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끝나고 정치권이 다시 서울로 돌아왔지만, 공기부터가 사뭇 다르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심리적 저지선 아래로 흔들리고, 민주당과 집권여당 전체가 동반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묘한 기류가 감돈다.
명절 기간 동안 지역 장터와 민심 현장을 누비고 온 국회의원들의 입에서 나온 소식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당 대표가 정신 차려라"라는 날 선 호통부터, 지지율 하락의 진원지를 두고 벌어지는 당내 파열음까지.
정치가 국민의 삶을 돌보는 게 아니라 다시 자기들끼리의 싸움판으로 빨려 들어가는 건 아닌지, 씁쓸한 우려가 앞서는 시점이다.

추석 민심이 남긴 경고장, 민생의 고통과 당을 향한 호통
지역 장터에서 마주한 팍팍한 물가와 상인들의 한숨
추석 연휴 동안 영주장, 풍기장, 봉화장, 춘양장 등 전국 각지의 장터를 돌며 마주한 민심은 한마디로 "죽겠다"는 하소연으로 가득했다. 김영환 의원은 대구와 전주를 오가며 전국 일주를 방불케 하는 강행군을 펼쳤고, 박균택 전 최고위원 역시 지역 시장 구석구석을 누비며 바닥 민심을 청취했다. 거기서 들은 이야기는 거창한 정국 구상이 아니었다. 당장 장사가 안된다는 상인들의 한숨과, 치솟을 대로 치솟은 장바구니 물가에 짓눌린 서민들의 깊은 한숨뿐이었다. 2026년 기준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민 가계를 압박하고 있다. 거시경제 지표가 어쩌고 해도 서민들이 체감하는 마트 물가는 이미 한계치를 넘어선 지 오래다.
현장에서 만난 지지자들과 유권자들은 정치권을 향해 참아왔던 불만을 가감 없이 쏟아냈다. "왜 이렇게 당이 갈등만 하냐, 서로 잘 통합해야 다음도 기약할 수 있는 거 아니냐"는 걱정부터, "당 대표가 정신 차리고 이재명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라"는 매서운 주문까지 이어졌다.
국회의원들이 마이크 앞에서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 내놓는 정돈된 코멘트와 달리, 현장의 목소리는 훨씬 더 날것 그대로의 절박함과 분노를 담고 있었다. 정치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갈등의 진앙지가 될 때, 민심이 얼마나 싸늘하게 돌변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지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온 이른바 '하병' 관련 당부였다. "어떤 경우에도 하병으로 비칠 수 있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정치인의 언행 하나바를 조심하라는 신신당부가 이어졌다.
이는 단순히 조심하라는 수준을 넘어, 지금 집권세력의 오만함이나 작은 빈틈 하나가 얼마나 치명적인 역풍으로 돌아올지 민심이 먼저 알고 경고를 보내고 있는 셈이다. 정치인들이 서울 여의도 안방에 앉아 계산기를 두드릴 때, 바닥의 눈높이는 이미 훨씬 더 매섭고 엄격하게 달궈져 있었다.
지지율 동반 하락이 가리키는 정권 심판의 신호탄
추석 직후 발표된 여론조사 지표들은 이러한 현장의 불안감이 숫자로서 고스란히 증명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KBS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42%, 부정 평가는 51%를 기록했다. 뉴스토마토나 리얼미터 등 ARS 조사 방식에서는 긍정 평가가 30대 중후반까지 밀려나며 심리적 마지노선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더 심각한 것은 대통령 개인의 하락에 그치지 않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마저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은 30대 후반, 국민의힘과 비등비등한 수치까지 허용하며 비상등이 켜졌다.
