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체도 없는데 1등? 토스가 은행 업계를 점령한 방법 🏦|[머니스토리] 토스 편

스마트폰 화면을 두드려 단 몇 초 만에 송금을 마치는 일이 이제는 너무도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굳이 은행 지점에 찾아가 번호표를 뽑고 대기할 필요조차 사라진 지 오래다.

이 편리한 금융의 바다를 연 주인공이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보게 된다. 실체도 없어 보이던 핀테크 스타트업이 어떻게 전통의 거대 은행 업계를 단숨에 점령해 버렸을까.

그 거대한 지각변동의 중심에는 늘 혁신을 외치며 등장한 토스가 있었다. 가입자 수만 3천만 명을 훌쩍 넘기고 국민 10명 중 6명이 쓴다는 이 플랫폼의 성공 뒤에는 묵은 규제와 보수적인 조직 문화를 정면으로 뚫어낸 치열한 시도가 숨어 있었다.

오늘은 그토록 견고하던 시중은행의 성벽을 무너뜨린 토스의 발자취를 집요하게 파헤쳐 보려 한다.금융의 판도를 뒤흔든 이들의 진짜 무기는 무엇이었는지 차근차근 짚어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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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지점의 소멸과 토스가 연 새로운 시대

지점을 찾지 않는 우리와 50대 이하의 금융 일상화

요즘 은행 지점을 직접 방문하는 일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문 일이 되었다. 연세가 좀 있으신 어르신들은 여전히 창구를 찾아 업무를 보시곤 하지만, 50대 이하의 소비자들에게 은행 지점은 이미 추억 속 공간이 된 지 오래다.

웬만한 금융 업무는 손안의 스마트폰 앱 하나로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은행 앱을 통해 금융 생활을 완전히 바꾼 선두 주자, 바로 토스가 등장하면서 우리의 일상은 엄청난 변화를 맞이했다.

생각해보면 토스가 세상에 얼굴을 내민 지가 벌써 2015년쯤으로 기억된다. 그동안 은행 이용자들의 앱 사용 빈도나 체류 시간, 그리고 압도적인 편리함의 측면에서 토스는 기존의 거대 은행들을 가볍게 따돌리고 있다.

사실 토스가 세상에 나오기 전의 스마트폰 금융 환경은 지금과 비교하면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아이폰의 등장으로 스마트폰 시대가 열리고 은행들도 속속 앱을 출시했지만, 그 과정은 결코 친절하지 않았다.

단순히 돈을 몇 푼 보내는 송금 작업조차 거쳐야 할 관문이 산더미 같았다. PC로 은행 업무를 보려고 하면 로그인부터 사람을 지치게 만들었다.

은행 사이트에 접속하자마자 보안 프로그램 설치하라는 안내가 뜨는데, 이게 하나만 깔리는 게 아니었다.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부터 위변조 방지 프로그램까지 합치면 통합 프로그램을 누르는 순간 무려 다섯 개나 되는 보안 프로그램을 강제로 깔아야 했다. 정말이지 지루하고 짜증 나는 과정이 아닐 수 없었다.

공인인증서와 복잡한 보안 프로그램의 지옥

보안 프로그램을 겨우 설치하고 나면 이번에는 악명 높은 공인인증서의 장벽이 가로막았다. PC에 있던 인증서를 스마트폰으로 카피하는 과정부터가 하, 정말 한숨이 나오는 지옥이었다.

수많은 단계를 거쳐 겨우 모바일에 옮겨 담아도 로그인할 때마다 여덟 자 이상의 대문자, 소문자, 숫자, 특수문자가 섞인 복잡한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또 입력해야 했다. 송금을 할 때도 계좌번호를 누르고 인증서 비밀번호를 다시 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반복되었다.

로그인부터 송금 완료까지 걸리는 시간은 엄청나게 오래 걸렸고, 절차는 지나치게 복잡했다. 그러니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연세 드신 분들은 이 복잡한 과정을 포기하고 은행 창구로 직행해 직원에게 직접 송금을 부탁하곤 했던 것이다. 전자서명과 공인인증서라는 이름 뒤에 숨어 "우리는 책임을 다했다"고 외치던 낡은 관행이었다.

