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당대표의 수첩이 카메라에 포착될 때마다 정가가 술렁이는 풍경은 어쩐지 씁쓸하면서도 묘한 허탈감을 안긴다. 비밀이어야 할 메모가 연이어 언론의 초점에 잡히는 것 자체가 해프닝이지만, 그 내용 안에는 지금 우리 정치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이다. 속에서 발견된 이름들은 단순한 메모를 넘어, 지금 여권 내부가 어떤 권력의 지형도와 불안을 품고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뼈아픈 거울이다. 📉

김민석 수첩 속 적나라한 이름들과 여권의 내부 풍경
박시영과 시사타파, 그리고 반복되는 수첩 유출의 의미
불과 지난달 국회 본회의장에서 포착된 수첩에는 '진숙·한동훈 OUT'이라는 굵직한 문구가 그대로 노출되어 큰 파장을 낳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김민석 대표의 수첩에는 '박시영·시사타파·신천지 이중당적'이라는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어 다시 한번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 사이사이에 적힌 전자권, 세종의사당 집무실, 품격 민생 같은 국가적 정책 현안들 사이에 특정 유튜버와 정치 평론가들의 이름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은 기묘한 대비를 이룬다. 👀
특히 '시사타파' 이종환 대표는 김민석 대표의 주도로 민주당 내부 감찰과 징계 절차가 한창 진행 중인 사안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다. 박시영 대표 역시 김민석 대표가 반복해서 공개적으로 공격하고 각을 세우는 대상이다.
국가의 굵직한 입법 과제를 다뤄야 할 여당 대표의 수첩이 특정 유튜브 채널과 방송인들의 동향을 체크하는 사설 정보지처럼 활용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다. 수첩에 이름을 적어 놓은 행위 자체보다, 지금 여당의 핵심부가 어떤 갈등과 외부 스피커들의 영향력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런 상황은 비단 정치권 내부의 힘겨루기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조계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당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보면, 조직적인 강제입당과 이중당적 문제를 근절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한 이중당적 확인 절차를 신설하고 관련 벌금을 대폭 상향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현행법상 이중당적 보유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명백한 위법이지만, 실제 정치판에서는 세력 확장과 당내 경선 개입을 위한 편법으로 끊임없이 악용되어 왔다. 수첩에 적힌 '신천지 이중당적'이라는 단어는 단순한 메모가 아니라, 거대 정당의 조직력이 외부 세력의 개입이나 불순한 기득권 다툼에 얼마나 취약하게 노출되어 있는지를 고발하는 경고등에 가깝다. 💡
한동훈 file과 서울시장 후보군이 남긴 질문들
지난달 수첩에 등장했던 '한동훈 아웃'이라는 직설적인 문구는 이번에 '한동훈 file'이라는 형태로 진화(?)해서 돌아왔다. 정치가 상대를 향해 정책으로 승부하는 대신, 끊임없이 파일을 쌓아두고 언제 터뜨릴지 가늠하는 정보전으로 변질되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정책 현안과 정당의 미래를 고민해야 할 자리가 상대 진영 인사에 대한 파일링과 내부 비판 세력에 대한 경계심으로 채워지고 있는 셈이다. 📉
여기에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읽히는 이름들까지 함께 적혀 있었다는 후문은 다가올 지방선거를 향한 여권의 조급함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게 한다. 지지율의 파고 속에서 당의 리더들이 바라보는 시선은 민생의 현장이 아니라, 당내 역학관계와 다가올 선거판의 지분 싸움에 고정되어 있다.
수첩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기록 도구를 통해 노출된 여당 수뇌부의 관심사는, 안타깝게도 국민의 삶과는 한참 떨어져 있는 권력의 공학적 계산기 소리뿐이다.
이것이 단순히 한 정치인의 부주의한 메모 습관으로 치부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당대표의 손끝에서 펜이 향하는 곳이 민생의 대책이 아니라 특정 유튜브 방송과 정치적 가해의 대상이라면, 그 정당이 향하는 나침반은 이미 고장 난 것이나 다름없다.
