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치권과 온라인 커뮤니티를 가장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는 단연 '좌아하게'다. 이 단어는 단순한 오타나 유행어가 아니다.
정치인이 SNS를 통해 특정 커뮤니티의 은어를 공유했을 때, 그것이 어떻게 거대한 디지털 문화 전쟁의 도화선이 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 사회의 갈등은 이제 정책의 대립을 넘어, 감정을 건드리는 언어적 유희와 멸칭의 습득 과정으로 변질되었다. 이 글에서는 이 현상이 왜 위험한지, 그리고 왜 우리가 SNS 정치의 효능감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는지를 파헤쳐 보고자 한다.

대통령의 SNS 소통, 그 효능감의 이면
로또가 되어버린 리트윗 현상
이재명 대통령은 "SNS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통로"라며 적극적인 온라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지자들에게 이 소통은 더 이상 정보 전달의 장이 아니다. 누군가에게는 엄청난 정치적 효능감을 주지만, 누군가에게는 디지털 알고리즘의 감옥으로 변질되었다. 이제 대통령의 리트윗을 받는 것은 단순한 소통을 넘어, 소위 '로또'에 당첨되는 것과 같은 희귀한 현상이 되어버렸다. 대통령의 선택을 받기 위해 지지자들은 더 자극적이고, 더 상대를 조롱하는 언어를 찾아 헤맨다. 이러한 행태는 자연스럽게 '대통령 리트윗 받은 형제들' 같은 유튜브 채널의 등장을 불러왔다. SNS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창구가 아니라, 특정 계파의 결집력을 과시하고 상대를 공격하기 위한 무기 창고가 된 셈이다. 이는 단순히 한 개인의 SNS 습관 문제를 넘어, 국정 운영의 품위와도 직결된다. 대외비 문건을 SNS에 그대로 노출하거나, 모멸적 표현을 담은 게시물을 인용했다가 삭제하는 등 소위 '무필터 소통'은 국정 운영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숫자로 보면
최근 뉴시스가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한 결과,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서울 지역 부정 평가 70% 돌파와 30대의 부정 평가 70%대 진입은 핵심 지지층조차 등을 돌리고 있다는 신호다.
SNS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오히려 국정 수행 평가 지표는 30%대에 갇히는 기이한 역설이 반복되고 있다.
'좌아하게'라는 이름의 정치적 은어
'좌아하게'는 단순한 오타가 아니다. 이는 '우아하게'를 비틀어 만든 일종의 정치적 미러링 언어다.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갤러리나 뉴이재명 갤러리 등에서 사용되는 이 단어는 상대를 조롱할 때 극도의 효능감을 준다. "아버지가 좌아를 아시네"라는 반응은 이 언어가 단순히 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특정 진영의 결속을 다지는 일종의 '비밀 암호'로 활용되고 있음을 증명한다. 정치인들이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을 쓸 때, 이것이 실제 존경이 아니라 상대방을 바보로 만드는 조롱의 의미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불쾌감은 상당하다. 이는 객관적이고 이성적인 토론의 자리를 걷어차고, 오로지 상대방의 신경을 긁어 무너뜨리는 데 목적을 둔다. 화자가 지적했듯, "사람을 바보 만드는 방식으로 빠져나가는" 정치적 화법은 대화의 가능성 자체를 거세한다.🔥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 하나
정치인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의 조롱 방식을 습득하는 것은 정치의 천박화를 가속한다. 정책 대안을 고민해야 할 시기에 특정 은어를 공유하며 효능감을 느끼는 모습은, 우리 정치가 국민의 삶과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성적인 논의가 무력화된 자리에는 혐오와 조롱만이 남는다.