실제로 은행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라 관련 규정이 타이트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방어적인 태도가 결국 소비자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2010년대 초중반까지만 해도 시중 은행들은 앱을 하나로 통합하지 못하고 제각각 만들어냈다. 신한, KB, 하나 같은 은행들은 부행장 중심의 방대한 사업부 구조를 가지고 있었고, 각 부서마다 따로 앱을 찍어내다 보니 한 은행에서만 앱이 8개에서 10개에 달하는 기괴한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트렌드에 어두운 보수적인 고위 임원들이 아래로 하달하는 구조 속에서 통합된 사용자 경험은 기대조차 할 수 없었다.

비금융권 출신의 반란, 공인인증서를 없애다

치과의사 출신 이승건 대표의 파격적인 시선

이처럼 꽉 막힌 거대 은행들의 성벽 앞에 2015년 전혀 새로운 인물이 나타났다. 토스를 창업한 이승건 대표는 금융권 출신이 아니었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커리어를 쌓은 사람이 아니라 놀랍게도 치과에 있던 의료인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금융권의 낡은 관점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히 새로운 소비자 중심의 관점에서 판을 바라볼 수 있었다.

기존 은행의 관점에서는 "규제 때문에 안 된다", "보안상 이래서 안 된다"는 이유가 수십 가지였다. 정부 기관의 타이트한 룰을 지키는 것이 지상 과제였기에 변화를 시도조차 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소비자의 관점에서 출발한 토스는 은행 앱이 왜 그렇게 로그인부터 시키고 복잡하게 구는 지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품었다. 우리가 은행 앱을 켜는 이유는 단 하나, 계좌를 조회하고 돈을 보내기 위해서다.

그런데 앱에 들어가자마자 로그인을 강제하고, 그 안에서 길을 잃게 만드는 구조는 명백히 주객이 전도된 형태였다.

토스는 이 복잡한 UI와 UX를 단번에 갈아엎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기능을 가장 눈에 띄는 상단에 배치하고, 잘 안 쓰는 메뉴는 과감하게 아래로 내렸다.

무엇보다 송금이라는 본질에 집중했다. 복잡한 공인인증서 입력 과정을 통째로 들어내고, 누구나 직관적으로 쓸 수 있는 간편 송금 시스템을 구축해 낸 것이다.

이 파격적인 변화는 모바일 환경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2030 세대에게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CMS를 응용한 혁신적인 송금 방식의 비밀

그렇다면 토스는 도대체 어떤 마법을 부려 공인인증서 없이도 송금이 가능하게 만들었을까. 일반적인 은행의 송금 방식은 내 계좌에서 송금을 신청할 때 공인인증서로 서명을 하고, 은행이 그에 맞춰 돈을 쏜 뒤 새벽에 금융결제원에서 산계를 치는 구조였다.

여기서 공인인증서 서명은 은행의 면책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성가신 의식이었다.

하지만 토스는 전혀 다른 방식을 끌어왔다. 바로 자동이체나 카드값 결제 때 쓰이는 CMS(자금집금서비스)를 응용한 것이다. 내가 토스를 통해 송금을 하겠다고 입력하면, CMS 시스템을 활용해 내 본래 통장에서 약속된 금액이 인위적으로 출금되어 토스 계좌로 먼저 이동한다.

그리고 토스 계좌에서 곧바로 상대방의 계좌로 돈을 쏘아주는 방식을 택했다. 카드 대금을 결제할 때 매번 공인인증서 비밀번호를 묻지 않는 원리를 송금 시스템에 그대로 이식한 셈이다.

이 기발한 발상 덕분에 이용자는 복잡한 인증 절차 없이 단 몇 번의 터치만으로 송금을 끝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건당 발생하는 상당한 송금 수수료는 토스 입장에서 엄청난 부담이었다.

초기 사용자들 중에는 "아니, 이거 사기 아니야? 이렇게 간단할 리가 없는데"라며 의심을 품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토스는 이 송금 수수료를 회사가 직접 부담하기로 결정하고 무료로 풀어버리는 초강수를 두었다.