국민이 체감하는 경제적 고통과 물가 상승의 한파 속에서, 여권의 최고 실세들은 수첩에 유튜버의 이름을 적으며 내부 결속과 통제를 고민하고 있다. 이 괴리를 메우지 못한다면, 수첩 유출 해프닝은 단순한 웃음거리가 아니라 정권 전체의 시야가 좁아져 있음을 알리는 전조로 기록될 것이다. 😅
청와대 내부의 인사권 방어 논리와 체면 정치의 비극
인사권이 대통령의 체면을 지키는 방패가 된 순간
2026년 10월 1일 방송된 '홍사훈쇼'에서 전해진 청와대 내부의 기류는 충격적일 정도로 안이하고 폐쇄적이었다. 화자인 홍사훈은 며칠 사이 거듭된 논란 속에서 "김종 후보자를 좀 철회하면 안 되겠냐"고 주변의 핵심 인사들과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물었다고 한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하나같이 똑같은 논리의 반복이었다. 여기서 후보자를 사퇴시키면 대통령의 인사권이 훼손되는 모양새가 되고, 개혁파 강성 지지층의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우왕좌왕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으므로 포기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얽히고설킨 정치적 셈법 속에서 정작 '이 사람이 장관으로서 적임인가'라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
최강욱의 전언을 통해 드러난 속내는 더욱 적나라하다. 추미애, 김용민, 박은정 의원 같은 당내 강성 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이유로 후보자를 중도에 낙마시키면, 마치 대통령이 그들에게 밀린 것처럼 보이지 않겠느냐는 두려움이 청와대 내부를 지배하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자의 도덕성 결함이나 직무 수행 능력을 검증하는 절차가, 어느 순간 '대통령이 이기는가 지는가'를 판가름하는 자존심 싸움으로 완전히 변질되어 버렸다. 📊
이것은 명백한 주객전도이자 정치적 오판이다. 운전대를 잡은 사람이 길을 잘못 들었다면 차를 멈추고 방향을 바로잡는 것이 상식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논리대로라면 "내가 운전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길을 잘못 들었지만 계속 직진하겠다"는 몽니와 다르지 않다. 인사권은 국민을 위해 일할 제대로 된 적임자를 발탁하라고 부여된 권한이지, 부적격 인사를 고집하며 권력의 아집을 증명하는 방패가 되라고 있는 것이 아니다.
체면을 지키겠다는 명목으로 엉뚱한 인물을 감싸는 순간, 인사권은 권력의 힘을 보여주는 수단이 아니라 정권의 발목을 잡는 족쇄로 전락하고 만다.
인선 잔혹사가 남긴 상처와 반복되는 검증 실패
이재명 정부의 인사 난맥상은 비단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범 초기 1차 내각 인선 당시에도 교육부장관 후보자였던 이진숙 전 충남대 총장이 제자 논문 표절 및 제1저자 가로채기 의혹, 두 딸의 미국 조기유학에 따른 중학교 의무교육 위반 논란 등으로 지명 21일 만에 낙마하는 참사를 겪었다.
공직자 사정을 총괄해야 할 청와대 민정수석 자리에 기용된 오광수 전 수석 역시 배우자의 부동산 차명 관리 및 대출 의혹이 불거지며 임명 닷새 만에 사퇴하는 촌극을 빚었다. 현역 국회의원 프리미엄을 업고 입각했던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 역시 보좌진 갑질 논란과 자녀의 명의 입학 추천서 의혹으로 백기를 들었다. 📉
이러한 '인선 잔혹사'가 반복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청와대가 검증의 실패를 인정하고 쇄신하기보다, 이를 정치적 패배로 받아들이는 왜곡된 자존심 때문이다.
이번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를 비롯해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인사들을 향해 청와대가 고삐를 늦추지 못하는 이유도 결국 과거의 실패를 방어하려는 방어기제에서 비롯된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엄격한 도덕성 검증은 뒤로 밀려나고, "여기서 밀리면 정권의 기가 죽는다"는 식의 낡은 운동권식 투쟁 논리가 인사의 전면에 나서는 형국이다. 💡
결과적으로 이러한 태도는 정권 전체의 도덕적 자산을 갉아먹는 자해 행위나 다름없다. 국민은 완벽한 정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을 줄 아는 유연함을 바란다.
그러나 청와대는 비판의 목소리를 귀담아듣는 대신, 대통령의 인사권을 수호한다는 명분 아래 여론과 동떨어진 섬으로 고립되어 가고 있다. 적임자가 아니라면 과감히 철회하고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용기가 곧 진짜 권력의 크기라는 점을, 어째서 정권의 핵심 브레인들만 깨닫지 못하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 비판받아 마땅한 오만과 불통의 정치가 불러온 결말
대통령의 인사권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부적격 인사를 밀어붙이는 행태는, 결국 국민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지지층의 성안에 갇히겠다는 선언과 다르지 않다. 정권의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데, 어째서 권력의 주인이 누구인지 착각하는 일이 이토록 반복되는가?
지지율 하락과 '코어 지지층'이라는 착각의 성채
숫자로 드러나는 균열, 그리고 현실을 외면하는 진단
최강욱의 전언을 빌려 청와대 주변에서는 현재의 지지율 하락이 농지 전수조사와 주가 지수 하락, 세금 문제 같은 경제·외부 요인 때문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일부 사람들, 특히 유시민 작가를 포함한 사람들이 너무 시끄럽게 했기 때문에 혼란이 잠깐 왔을 뿐 코어는 흔들리지 않고 있다"는 식의 안이한 진단이 지배적이다.
