 고쳐먹었기 때문이 아니라, 부하들의 소극적 태도와 밤을 지새우며 달려온 시민들의 거센 저항 때문이었다. 스스로의 의지로 멈춰 선 것이 아니라 가로막혔을 뿐이면서 이제 와서 합법적인 공조 수사였다 우기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격이다.

특히 여인형이 00시 30분경 TV를 통해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서 표결을 준비하는 모습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면서도, 계엄 해제 가능성을 저울질하며 "무리하지 말고 간접 체포 방식으로 신병을 인수하라"고 지시했다는 대목은 이들의 교활함을 보여준다. 국회가 의결을 마치기 전에 어떻게든 손을 쓰려 했으나 상황이 여의치 않자 속도를 조절한 것에 불과한 것을, 마치 자신들이 신중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지킨 양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불법적인 계엄 상황 속에서 어떻게든 임무를 완수하려던 잔머리가 법정에서는 면피용 방패로 쓰이고 있는 셈이다.

방첩사의 폭주와 흑역사, 그리고 해체의 수순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선 국군방첩사령부는 그 이름만 바뀌었을 뿐 과거 군사정권 시절의 어두운 유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의 지적처럼, 여인형 사령관이 부임한 이후 방첩사는 과거 폐지되었던 민간인 사찰과 정치 개입 업무를 부활시켰다.

군 정보기관이 정권에 불리한 인물을 배제하고 장병들을 성향별로 분류하며 정치적 반대세력을 감시하는 '도로 전두환 보안사'로 변질되었던 것이다.

국가보안법과 군사기밀보호법을 제외한 내란·외환·반란 등의 수사권과 방대한 정보 수집 권한을 한 손에 쥐고 흔들던 방첩사는 결국 12·3 내란이라는 파국을 맞이하며 사실상 해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가 방첩사의 수사와 정보수집 권한을 박탈하고 국방부 조사본부 등으로 기능을 이관하는 개편안을 추진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정보기관이 헌법 위에 군림하려 할 때 국가가 어떤 혼란에 빠지는지를 우리는 뼈저리게 목격했다.

방첩사 내부에서는 수사권 이관으로 인해 안보 수사 공백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 어린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이는 본말이 전도된 소리다.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정보기관의 역량을 남용한 조직이 다시 살아남을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뿌리부터 흔들어 놓은 세력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은 민주주의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방첩사의 해체와 대수술은 무너진 군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 요약해보면

  •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등 12·3 계엄 가담 지휘부들은 법정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으나, 이는 명백한 헌법 파괴 행위의 변명에 불과하다.
  • 대통령의 그릇된 울분과 사적 지시가 군 수뇌부를 통해 실행되었으며, 국회 봉쇄와 체포조 운영은 철저히 모의된 내란의 실체였다.
  • 정치적 중립을 저버린 방첩사는 결국 권한 박탈과 해체 수순을 밟게 되었으며, 이는 무너진 헌법 질서를 바로잡기 위한 당연한 결과다.

법의 심판과 우리가 기억해야 할 교훈

특검의 30년 구형과 1심 선고가 남긴 과제

내란 특검팀이 여인형 전 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등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구형한 것은 결코 과하지 않다. 국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직접적으로 침해한 중대범죄에 대해 법원이 선고한 징역 18년과 15년이라는 형량은, 범행의 중대성에 비춰볼 때 여전히 아쉬움을 남긴다.

재판부는 이들이 비상계엄의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하고도 적극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하면서도, 최종 형량에 있어서는 시민사회와 특검의 기대에 다소 못 미치는 결과를 냈다.

그럼에도 이번 1심 판결은 군의 정치적 개입이 명백한 범죄이며,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라 할지라도 군인이 이를 맹종하여 헌법을 유린한 행위는 용서받을 수 없음을 사법부의 이름으로 천명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박안수 전 육참총장,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함께 기소된 지휘부 전원에게 실형이 선고되고 보석이 취소된 것은, 법치가 여전히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곽종근 전 사령관이 수사 초기 양심선언을 하고 일관된 진술을 한 점이 일부 참작되어 9년형을 선고받은 것은, 진실을 고백하는 자만이 용서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끝까지 억울하다며 변명으로 일관하는 이들에게는 더 추엄한 심판이 내려져야 마땅하다. 항소심을 앞두고 이들이 내놓는 방어 논리들은 결국 자신의 안위를 위해 부하들을 방패막이 삼는 비루한 행태일 뿐이다. 사령관으로서 책임을 지겠다던 말은 공허한 메아리가 되었고, 남은 것은 추한 법적 공방뿐이다. 역사는 이들의 이름을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거꾸로 돌리려 했던 반역의 기록으로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

🔥 군의 정치 개입은 어떤 명분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대통령의 지시라는 핑계 뒤에 숨어 헌법 질서를 무너뜨린 군 지휘관들의 행태는 국가 안보를 담보로 한 거대한 범죄였다. 이들이 법정에서 내뱉는 눈물과 억울함은 가해자의 적반하장에 불과하며, 국민이 쌓아 올린 민주주의의 탑을 훼손한 대가는 그 어떤 변명으로도 경감될 수 없다.

헌법을 유린한 세력에게는 단호하고 추엄한 법의 심판만이 유일한 해답이다.

다시는 반복되지 않아야 할 어제의 비극

443일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가 겪은 혼란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 그리고 그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시와 저항이 필요한지를 뼈저리게 가르쳐주었다. 12·3 내란의 상흔은 여전히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고, 그날 밤 국회로 달려가 몸을 던졌던 시민들의 눈물과 분노는 아직 식지 않았다.

군이 정권의 호위무사가 아니라 국민의 군대로 남기 위해서는, 이번 사태에 연루된 모든 이들이 철저한 단죄를 받아야 한다. 지휘관의 부당한 명령에 눈을 감고 따르는 것이 군인의 명예가 아니라, 헌법과 국민 앞에 충성하는 것이 진짜 군인의 명예라는 사실을 이번 판결은 명백히 보여주었다. 더 이상 군복 뒤에 숨어 권력을 찬탈하려는 시도가 발을 붙이지 못하도록, 우리의 기억과 기록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

💭 에디터의 단상

법정에 선 장성들의 모습을 뉴스 화면으로 지켜보며 참담함을 느꼈다. 평생을 국가의 안보를 책임진다는 자부심으로 살아왔을 이들이, 정권의 몰락과 함께 이토록 초라하게 무너져 내리는 광경은 대한민국의 비극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비극의 원인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스스로 헌법 가치를 내다 버린 그들 자신의 오만과 맹종에 있었다. "너무 억울합니다"라는 그 한마디는, 그들이 그토록 짓밟으려 했던 평범한 시민들이 지난 수십 년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흘린 눈물의 무게에 비하면 너무나 가벼운 투정에 불과하다. 군복의 무게를 망각한 이들에게 내려진 사법부의 심판이 역사의 교훈으로 깊이 새겨지기를 바란다. 다시는 이 땅에 군홧발이 민주주의를 짓밟는 일이 없도록, 우리 모두가 눈을 뜨고 지켜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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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잊지 않는 자들의 편이며, 기록은 두 번 다시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만드는 가장 강력한 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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