과거에는 대통령 지지율이 흔들려도 여당이 버텨주거나, 반대로 당내 갈등으로 당 지지율만 빠질 때는 각개전투가 가능했다. 그러나 지금은 대통령실과 정부, 여당이 하나의 책임 단위로 묶여 총체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국민은 더 이상 "대통령은 잘하는데 당이 못 돕는다"라거나 "당은 좋은데 내각이 헛발질한다"며 책임을 갈라서 보지 않는다. 집권세력 전체의 국정 운영 방식, 그리고 위기를 돌파할 유능함을 상실했다는 누적된 피로감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김민석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의 성적표는 더욱 참담하다. KBS 조사에서 김민석 대표의 직무수행 평가는 '잘한다 29%, 잘못한다 51%'로 낙제점을 받았다.
과거 민주당 대표들이 지지층 내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뼈아픈 수치다. 당 지지율을 견인하고 대통령의 방패가 되어야 할 당 대표가 오히려 정권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부채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민심이 보낸 이 다섯 가지 경고—생활의 결과 부재, 반복되는 인사 논란, 우선순위가 흔들리는 개혁, 확성기로 전락한 당, 그리고 갈등하는 집권연합—를 무시한다면, 다가올 정국은 수습 불능의 폭풍 속으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 요약해보면
- 전국 장터에서 확인한 추석 민심은 치솟는 물가와 민생 고통 속에서 정권을 향한 따끔한 질책이 주를 이뤘음.
-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며 집권세력 전체의 국정 신뢰도가 재평가받는 국면에 직면함.
- 김민석 당대표의 직무수행 평가가 낙제점을 기록하는 등, 당 지도부가 위기를 차단하기는커녕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옴.
당내 리더십의 실종과 소통의 괴리
우원식의 조언과 홍준표의 경고 사이에서 길을 잃은 민주당
당내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우원식 전 의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남긴 "이제 그만들 하십시오"라는 메시지는 비록 점잖았지만, 그만큼 당 내부가 얼마나 사분오열되어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증거였다. 국민의 삶이 팍팍하고 민생 법안이 산적해 있는 마당에, 여당 의원들과 친위 세력들이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누고 비난을 주고받는 풍경은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게 만드는 주원인이다. 보수 진영의 홍준표 대구시장까지 나서서 "국민의힘의 시급한 과제는 정당 해산 대비"라며 자성을 촉구할 만큼 야당 판도 어수선하지만, 반면 민주당 역시 내부 정비는커녕 자리다툼과 진영 내부의 낯부끄러운 멸칭 싸움에 골몰하고 있는 형국이다.
정치는 말로 상대를 짓밟고 이기는 게임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어 놓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의 민주당 지도부와 강성 당원들의 소통 방식을 보면, 대화와 조정을 통한 통합의 리더십은 찾아보기 힘들다.
특정 인물을 향해 '반명'이니 '신천지 분열주의'니 하는 거친 낙인을 찍고, 내부의 다른 목소리를 억압하는 모습은 민주당이 가진 고질적인 병폐를 다시금 드러낸다. 당대표가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고 품는 큰 그릇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갈등을 방관하거나 부추기는 듯한 메시지를 낼 때 당의 외연은 좁아지고 지지층은 분열될 수밖에 없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내부 균열이 단순히 여의도 정치 싸움으로 끝나지 않고, 개혁의 동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자해 행위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검찰 개혁이나 사법 정의 실현 등 정권이 반드시 완수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전열을 가다듬기는 모자랄 판에 '누가 진짜 친명이냐'를 따지는 충성 경쟁이나 벌이고 있으니 한심할 노릇이다.
국민이 민주당에 기대했던 것은 유능한 개혁의 설계자였지, 내부 총질에 바쁜 여당의 모습이 아니다. 지도부가 진정성 있는 반성과 함께 당내 이견을 포용하는 리더십으로 전환하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연말 정국에서 더 큰 위기를 마주하게 될 것이다.
대통령의 엑스(X) 메시지와 지지자들을 향한 양날의 검
이러한 당내 난맥상 속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SNS(구 트위터)에 직접 올린 장문의 글은 정국에 또 다른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대통령은 언론이 보도하지 않고 유튜브 채널이 다루지 않는다고 섭섭해하지 말고, 훈련되고 조작된 소수가 선량한 다수를 좌지우지하는 저질스러운 싸움판에 맞서 일상 속에서 팩트를 알리고 행동해 달라고 호소했다.
