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 유튜브 생태계를 보면 참 어지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정권이 바뀌고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여전히 과거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진영 싸움에만 매몰된 목소리들이 가득하다. 특히 최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전격 자진 사퇴를 둘러싼 일련의 흐름을 지켜보고 있으면, 이 정부가 마주한 위기가 단순한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구조적인 모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을 뼈저리게 느끼게 된다. 지명 14일 만의 낙마, 그리고 이어지는 진보 진영 내무 반란과 '용역 비평'이라는 씁쓸한 신조어까지. 이 모든 사태가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우리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차분히 짚어보려 한다.

성평등부 장관 후보자 낙마와 반복되는 인사 참사
지명 14일 만의 자진 사퇴, 그리고 예견된 파장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결국 지명 2주 만에 자진 사퇴의 형식으로 낙마했다.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용 후보자는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제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 정신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포장했지만, 실상은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부터 버티기 힘들다는 신호를 보냈기 때문에 밀려난 것에 가깝다. 실제로 민주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않다는 점을 들어 후보자에게 결단을 요구했고, 결국 청문회장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채 물러나게 되었다.
돌이켜보면 이번 사태는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된 수순이었다.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2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쏟아진 논란의 목록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장관과 비례의원 겸직 논란부터 시작해 신혼여행 보내기 모금 논란, 안산 주택 매입 단타 의혹, 가족여행 당시 김포공항 귀빈실 사용 논란, 청년장려금 수령 논란, 그리고 정책연구소 정책 지출 '0' 논란까지 끝없이 이어졌다. 야당의 공세는 물론이고 여권 내부조차 감싸기 버거울 정도로 악재가 산더미였다. 결국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15개월여 만에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진숙, 강선우, 이혜훈에 이어 용혜인까지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이며, 이재명 정부의 부실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 도마 위에 오르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하지만 이번 사태에서 가장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단순히 후보 한 명이 떨어졌다는 사실이 아니다. 용 후보자는 기자회견에서 "바깥의 적보다 아픈 것은 안에서 흔드는 말들이다"라며 박태훈 전 부대변인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했다. 거기에는 유시민 작가 등을 겨냥해 '어물전 쎈내'라느니 반드시 망할 것이라니 하는 저주의 말들이 쏟아졌다는 하소연이 담겨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유시민 작가를 직격한 글을 리트윗했다는 사실까지 더해지면서, 진영 내부의 균열은 이제 수면 위로 완전히 드러났다. 정권 창출의 공신들과 핵심 지지층, 그리고 대통령과 당권을 둘러싼 세력 간의 헤게모니 싸움이 얼마나 살벌하게 전개되고 있는지 보여주는 단면이다.
역대 정권과 비교해 유독 도드라지는 낙마 속도
통계를 차갑게 들여다보면 이재명 정부의 인사 난맥상이 얼마나 심각한지 확연히 드러난다. 취임 후 15개월 동안 장관 후보자 4명이 낙마했다는 기록은 문재인 정부의 3명, 윤석열·박근혜·이명박 정부의 각 2명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다. 문재인 정부나 윤석열 정부 때 초기에 겪었던 진통을 감안하더라도 이재명 정부의 낙마 속도는 유독 가파르다. 특히 앞서 낙마한 이진숙, 강선우, 이혜훈 전 후보자들은 모두 최소한 국회 인사청문회라는 절차를 거치며 3~4주의 방어전을 치렀던 반면, 용혜인 후보자는 청문회전 낙마라는 불명예를 안으며 14일 만에 중도 하차했다. 여야가 대치하는 동안 여권 내부에서 먼저 백기 투항을 받아낸 셈이다.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명확하다. 정권 초기 60%를 웃돌던 국정 지지율이 최근 취임 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청와대와 여당이 여론의 역풍을 견뎌낼 체력이 바닥났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약간의 논란이 있어도 "일단 청문회까지 가보자"며 버틸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핵심 지지층마저 팔짱을 낀 채 관망하거나 등을 돌리는 판국이다. 김어준의 분석처럼 중도나 약보수층이 아니라 콘크리트라 믿었던 코어 지지층이 이탈하는 조세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소수정당 출신 비례대표의 겸직 논란 같은 사소해 보이는 이슈도 정권 전체를 흔드는 거대한 파도로 증폭된다.
결국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의 책임 하에 시스템을 거쳤다지만, 국민 눈높이에 턱없이 부족한 후보들을 고집하다가 여론이 악화되면 마지못해 손을 떼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용혜인 후보자 사태는 그 악순환의 정점을 보여줬다. 소수정당과의 연대라는 명분 아래 무리하게 자리를 챙겨주려다 오히려 진보 진영 내부의 내분을 자초했고, 대통령과 지지율 모두에 깊은 상처만 남겼다. 인사가 만사라는데, 이재명 정부에게 인사는 매번 최대의 위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니 참으로 씁쓸한 노릇이다.
