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이 마침내 맞춰진 걸까. 최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었던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 우리가 그동안 보아온 정치의 이면이 얼마나 복잡하고 살벌하게 돌아가는지 새삼 실감하게 된다.
특히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전격 자진 사퇴는 단순한 인사 실패를 넘어, 집권 여당 내부의 권력 암투와 노선 갈등이 곪다 못해 터져 나온 결정판이었다. 겉으로는 국민 눈높이라는 명분이 내걸렸지만, 그 이면에는 당권을 쥔 친석계와 진보 진영 개혁파 사이의 좁힐 수 없는 골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도대체 이 짧은 2주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용혜인 사태와 친석계의 보이지 않는 손
자진 사퇴라는 이름의 압박과 그 이면
최근 2주간 정치권 뉴이재명들 사이에서는 "용혜인을 쫓아내라"는 아우성이 터져 나왔고, 민주당 친석계는 이를 받아 2주 동안 "용혜인 자진 사퇴하라"며 집요하게 저격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인사청문회 지켜보겠다"며 지명 철회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압박은 거세졌다. 결국 용혜인은 기자회견을 열고 "저 용혜인은 이재명 정부의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서 내려놓고자 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대통령의 믿음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는 말을 남겼지만, 그 이면에는 민주당 지도부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는 점을 숨기지 않았다.
실제로 김민석 당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12일 용 후보자를 직접 만나 당 안팎의 우려를 전하며 자진사퇴를 권유했다고 밝힌 것은 상징적이다. 여당 지도부는 용 후보자가 지난 10일 별도 협의 없이 기자회견을 열어 여러 논란에 대해 반박하며 겸직 의사를 재확인한 것을 기점으로 더는 방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갤럽, 전국지표조사(NBS) 등 주요 여론조사에서 용 의원이 장관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이 60%대를 기록하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들끓자, 지도부가 총대를 메고 '손절'에 나선 셈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단순히 한 후보자의 자격 논란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여러 기사와 정황을 종합해 보면 대통령 정책과 인사권까지 친석계들이 장악했으며, 친석계 다수의 목소리가 정국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강선우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때와는 달리 청문회 전 자진사퇴로 가닥을 잡은 데에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이라는 특권과 공정의 문제가 정권 전체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작용했다. 결국 대통령을 발목 잡는 세력이 외부가 아니라 바로 당 내부의 친석계라는 점이 이번 사태를 통해 뼈저리게 드러났다.
대통령 SNS를 둘러싼 의구심과 당정 관계의 균열
더 기가 막힌 것은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소통 라인과 SNS 관리 체계의 이상 징후다. 대통령의 인스타그램이나 SNS, 유튜버들을 관리하는 팀이 따로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어이없게도 윤어게인이나 2찍이라고 알려진 사람들의 계정이 팔로우되어 있거나 쓴소리를 한 계정이 차단되는 상황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실무자의 실수를 넘어, 대통령의 뜻과 결이 다른 세력이 의사결정 라인과 홍보 라인을 장악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게 만든다. 대통령의 진심과 개혁 의지가 주변 참모들과 당 지도부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는 시선이 나오는 이유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실과 여당 간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대체로 수직적인 관계'라고 본다는 응답이 55%로, 수평적이라는 의견을 크게 앞질렀다. 당정이 원활하게 소통하며 개혁을 밀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당권을 쥔 친석계가 청와대의 인사와 정책 방향까지 입맛에 맞게 재단하려는 수직적 질서가 굳어지고 있는 것이다. 용혜인 사태는 그 수직적 권력 구조가 마음에 들지 않는 진영 내 세력을 길들이기 위해 터뜨린 첫 번째 신호탄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생각해 보면 참 씁쓸한 대목이다. 정권 창출의 공을 함께 나누어야 할 동지들이 어째서 이렇게 칼을 겨누고 서로를 깎아내리지 못해 안달인 것인지 답답할 따름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고 청년층의 민심이 돌아설 때, 당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은 후보를 짓밟고 권력을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진정한 공정과 개혁인지 진지하게 성찰하는 것이어야 했다. 하지만 친석계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강화하는 도구로 써먹었을 뿐이다.