과거 계엄군의 총칼에 맞섰던 것처럼, 댓글과 메시지, SNS 글을 통해 진실을 전하는 선한 의지의 행동파들이 나서 달라는 절박한 당부였다. 지지층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진심 어린 호소에 공감하며 결연한 의지를 다지는 반응이 이어졌지만, 한편으로는 적지 않은 우려와 씁쓸함의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그동안 대통령실과 여권은 "우리는 모두의 대통령이며, 친명과 반명을 가르지 않겠다"는 통합의 기조를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이번 메시지는 자칫 지지자들에게 '아군과 적군을 가려내어 적극적으로 여론전에 참전하라'는 행동 지침으로 읽힐 여지를 남겼다. 유시민 작가의 행보를 둘러싼 논란이나 당내 강성 세력의 거친 언행과 맞물려, 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당내 분열을 수습하기보다 특정 세력에게 힘을 실어주는 신호로 오인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일은 열심히 하는데 홍보가 안 되고 내부 방해 세력 때문에 지지율이 떨어진다는 인식에만 사로잡혀 있다면, 그것야말로 진짜 민심을 오독하는 오만일 수 있다.
대통령의 진정성이 왜곡되어 전달되거나 당내 갈등의 불쏘시개로 쓰이는 것은 정권 전체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지자들에게 행동을 촉구하기에 앞서, 왜 국민과 중도층이 등을 돌리게 되었는지 그 근본적인 원인을 냉정하게 돌아보는 것이 순서다.
팩트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팩트가 국민의 체감 삶과 격차를 보일 때 소통은 공허한 메아리가 될 뿐이다. 대통령의 목소리가 확성기가 되어 내부를 다그치는 데 쓰이기보다, 상처 입은 민생을 보듬고 통합의 정치를 복원하는 나침반이 되기를 바라는 시선이 여전히 다수다.
🔥 지도부의 자성과 통합 없는 정권 방어는 허상이다
지금 민주당이 직면한 위기는 단순히 홍보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민생을 외면한 채 내부 진영 싸움에 매몰된 지도부의 무능에서 비롯된 것이다. 남 탓을 하기 전에 당내 민주주의를 복원하고 쓴소리를 품는 그릇을 보여야 한다.
(말로만 통합을 외치며 낙인을 찍는 정치로는 잃어버린 신뢰를 절대 되찾을 수 없다.)
유시민 논란과 사법개혁을 둘러싼 폭풍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판'인가, '근거 없는 흔들기'인가
최근 정국을 뜨겁게 달군 또 하나의 축은 단연 유시민 작가의 파격적인 행보와 이를 둘러싼 여론의 평가다. 뉴스토마토 등 주요 여론조사 기관의 조사 결과, 유시민 작가의 최근 발언과 행보에 대해 "대통령에 대한 건전한 비판"이라는 응답이 58.0%로 과반을 훌쩍 넘겼다. 반면 "근거 없는 대통령 흔들기"라는 응답은 30.9%에 그쳤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40~50대와 호남 지역에서는 유 작가의 발언에 동조하는 인식이 60%를 육박하며 두터운 지지를 보였다. 정권의 성패를 걱정하는 핵심 지지층일수록 맹목적인 옹호보다는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지식인의 비판적 목소리에 더 큰 손을 들어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내부와 강성 팬덤 사이에서는 유시민 작가를 향해 "당을 흔든다"며 맹비난을 퍼붓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초선 의원들과 일부 유튜버들이 사돈 남 말 하듯 가볍게 뱉어내는 멸칭과 비난은 오히려 사태를 악화시켰다.