🔥 구멍난 인사 검증이 불러온 자멸적 진영 갈등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여전히 독선적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후보를 고집하다가 여론이 악화되면 결국 뒤늦게 손을 떼는 무능함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혁신과 통합을 외치면서 정작 내 사람 챙기기와 진영 관리만 몰두한 결과가 바로 이 지독한 인사 참사다.
유시민의 작심 발언과 '용역 비평'의 탄생
왕정·귀족정으로 흘러간다는 뼈아픈 지적
용혜인 사태의 배경에는 결국 진보 진영의 거물인 유시민 작가와 이재명 대통령 측 간의 정면충돌이 자리 잡고 있다. 유시민 작가는 최근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 운영 방식과 국정 스타일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가 지적한 핵심은 대통령이 당대표를 직접 낙점하고 세우는 행태가 공화정이 아니라 왕정이나 귀족정의 모습과 닮아 있다는 점이다. "뉴이재명 세력의 수장은 이언주 의원 등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일 가능성이 높다"며 당에 대한 과도한 영향력 행사를 직격했다. 또한 대통령이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만 밀어붙이는 오만한 권력자처럼 비쳐지고 있으며, 이 추세라면 지지율이 곧 3자 대면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비판에 대해 이 대통령은 SNS를 통해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우회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고, 지지층 사이에서는 유 작가를 향해 '어물전 썩은 내' 같은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 정권이 바뀌었으니 과거 윤석열 정부를 조롱하던 방식의 콘텐츠에서 벗어나 더 진지한 비평을 해야 한다는 유 작가의 제언은 정작 여권 내부에서 철저히 외면당했다. 오히려 대통령과 가까운 스피커들과 당직자들은 유 작가를 향해 날 선 비난을 퍼부으며 내부 총질러로 몰아갔다. 진보 진영 내부에서 건설적인 토론과 비판 기능이 완전히 마비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다.
유 작가는 자신이 진보적 성향을 갖게 된 계기를 말하면서 고등학교 시절 머리를 깎으라는 통제에 반발했던 경험이나, 1970년대 인혁당 사건과 동아일보 백지 광고 사태를 목격하며 느꼈던 부조리함을 언급했다. 세상이 이상하게 돌아갈 때 침묵하지 않고 뭔가 해야 한다는 기질이 그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시절 권위주의 정권의 억압에 맞섰던 이들이 세월이 흘러 권력을 잡은 지금, 자신들을 향한 정당한 비판조차 용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그토록 비판했던 보수 정권의 오만함을 민주진보진영이 그대로 복사해 붙여넣고 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다.
당원과 미디어의 괴리, 그리고 '용역 비평'이라는 개념
이 구도를 분석하면서 유시민 작가가 꺼내 든 '용역 비평'이라는 개념은 정치 평론의 허를 찌르는 통찰을 담고 있다. 열역학 제2법칙인 엔트로피 증가의 법칙을 정치 진영에 비유한 대목이 특히 흥미롭다. 당원과 지지자들의 성향은 여전히 5대 5로 팽팽한데, 미디어 환경이나 여론의 지형은 왜 특정 방향으로 10대 1처럼 기울어져 있을까? 이 비정상적인 상태가 유지되려면 닫힌계 외부에서 끊임없이 에너지가 공급되어야 한다. 그 에너지를 공급받는 통로를 통틀어 '용역'이라고 규정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당직을 맡고 있거나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하고 돌아온 사람들, 혹은 과거 민주당에서 한자리 차지했던 젊은 정치 지망생들이다. 이들이 유튜브나 방송에 나와 떠들어대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비평이 아니다. 인사이더로서 권력에 잘 보이기 위해, 혹은 나중에 한자리 꿰차기 위해 말을 얹는 정치인들의 엽관 운동에 불과하다. 시민들을 향해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표나 대통령의 눈치를 보며 그들의 비위를 맞추는 행태다. 윤석열 정부 시절 정권 실세들에게 줄을 서서 떡고물을 받아먹던 이들과 정확히 판타스틱한 쌍둥이 같은 모습이다.
유 작가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계약 없이, 자기가 지지하는 척하는 정치인과 경쟁 관계에 있는 누군가를 인신공격하고 깎아내리는 일을 대가를 바라며 수행하는 짓을 '용역 비평'이라고 날카롭게 정의했다. 이런 부류들은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무책임한 발언을 일삼는다는 점에서 정치적 '촉법소년'에 비유할 만하다. 나이가 많든 적든 권력의 그늘 아래서 책임을 면제받으려 하는 이들에게는 대꾸할 가치조차 없다는 것이다. 정권 주변에 파고들어 단물의 찌꺼기를 빨아먹는 이른바 '어용'과 '용역'들의 난무가 결국 이재명 정부의 건강한 비판 세력을 고사시키고 정권을 고립시키는 주범이라는 지적은 뼈아프게 새겨들어야 한다.