정무적 혼란은 소수의 돌출 행동 때문이며, 핵심 지지층은 여전히 굳건하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냉정한 객관적 수치는 이들의 안일한 확신이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를 가차 없이 증명해 준다. 📊
실제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층의 이재명 대통령 긍정평가는 8월 말 77%에서 9월 초 73%, 그리고 9월 18일에는 66%까지 가파르게 하락했다. 진보층의 긍정평가 역시 9월 초 66%에서 단 2주 만에 57%로 곤두박질쳤다.
'코어는 하나도 안 흔들린다'고 자부하기에는 지지층 내부의 이탈 속도가 너무나 명백하고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의 주변부에서는 여전히 "우리를 지지하는 진짜 핵심들은 그대로 있다"며 현실을 부정하고 눈을 감는 자가당착에 빠져 있다. 👀
이것은 마치 병든 환자를 두고 "열은 나지만 심장은 뛰고 있으니 괜찮다"고 우기는 꼴이다. 지지율 하락은 단순한 정권 흔들기가 아니라, 그동안 이재명 정부가 보여준 불통과 오만한 인사 기조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보내는 엄중한 경고장이다.
숫자로 찍혀 나오는 객관적 지표를 외면하고 유튜버들의 방송이나 일부 강성 스피커들의 목소리에만 의존해 정국의 흐름을 오판한다면, 다가올 정치적 심판의 파고는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틀린 학생을 퇴실시키고 평균이 올랐다고 좋아하는 꼴
현재 여권이 취하고 있는 배제와 낙인의 정치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정부의 정책이나 인사를 비판하면 "코어가 아니다"라고 밀어내고, 유시민의 발언이나 당의 논리에 동조하지 않으면 "흔들린 사람"으로 낙인찍는다.
인사의 부당함을 지적하는 목소리에는 "대통령을 믿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프레임을 씌운다. 이런 식으로 자신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하나둘씩 밖으로 밀어내다 보면, 결국 교실에는 극단적으로 맹종하는 소수의 목소리만 남게 된다. 📉
이 상황은 시험에서 성적이 안 좋은 학생들을 전부 퇴실시키고 나서 교실 평균 점수가 올랐다고 기뻐하는 모습과 정확히 일치한다. 평균 점수는 숫자에 불과할지 몰라도, 교실에 남아 있는 학생 수는 줄어들고 학교의 교육 기능은 완전히 망가진 상태와 같다.
지지율을 방어하겠다고 비판적 지지자와 중도층을 '내부 총질러'로 몰아내며 지지층의 외연을 스스로 좁혀가는 행위는, 결국 정권의 뿌리를 스스로 갉아먹는 가장 어리석은 자해 행위다. 💡
선거는 대통령을 무조건 무오류의 존재로 떠받드는 사람들끼리만 치르는 잔치가 아니다. 투표장의 승패를 가르는 것은 늘 비판적 지지와 쓴소리를 아끼지 않던 중도층의 마음이었다.
지금 대통령이 바라봐야 하는 것은 자신에게 쓴소리를 하는 지지자들을 밀어내고 확인하는 좁은 안방의 환호성이 아니라, 차갑게 돌아서는 민심의 넓은 바다다. 불편한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를 잃어버린 정권에게 남은 것은 비참한 고립뿐임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 에디터의 단상 : 환부를 도려내는 대신 비판자를 탓하는 권력의 말로
정치를 지켜보며 가장 소름 끼치는 순간은 권력이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 현실을 왜곡하기 시작할 때다. 잘못된 진단으로 멀쩡한 신장을 들어내고 다리를 자르면서도, 환자가 아프다고 소리 지른다는 이유로 환자의 입을 틀어막는 야만의 정치가 지금 여권 주변에서 재현되고 있다.
정치를 고치는 대신 비판자를 탓하고, 지지층을 끊임없이 순혈주의로 재단하며,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을 교실 밖으로 내쫓는 방식으로는 그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없다.
결국 병은 그대로 방치된 채 멀쩡했던 민주주의의 가치와 상식들만 하나씩 사라져 가는 텅 빈 교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지금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을 향해 쓴소리를 던지는 사람들을 적으로 돌리는 배제의 기술이 아니라, 불편한 진실 앞에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정치적 품격이다.
수첩에 적힌 유튜버들의 이름과 권력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변명 속에서, 진정으로 국민이 바라봐야 할 민생의 자리는 점점 더 희미해져만 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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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이 거울을 볼 때, 보고 싶은 모습만 비치는 거울을 앞에 두면 그 정권의 수명은 거기서 끝난 것이다. 수첩에 적힌 이름들이 증명하듯, 지금 여권은 스스로 만든 좁은 성안에 갇혀 바깥세상의 성난 민심을 외면하고 있다.
비판을 두려워하고 쓴소리를 쳐내는 정치가 과연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차가운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는 씁쓸한 봄날이다.
과연 이 정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환상 속에서 언제쯤 눈을 뜨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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