대통령이 검찰 개혁 과정에서 보여준 미온적인 태도나 지지층의 기대에 못 미친 부분에 대해 지식인으로서 따끔한 지적을 던진 것을, 당 지도부가 감싸 안기는커녕 오히려 '외부의 적'으로 몰아세우는 모습은 볼사나울 지경이다. 비판을 소화하지 못하는 정권은 스스로 고립되기 마련이며, 쓴소리를 쳐내는 순간 개혁의 생명력도 함께 꺼진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유시민 작가를 향한 여론의 압도적인 지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 지도부는 깊이 새겨야 한다. 국민은 대통령을 무조건 감싸는 거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방향을 과감하게 지적하고 올바른 개혁의 길로 이끄는 진정한 조언자를 갈망하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흔들리는 진짜 이유는 유시민 작가가 쓴소리를 해서가 아니라, 개혁의 속도와 방향에서 국민이 체감할 만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남 탓과 마녀사냥으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낡은 방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정국과 사법개혁의 거대한 벽
사법부를 향한 전선 역시 정국의 또 다른 폭풍 전야다. 박시영TV 등에서 진행된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유튜브 투표에서는 무려 95%(4만 6천 명)라는 압도적인 찬성 표심이 터져 나왔다. 지지층 사이에서는 사법개혁을 가로막고 정치를 하고 있는 조대대 체제를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되며, 법원행정처 폐지와 대법원장의 막강한 인사·재판권을 해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하늘을 찌른다. 특히 김건희 관련 재판들이 전원합의체로 돌려지며 시한폭탄처럼 시간을 끌고 있는 구조적 모순 속에서, 지지자들이 느끼는 답답함과 분노는 극에 달해 있다.
그러나 당내 의총장이나 법사위 주변에서는 이를 두고 신중론과 현실적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대법원장을 탄핵할 경우 직무 정지와 직무대행 체제로 넘어가면서 오히려 사법 시스템 전체가 마비되거나 예기치 못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법적 논리다.
조희대 대법원장 본인 역시 국정감사에 불출석하며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헌법적 근거 운가 하며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사법부를 개혁의 대상으로 겨누고 칼을 뽑아들었지만, 삼권분립의 견고한 제도적 장벽과 당내 온건파들의 눈치보기 속에서 민주당이 과연 어디까지 돌파해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중요한 것은 탄핵이라는 단어 자체의 유무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근본적인 제도 개혁의 로드맵을 흔들림 없이 밀고 나가는 것이다. 법원행정처의 비대칭적 권한을 분산하고, 재판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법원조직법 개정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지지층의 95%가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단순한 감정적 분노가 아니라, 썩어 빠진 사법 적폐를 이번에야말로 도려내 달라는 절박한 명령이다. 당 지도부가 눈치나 살피며 머뭇거린다면, 사법개혁의 골든타임은 영영 사라질 것이다.
📊 데이터가 가리키는 민심의 경고등
유시민 작가의 비판에 대해 과반이 넘는 58%가 '건전한 비판'으로 평가했고,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에는 95%가 찬성했다. 이는 지지층과 국민이 바라는 바가 맹목적 방어가 아닌 강력한 개혁과 쓴소리 수용임을 명백히 증명한다.
청와대 인사 공백과 젤렌스키 변수의 외교적 시험대
### 청와대 투톱 공백과 검증 시스템의 고장정국이 이처럼 사방에서 흔들리는 동안, 청와대 내부의 사정은 더욱 암울하다. 인사 참사와 난맥상의 총괄 책임을 지고 비서실장이 사의를 표명했으나 후임 인사가 지체되면서, 정책실장 자리까지 맞물려 '투톱 공백'이라는 초유의 국정 공백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바닥을 치고 민생 현장이 아우성치는 시점에, 청와대의 컨트롤타워가 멈춰 서 있다는 것은 뼈아픈 실책이다. 검증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후보자 낙마와 임명 지연이 반복되는 이유는 단순히 개인의 자질 문제라기보다 정권의 인사 검증 시스템 전체가 심각하게 고장 났음을 보여준다.
비서실장의 사퇴는 단순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피용 퍼포먼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어정쩡한 상태에서 업무를 이어가거나, 민정수석실과 인사수석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태도는 국민에게 무능의 극치로 비칠 뿐이다.
