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중지약 미프진 합법화 논란을 다룬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문득 우리가 참 오랫동안 이상한 나라에 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9년에 분명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많은 여성들이 해외 직구라는 위험천만한 방식을 통해 약을 구해야 하는 현실이 과연 정상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
법은 멈춰 있고 국회와 정부는 핑계만 대는 동안, 당사자인 국민들만 온전히 그 위험을 떠안고 버텨야 했다. 국가가 책임을 방기하는 사이에 음지로 밀려난 이 문제의 실체를 하나씩 뜯어보려고 한다. 👀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멈춰버린 시간
2019년 4월 11일, 헌재가 내린 결정의 의미
2019년 4월 11일은 우리 사회의 여성 인권과 자기결정권 역사에서 분명 커다난 분기점이었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인정하며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단순 위헌이 아니라 법 개정을 위한 시한을 정해주며 입법부를 압박했다.
당시 헌재가 제시한 개정 시한은 2020년 12월 31일까지였다. 하지만 그 기한은 이미 한참 전에 지나버렸고, 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회와 정부는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수수방관하고 있다.
법의 공백 속에서 피해를 보는 것은 언제나 힘없는 개인들뿐이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방치하는 태도가 과연 공권력의 올바른 모습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몇 주까지 허용할 것인가라는 소모적인 이견들
법 개정이 지연된 가장 큰 표면적 이유는 '임신 몇 주까지 허용할 것인가'를 두고 벌어진 소모적인 이견들이었다. 의료계와 종교계, 여성계의 입장이 팽팽하게 맞부딪히는 동안 정치권은 이 논쟁을 정면으로 돌파할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
갈등을 조율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정치인들은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는 이유로 슬그머니 뒤로 물러섰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논쟁의 타협점을 찾는 동안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들은 철저히 사각지대로 내몰렸다.
누구를 위한 법이고 누구를 위한 보호인지 알 수 없는 시간이 너무나 길게 이어졌다. 이 지루한 방관은 결국 국가의 직무유기와 다름없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세계적 기준에서 한참 뒤처진 대한민국의 현실
2024년 기준 101개국이 허용한 미프진
세계적인 흐름을 살펴보면 우리의 현실이 얼마나 기형적인지 더욱 명확해진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101개국에서는 이미 임신중지약 '미프진'을 공식적으로 허용하고 안전하게 처방하고 있다.
여성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안전한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이미 글로벌 스탠더드가 된 지 오래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의약품 허가와 관련된 명확한 규정을 만들지 않아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병원에서 안전하게 처방받아 복용할 수 있는 약을, 우리 국민만 개인적으로 해외에서 수입해 먹는 기가 막힌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
개인 수입과 음지로 밀려난 국민들의 위험
정부가 규정을 만들지 않고 미루는 사이에 음지 시장만 거대해졌다.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미프진을 구해야 하는 여성들은 가짜 약의 위험이나 부작용의 공포를 온전히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국민이 사법적 리스크와 신체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데도 정부는 단속이라는 명목 외에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지 않았다. 이것이야말로 행정의 부재이자 국가의 폭력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책임을 모면하는 동안 국민들은 나 홀로 위험 속으로 떠밀리고 있다. 이 부조리한 풍경은 언제쯤 끝날 수 있을 것인가. 🔥
국무회의에서 드러난 정부의 엇박자와 핑계
이재명 대통령, 오유경 식약처장, 원민경 장관의 질의응답
2023년 7월 14일에 열린 제30회 국무회의 영상은 이묵비하던 정책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대통령을 비롯해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원민경 성평등가족부장관 등이 참석해 이 문제를 두고 날카로운 질의응답을 주고받았다.
원민경 장관은 모자보건법 개정이 아직 완료되지 않았더라도 식약처가 행정적으로 약무를 허용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는 취지로 건의했다. 이에 대해 오유경 처장은 법체계를 먼저 완벽하게 만들고 시행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했다.
부처 간의 시각차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한쪽에서는 당장 행정적 조치로 고통을 줄이자고 하고, 다른 쪽에서는 법적 절차 뒤에 숨어 움직이지 않으려는 모습이 씁쓸함을 남겼다.
대통령의 날카로운 지적, "해외는 다 하고 있는데"
이 지루한 공방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던졌다. "국가 행정이라는 게 형식과 절차가 또 중요하니까 그러면 이게 처방 약이에요?"라고 물으며 대책의 실효성을 따져 물었다.
이어 "전문의약품은 의사가 처방해야 되고 그때부터는 이제 임신 몇 주까지 이걸 허용할 거냐가 문제가 되고... 결국은 지금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잖아요"라고 현재의 무능한 행정을 정면으로 질타했다. 📊
그의 지적처럼 핵심은 명확하다. "해외는 다 하고 있는데 그러니까 사실 법 밖에 방치하면서 정부는 책임을 모면하겠지만 국민들은 위험에 빠지는 거죠"라는 비판은 이 논란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가로막아온 윤리의 탈을 쓴 권력
남의 몸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위선
지행자가 방송에서 날린 일갈은 가슴을 깊게 후벼 판다. "아주 오래된, 해결되지 않았던 정책 과제가 어떻게 해결되어 가는지를 생생하게 볼 수 있는 드문 현장"이라 평가하면서, 본질적인 문제를 거침없이 짚어냈다.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우리나라 의사 결정권자들이 막아온 거다. 자기 몸도 아니면서 윤리의 이름으로." 이 한마디야말로 지난 수십 년간 대한민국 사회가 여성의 신체를 통제해 온 방식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해 준다.
자신의 몸에 대한 권리는 그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기본권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도덕이나 낡은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타인의 삶을 재단하려 들었다. 그 위선적인 권력 행사가 수많은 이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이제는 결정을 미룰 수 없는 이유
더 이상 사회적 합의라는 핑계 뒤에 숨어 시간을 끌 여유가 없다. 이미 헌재의 결정이 내려졌고, 국제사회는 훨씬 앞서 나갔으며, 현장에서는 매일같이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일은 국민의 눈치를 보며 회피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위험에 방치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제도를 정비하는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법적, 행정적 틀을 갖춰야 한다.
그것이 국가가 최소한 국민에게 해야 할 도리이자, 지극히 상식적인 행정의 시작일 것이다.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
💡 요약해보면
-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정부와 국회의 방관으로 미프진 합법화가 지연되어 왔다.
- 전 세계 101개국이 허용하고 있음에도 한국은 규정을 미비하여 국민들을 음지의 위험으로 내몰고 있다.
-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지적처럼, 행정적 책임 회피는 결국 국민의 신체적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 방관이 만든 또 다른 폭력
법의 공백이라는 핑계는 결국 약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비겁한 변명에 불과하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은 그 자체로 국민에 대한 직무유기이며 폭력이다.
📊 글로벌 스탠더드와 우리의 간극
이미 101개국에서 안전하게 다루고 있는 의료 체계를 우리만 외면하는 것은 보건 주권의 포기와 같다.
💭 에디터의 단상
남의 일이라고 너무 쉽게 방치해 온 지난 세월이 부끄럽다. 누군가의 당연한 권리가 정치적 유불리와 낡은 편견 때문에 짓밟히는 일은 이제 정말 끝내야 한다. 내 몸의 주인은 나 자신이어야 한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가 제도를 통해 온전히 구현되는 사회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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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안전과 자기결정권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이제는 국가가 명확한 해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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