진보의 고질병, '새로운 적' 만들기 공학
당권을 잡고도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이유
왜 친석계는 당권을 장악하고도 끊임없이 내부 분열을 조장하는 것일까. 그 해답은 진보 진영의 오랜 역사와 정치 공학적 논리 속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과거 진보 진영 내에서 오랫동안 회자되던 논리가 있다. "보수는 부패로 망하고 진보는 뭘로 망한다? 분열로 망한다. 진보는 원래 분열을 하는 거예요. 진보는 분열을 잘해야 돼." 진보가 집권하고 나면 안주하고 싶어 하는 세력이 생기기 마련이고, 이를 쳐내고 새로운 사회 현상을 수혈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열과 혁신을 거듭해야 한다는 논리다. 외발 자전거가 멈추면 넘어지듯, 진보 역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내부의 쇄신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번 친석계의 행태는 건전한 쇄신을 위한 분열이라기보다는, 권력을 독점하기 위한 숙청에 가깝다. 1년 전 그들의 표적은 다름 아닌 정청래였다. 정청래는 당대표가 되었음에도 임기 내내 친석계로부터 거센 공격과 내부 분열 조장에 시달려야 했다. 이 싸움이 너무 커지자 유시민 작가까지 참전하게 되었고, 진영 전체가 거대한 내홍에 휘말렸다. 이들이 당권을 쥐고도 왜 계속해서 내부 총질을 멈추지 않는지 그 단서가 여기에 있다.
진보 진영이 힘을 유지하려면 싸울 대상, 즉 '새로운 적'이 필요하다는 정략적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과거 김영삼 정권은 군부를 향해 칼을 겨누었고, 이후 민주개혁 정부들은 재벌과 족벌 언론을 타겟팅하여 개혁의 동력을 얻었다. 누군가를 때려야 유튜브 댓글에 불이 붙고 지지층이 환호하며 결집한다는 것을 그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문제는 그 타겟이 외부의 적이 아니라, 정권의 개혁성을 일깨우며 쓴소리를 하는 내부의 개혁파를 향하고 있다는 데에 비극이 있다.
정치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할 구태 세력
진보가 건강하게 살아남으려면 내부의 적을 설정하더라도 그 부위가 극소수여야 한다. 예컨대 유시민 작가와 반유시민 작가의 대결처럼 진영의 45%가 갈라 터지는 식이면 안 된다. 딱 5% 정도의 구태 기득권만 우리 내부의 적으로 만들어 쳐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지금 민주당과 친석계가 벌이는 판은 그와 완전히 반대로 가고 있다. 개혁의 목소리를 내는 진짜 개혁파들을 쳐내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이다.
진정한 정치 개혁을 원한다면 참된 의미의 '육참골단'이 필요하다. 우리 내부의 구태 정치에 찌든 세력 수십 명이 떨어져 나간다는 각오로 판을 흔들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국정을 운영하면서 온 국민이 공분할 수 있는 진짜 적을 타겟팅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사이다 같은 정책을 펼쳐야 한다. 행정이 성공하려면 제도의 영역을 넘어 국민의 감성선을 건드리고 불공정한 강자들을 탁 쳐내는 권선징악의 서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친석계가 보여주는 모습은 공정한 권선징악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들의 권력 지형에 방해가 되는 인물들이라면 사상과 노선을 불문하고 찍어 누르는 구태의연한 정치 공학만 난무하고 있다. 말이 좋아 전략적 분열이지, 실상은 정권을 장악한 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동지들을 마녀사냥하는 꼴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당내 6%를 날리고 깨어있는 개혁파들을 숙청해 나간다면, 그 끝에 남는 것은 황폐해진 진영과 냉소하는 지지층뿐일 것이다.