국민은 완벽한 정권을 기대한 것이 아니라, 잘못을 솔직히 인정하고 신속하게 수습하는 유능함을 보고 싶어 한다. 청와대 공백이 길어질수록 개혁 정책은 동력을 잃고, 그 틈을 타 관료 사회와 기득권 세력은 현상을 유지하려 든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인사 라인의 책임을 명확히 묻고, 참신하고 유능한 새 인물을 전면에 배치하는 과감한 쇄신안을 내놓아야 하는 이유다.
인사 실패보다 더 위험한 것은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변명하거나 방어하려는 태도다. 검증 기준을 높이고 이해충돌 소지나 특혜 요소를 철저히 걸러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설계해야 한다.
지금 청와대에 필요한 것은 어설픈 방패가 아니라, 아픈 곳을 도려내는 수술 칼이다. 국정 운영의 엔진이 멈춰 서 있는 동안 민생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비서실장과 정책실장 공백을 메우는 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이며, 이 인사를 어떻게 매듭짓느냐가 남은 임기 전반의 성패를 가늠할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젤렌스키의 돌출 발언과 코리아 패싱의 위기
국내 정치가 혼란스러운 틈을 타, 외교 안보 전선에서도 허를 찌르는 악재가 터져 나왔다. 북한군 국내 포로 송환을 비공개하기로 했던 한미 간의 합의를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격적으로 공개해 버리면서 외교가가 발칵 뒤집힌 것이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살상 무기 지원 등 불필요한 마찰을 피하며 원칙적이고 신중한 중립적 태도를 유지해 왔던 정부로서는 날벼락 같은 일이었다. 젤렌스키가 북미 정상 간의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한국을 어떻게든 우크라이나 지원 전선에 끌어들이기 위해 자국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한국의 민감한 사안을 무단으로 이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외교적 돌발 상황 앞에서 정부와 언론이 보인 대응 역시 아쉬움을 남긴다. 젤렌스키의 의도가 뻔히 보이는 마당에 우리 정부가 정면으로 끌려들어가거나 불필요한 공방을 벌이기보다는,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는 편이 훨씬 현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북미 관계의 중대 기로에서 코리아 패싱을 막기 위해 뼈를 깎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국지적 이해관계에 휘말려 한반도의 안보 지형이 흔들리는 빌미를 제공해서는 결코 안 된다.
정부는 이 부분에 대해 원칙을 지키면서도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며, 외교 안보 라인의 기밀 관리와 정보력 부재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
국내 지지율 하락과 내부 갈등에 정신이 팔려 있는 사이에, 바깥에서는 대한민국의 국익을 흔들려는 외교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정치가 내부 싸움에 매몰될수록 국가의 외교적 발언권은 좁아지고, 주변국의 이해관계에 휘둘리는 굴욕을 맛보게 된다.
젤렌스키의 돌발 행동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냉혹한 국제 정 정치의 현실을 일깨워주었다. 정권이 안팎의 위기를 헤쳐 나가려면, 당내 계파 싸움에서 벗어나 외교 안보와 민생 경제라는 본질적인 국가 과제에 전력을 집중하는 유능함을 증명해내야만 한다.
💭 에디터의 단상
정치가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고 실망만 안겨줄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민주주의를 향한 소중한 믿음이다. 지금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이 겪는 지지율 하락은 단순한 숫자 놀음이 아니라, "너희들이 정말 우리의 삶을 바꿀 수 있느냐"는 서민들의 뼈아픈 질문이다.
내부 총질과 밥그릇 싸움을 멈추지 않는다면, 지지층의 팔짱은 등을 돌리는 차가운 절망으로 바뀔 것이다. 정치가 다시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본연의 자리로 돌아오기를, 그 늦지 않은 각성을 간절히 촉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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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위기의 해답은 여의도 중앙이 아니라 국민의 삶이 숨 쉬는 현장 속에 있다.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길은 화려한 수사나 낯 뜨거운 충성 경쟁이 아니라, 오직 치열한 민생 성과와 진정성 있는 반성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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