젠더 갈등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역결집
2030 남성이 총선 변수인 이유
민주당 워크숍에서도 2030 남성은 중요한 총선 변수로 지목된 바 있다. 하지만 정작 당내 메신저들과 지지층은 '좌아하게'와 같은 키워드를 통해 젠더 갈등의 불씨를 계속해서 지피고 있다. 펨코, 일베, 디시인사이드 등 남초 커뮤니티는 이러한 언어에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정치적 성향을 떠나 역결집을 시작한다는 점이다. 민주당이 '문화 전쟁'을 타령하며 상대에게 돌을 던질 때, 그 에너지가 고스란히 반대편의 결집력으로 치환된다는 사실을 정작 민주당 내의 전략가들은 간과하고 있다. "야, 뭐 꼬투리를 잡고 그래?"라며 가볍게 넘기는 순간, 정책보다 특정 단어에 더 크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이미 그들을 향해 분노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는 정책의 영역에서 멀어지고, 감정의 영역으로 급속히 빨려 들어간다.클리앙과 남초 커뮤니티의 괴리
클리앙이나 다모앙 같은 커뮤니티에서도 이번 사태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이 나온다. "이거 설마 직접 쓰신 거냐"는 당혹감은 여초 감성에서 유래한 이 키워드가 남초 커뮤니티에서 어떤 반감을 불러일으킬지 직감하는 사람들의 반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조롱의 언어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그 안에서 느끼는 '승리감'이 너무나 강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국가공무원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와도 맞닿아 있다. 공무원, 특히 고위 공직자가 특정 커뮤니티의 은어를 사용하며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는 것은 헌법 정신에 대한 도전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정치권은 이런 법적·윤리적 문제보다 "어떻게 더 야고르게 조롱할 것인가"라는 저열한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요약해보면
- '좌아하게'는 단순한 오타가 아닌, 상대를 조롱하기 위해 설계된 정치적 은어다.
- 대통령의 리트윗 행위는 소통이 아닌 특정 진영의 효능감을 자극하는 '로또'가 되었다.
- 온라인 커뮤니티의 즉각적인 역결집은 민주당이 직면한 젠더 이슈의 핵심 난제다.
SNS 정치의 법적 경계와 품격
공무상 비밀누설과 품위 유지 의무
최근 대외비 문건 유출 논란이나 특정 후보에 대한 SNS 직접 반박 등은 공무원으로서의 품위 유지 의무와 직결되는 사안들이다. 국가공무원법 제63조와 제65조는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품위 유지를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단순히 SNS를 소통 창구로 생각하는 안일한 인식이, 사실은 국가 기강을 흔들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이 특정 커뮤니티의 반응에 일희일비하며 그들의 언어를 차용하는 것은, 국가 권력의 사유화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야권에서 이진숙 방통위원장 등을 고발할 때 근거로 삼았던 '국가공무원법 위반' 논리가, 과연 우리 정치권 전반에는 정직하게 적용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할 시점이다. 내로남불의 정치가 계속되는 한, 정치는 대화가 아닌 싸움터로 남을 뿐이다.이성적인 소통이 사라진 공간
"사람의 감정을 건드리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누가 와서 아무리 객관적이고 팩트를 전달하고 이성적으로 얘기해도 답이 없어진다." 화자의 이 말은 지금 우리 정치가 겪고 있는 비극의 핵심을 찌른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정책 개발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대안이고, 경제 회복의 청사진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보다 '좌아하게' 같은 단어 하나가 더 중요하다. 정치권이 이런 방식을 습득하고 즐기는 한, 진정한 의미의 민주주의적 토론은 불가능하다.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혐오의 언어를 학습하는 것은 결코 승리하는 방식이 아니다. 그것은 정치를 퇴보시키고, 유권자들을 더 극단적인 갈등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는 행위일 뿐이다. 이제는 SNS 정치의 달콤한 효능감에서 벗어나, 정치가 원래 있어야 할 '공적인 논의의 장'으로 복귀해야 한다.💭 개인적인 생각
정치를 오래 지켜봐 온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현상은 정말이지 씁쓸하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던 그 치열한 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정치가 존재한다.
그런데 고작 온라인 커뮤니티의 조롱 섞인 은어 하나에 열광하고, 이를 정치인들이 나서서 공유하는 모습은 그간의 노력을 헛되게 만드는 것처럼 느껴진다. 30대인 나에게 정치는 삶을 개선하는 구체적인 수단이어야 한다.
정책이 사라진 자리에 조롱만 남는 정치는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SNS는 도구일 뿐이다.
도구가 목적을 압도하는 순간, 정치는 길을 잃는다. 펨코든 여시든, 커뮤니티라는 좁은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세상과 소통하려는 정치가 다시 보고 싶다.
우리는 지금 '좌아한' 정치인이 아니라, '사려 깊은' 정치인을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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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롱의 정치가 멈추지 않는 한, 대한민국 정치의 앞날에는 더 큰 분열의 그림자가 드리울 뿐이다. 이제는 혐오를 생산하는 SNS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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