이재명 대표의 SNS 글과 개혁을 향한 시선
개혁의 가치와 현실 인식의 괴리
이러한 혼란 속에서 이재명 대표가 개인 SNS에 올린 글은 정국의 향방을 읽는 중요한 단서가 되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박태훈의 글을 공유하며 "말씀 중에 틀린 말씀이 단 하나도 없으십니다"라고 전면적인 공감을 표했다. 해당 글에는 가난한 소년공 출신으로서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의지와 함께, 바깥의 적보다 내부에서 흔드는 말이 더 아프다는 인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특히 "어물전 썩은 내 나니 반드시 망할 것이라니 하는 유시민 등이 내뱉는 저주의 말, '왜 더 강하게 개혁하지 않느냐'는 진영 내부의 준엄한 꾸짖음, 이런 말들은 대통령을 안에서 흔든다"는 대목에 이 대표가 깊이 공감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대표는 글을 통해 "저는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습니다"라며 36년 전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던 초심을 강조했다. 억강부약과 대동세상을 향한 꿈은 변함없다는 진심 어린 고백이었다. 하지만 그 뒤에 이어진 개혁에 대한 정의는 지지층에게 묘한 기분 나쁨과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이 대표는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습니다. 혁명의 열정과 속도를 절제하지 못한 과잉과 과속으로 반혁명의 불행을 초래하는 안타까운 역사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개혁은 최대한의 공감 아래 섬세하고 절차적이어야 하며,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하여 실효적인 성과로 증명해야 합니다"라고 역설했다.
대통령의 입장에서 안정을 추구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는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폭주하는 세력에 맞서야 하는 통치자로서, 절차적 정당성과 사회적 공감을 중시하는 태도 자체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십 년간 썩어 문드러진 검찰, 언론, 사법부의 부조리를 청산하는 일렉션을 두고 혁명과 비교하며 저항을 염려하는 모습은 어딘가 김 빠지는 소리로 들릴 수밖에 없다. 부조리를 낱낱이 드러내는 것 자체가 개혁의 시작이자 실효성 있는 성과인데, 시작하기도 전에 저항을 걱정하며 절충을 먼저 떠올리는 것은 결국 변명으로 비쳐지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수술하는 아픔을 피하려는 변명의 논리
이 대표의 논리를 일상에 빗대어 보면 더욱 묘해진다. 몸에 암덩어리가 생겨서 수술을 하려고 배를 찢어 열었는데, 환자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니 "야, 이거 너무 아프다니까 대충 소독만 하고 덮자"라고 말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개혁에는 필연적으로 반발과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데 피가 안 나고 아프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하겠다는 명목 아래 개혁의 칼날을 무디게 만든다면, 그것은 개혁이 아니라 현상 유지 혹은 타협일 뿐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 대표의 글 후반부에 등장하는 경고다.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일부의 순수한 열망을 이용하여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반동을 초래하는 것도 필히 경계해야 합니다"라는 대목은, 결국 진영 내부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유시민, 정청래, 김어준, 최욱 같은 이들을 겨냥한 옐로카드나 다름없다. 왜 더 강하게 개혁하지 않느냐고 묻는 지지층과 개혁파의 목소리를 '과격한 선동'으로 치부해 버리는 순간, 대통령과 지지 기반 사이의 교감은 금이 갈 수밖에 없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냉정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를 탄생시킨 원동력은 현란한 타협과 온건한 절차가 아니었다. 불의한 권력에 맞서 온몸으로 부딪히며 공정과 상식을 외쳤던 국민들의 뜨거운 열망이었다. 그런데 정권을 잡고 나니 그 열망을 향해 "너무 과격하다", "대통령을 안에서 흔든다"며 혀를 차는 모양새는 주객이 전도되어도 한참 전도된 것이다. 대통령이 도구로서 국민의 뜻을 받들겠다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그 주인이 내는 목소리를 귀찮은 소음 취급한다면 과연 그 개혁의 끝은 어디를 향하게 될 것인가.
'반명' 낙인의 허상과 개혁의 주체
개혁파를 향한 마녀사냥과 프레임 정치
지금 민주당 안팎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흐름은 명백히 위험천만하다. 유시민 작가, 정청래 의원, 조국 등 진보 진영의 상징적인 개혁파들을 향해 '반명'이라는 주홍글씨를 새기려는 시도가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보안수사권 폐지, 공수처장 직제안 반대, 중수청장 임명 반대 등 그동안 개혁의 최전선에서 목소리를 높여왔던 이들의 행보를 두고, 친석계와 뉴이재명 세력은 이를 '대통령을 흔드는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그들이 외친 목소리가 과연 대통령을 흔들기 위한 것이었나, 아니면 초심을 잃지 말고 더 과감하게 개혁을 완수해달라는 진정한 충정이었나.