📊 데이터가 말해주는 지지율 하락의 진실
중도층 이탈 운운하며 현실을 회피하지만, 실상은 핵심 코어 지지층이 팔짱을 끼고 돌아서기 시작했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권력 주변을 맴도는 용역 비평가들의 아양에 취해 진짜 민심의 경고음을 외면한다면 정권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핵심 지지층의 이탈과 현실 인식의 부재
코어 지지층이 팔짱을 낀 이유
김어준이 방송에서 정확히 짚어냈듯,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을 견인하는 진짜 원인은 중도층이나 약보수층의 이탈이 아니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대통령의 가장 든든한 방패막이가 되어주어야 할 핵심 지지층(코어)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지지자들이 완전히 등을 돌린 것은 아니지만, 차가운 눈으로 팔짱을 낀 채 관망하는 상태가 길어지고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별로 이어진다는 것은 역사적 경험칙이다. 그럼에도 대통령과 참모진은 여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식의 안일한 인식에 갇혀 있다.
대통령이 최근 SNS에 올린 글들을 보면 현실과 얼마나 격리되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을 탓하며 자신은 정당하다는 식의 메시지를 던지지만, 국민과 지지자들이 실제로 느끼는 피로감은 전혀 다른 곳에 있다. 민생은 고달프고 물가는 치솟으며, 내각 인사는 매번 구설수에 오르내리는데, 최고 권력자는 마치 남의 일 보듯 당과 진영 내부의 비판 세력을 향해 날을 세우고 있다. 이런 모습은 개혁의 결기로 포장되기보다 불통과 오만의 다른 이름으로 읽힐 뿐이다. 지지층이 바라는 것은 증축을 통해 안정적으로 집을 넓히는 것인데, 대통령은 기초를 다 파헤치는 재건축만 고집하며 불안감을 키우고 있으니 탈이 날 수밖에 없다.
특히 유시민 작가가 지적한 것처럼 이재명 대통령은 근본적으로 남의 말을 잘 듣지 않고 자신의 신념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다. 선거 과정이나 야당 시절에는 그러한 불도저 같은 돌파력이 장점으로 작용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미 삼권을 다 쥐고 국가를 운영하는 최고 통치자의 자리에 오른 이상, 다른 사람의 합리적인 지적과 쓴소리를 수용하는 포용력은 필수 불가결한 덕목이다. 쓴소리를 하는 이들을 전부 내부 총질러나 용역으로 치부해 버리고, 곁에는 아부하는 이들만 남겨둔다면 그 끝이 어디일지는 굳이 보지 않아도 뻔하다.
진정한 개혁을 가로막는 진짜 세력은 누구인가
대통령은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이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냉정하게 돌아보자. 지금 진정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정권을 수렁에 빠뜨리는 세력이 누구인가. 야당의 탓을 하기엔 이재명 정부가 가진 권력의 크기가 너무나 압도적이다. 오히려 정권 주변에서 실속을 챙기려는 '용역 비평가'들과 무능한 인사 검증을 거듭하는 참모들, 그리고 쓴소리를 악에 찬 저주로 치부하는 맹목적 지지 그룹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개혁 방해 세력 아닐까.
정권이 성공하려면 자신들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자양분 삼아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아는 성찰이 있어야 한다. 유시민 작가가 보수 정권 시절 보여주었던 날카로움은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저주가 아니라, 최소한 진보 진영이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바라는 쓴약이었다. 그 쓴약을 거부하고 마취제 같은 아부성 발언에만 취해 있다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남은 임기는 시련의 연속일 수밖에 없다. 지지율 3자 진입이라는 경고등이 그냥 켜진 것이 아님을 청와대 참모들은 백번 헤아려야 한다.
💭 권력이 잃어버린 가장 중요한 덕목, 듣는 귀
정치가 아무리 이념과 세력의 싸움이라지만,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모든 것은 허상에 불과하다. 쓴소리를 내치는 순간 그 정권의 생명력은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
대통령의 곁에 아부하는 사람들만 가득 채우는 한, 제2의 용혜인 사태와 지지율 폭락은 막을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올 것이다.
권력은 사람을 취하게 만들고, 곁의 쓴소리를 차단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 진보 진영이 보수 정권의 오만함을 비판하며 집권했음에도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면, 그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적을 향한 날 선 비난이 아니라, 우리 내부를 향한 차가운 반성과 뼈를 깎는 쇄신이다. 과연 이재명 정부가 이 위기를 딛고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아니면 귓가를 닫은 채 침몰의 길을 재촉할지 씁쓸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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