권한이 없을 때는 책임도 크지 않지만, 정권을 잡고 거대 의석을 쥐었으면 상응하는 무한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하다. 대통령이 권한을 부여받은 후 저항을 최소화하겠다며 몸을 사리는 동안, 바깥에서는 검찰 독재의 잔재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기득권의 카르텔은 굳건히 버티고 있었다. 그 답답한 현실을 참다못해 "왜 더 빠르게, 더 강력하게 개혁하지 않느냐"고 쓴소리를 뱉는 이들을 향해 '반명'이라는 낙인을 찍고 당에서 밀어내려 한다면, 이는 민주주의의 다양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혁명이나 개혁이 실패하는 진짜 이유는 외부의 저항이나 과속 그 자체 때문이 아니다. 개혁의 주체들이 스스로 분열하고 지지 기반이 붕괴할 때 비로소 몰락이 찾아왔다. 지금 친석계가 벌이는 내부 총질과 개혁파 낙인찍기는 바로 그 지지 기반을 스스로 갉아먹는 자해행위에 가깝다. 45%에 달하는 진영 내 개혁 성향의 지지층을 '대통령을 흔드는 세력'으로 매도하고 밖으로 밀어낸다면, 남는 것은 무기력한 관료들과 기회주의자들뿐일 것이다. 그들이 과연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의 장막을 뚫고 나갈 수 있을까.
국민의 도구라는 초심을 기억할 때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기차게 "나는 국민의 도구"라고 강조해왔다. 그 말이 진심이라면, 주인인 국민이 무엇을 원하고 어디로 나아가기를 바라는지 그 눈높이를 똑바로 읽어야 한다. 국민들이 이재명 정부에 기대한 것은 몸을 사리며 기득권과 타협하는 온건한 관리형 정권이 아니었다. 상식과 공정이 무너진 자리를 바로잡고, 썩은 부위를 도려내는 대수술을 집행할 수 있는 '진짜 개혁 정부'였다. 용혜인 사태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이나, 진영 내 개혁 목소리를 경계하는 시선은 그러한 기대에 정면으로 찬물을 끼얹는 일이었다.
정치는 수싸움과 공학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결국 사람의 마음을 얻고 시대의 대의를 관철하는 힘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친석계가 주도하는 지금의 당청 관계와 내부 분열 조장이 계속되는 한, 정권의 동력은 점차 식어갈 수밖에 없다. 지지율이 최저치를 찍고 청년층이 등을 돌리는 현상은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개혁의 깃발을 내걸고도 현실의 벽에 부딪혀 주저앉거나, 도리어 쓴소리하는 동지들을 쳐내기에 바쁜 모습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심판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친석계의 오만한 권력 독점과 내부 총질을 멈춰 세워야 한다. 진보 진영이 살기 위해 '새로운 적'을 찾아 내부를 숙청하는 낡은 공학을 버리고, 진정한 개혁의 과제가 무엇인지 원점에서 다시 점검해야 한다. 검찰 캐비닛의 정치와 기득권의 카르텔을 부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한다면, 그 어떤 변명도 역사 앞에서 용서받을 수 없다. 대통령의 주변을 둘러싼 이른바 '명파리' 세력의 목소리에 휘둘리지 말고, 묵묵히 길을 걸어왔던 국민과 개혁파들의 목소리에 다시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말이 참 무섭고, 그 말이 현실로 다가오는 과정은 더더욱 잔인하다. 당내의 소중한 자산들을 날리고 개혁의 불씨를 꺼뜨리는 지금의 이 싸움이 계속된다면, 그 끝에 기다리는 것은 승리가 아니라 비참한 공멸뿐일지도 모른다. 부디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초심으로 돌아가, 진정한 개혁의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하길 바랄 뿐이다.
우리가 바란 개혁은 타협이 아니라 부조리를 도려내는 단호한 칼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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