수수료 무료라는 미끼로 판을 흔들다

"이 송금 수수료도 토스가 낼게요 하면서 무료로 처리해 버렸다는 거잖아요." 이 한마디는 금융 시장의 지형도를 완전히 바꿨다.

사실 레거시 은행들에게도 송금 수수료는 이미 큰돈이 되지 않는 부수적인 영역이었다. 하지만 기존 은행들은 이마저도 꽉 움켜쥐고 있었던 반면, 토스는 이를 과감하게 포기하고 대규모 트래픽을 모으는 미끼 상품으로 활용했다.

편리함과 무료라는 강력한 무기는 모바일 세대인 20대와 30대를 순식간에 매료시켰다. 보수적인 기성세대는 "그래도 은행에 직접 가야지"라거나 "뭔가 미심쩍다"며 경계했지만, 새로운 서비스에 거부감이 없는 젊은 층은 열광적으로 토스에 체류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결제 앱을 넘어 거대한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는 절대적인 기초 체력이 이렇게 완성되었다.

🔥 규제의 성벽 뒤에 숨어 있던 은행들의 민낯

금융은 신뢰를 먹고사는 산업이라는 명목 아래, 기존 은행들은 오랫동안 소비자의 불편을 당연한 것으로 포장해 왔다. 보안과 면책이라는 훌륭한 방패를 앞세워 앱을 수십 개로 쪼개고, 낡은 인증 절차를 강요하며 혁신을 거부했다.

결정권자가 시대의 흐름에 눈을 감은 사이, 치과의사 출신의 젊은 창업자가 이끌어낸 변화는 거대 조직의 무능함이 얼마나 뼈아픈지 가르쳐 주었다.

송금 수수료를 넘어선 다각화된 수익 모델

미끼 상품 뒤에 숨겨진 진짜 수익의 정체

토스가 송금 수수료를 전면 무료화했다고 해서 자선사업을 한 것은 물론 아니다. 송금 수수료 무료 정책은 수많은 이용자를 앱 안으로 끌어모으기 위한 정교한 미끼 상품에 불과했다.

과거 전통 은행들이 주거래 통장을 유도하며 각종 수수료를 챙겼던 것과 달리, 토스는 더 거대한 판을 설계하고 있었다.

토스의 실질적인 막대한 수익은 앱 내부에서 이루어지는 보험, 증권 등 금융 상품의 판매 과정에서 터져 나온다. 전통 은행에서 대출을 받거나 자산을 관리하려면 복잡한 서류를 들고 창구를 찾거나 예금 가입을 강요받아야 했다.

하지만 토스는 이 모든 금융 상품의 가입 장벽을 모바일 안에서 극도로 낮춰 놓았다. 이용자가 원할 때 언제든 손쉽게 보험을 비교하고 증권 계좌를 개설하며, 거기서 발생하는 판매 수수료가 송금 무료화로 발생한 비용을 가볍게 상쇄하고도 남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바로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이다. 사람을 모으는 곳에 돈이 따르듯, 압도적인 트래픽을 선점한 토스는 단순한 송금 앱을 넘어 종합 금융 상품 마켓플레이스로 완벽하게 자리 잡았다.

전통 은행들이 지점 유지비와 인건비로 허덕이는 동안, 토스는 디지털 공간 안에서 비용은 최소화하고 수익 모델은 다각화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신용점수 조회와 데이터 기반 타겟 마케팅

토스가 폭발적인 수익을 거두는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는 바로 '데이터'다. 과거에는 개인이 자신의 신용점수를 조회하는 것조차 번거로웠고, 조회를 자주 하면 점수가 깎인다는 잘못된 상식이 지배적이었다.

토스는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어 "신용정보 변동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용점수 무료 조회 서비스를 대중화시켰다.

국민 대다수가 토스 앱을 통해 자신의 신용점수를 매일같이 확인하기 시작하면서, 토스는 엄청난 양의 금융 데이터를 자연스럽게 축적하게 되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용자 개인에게 딱 맞는 맞춤형 대출 상품이나 카드, 보험을 정교하게 추천하는 타겟 마케팅이 가능해졌다.

이용자가 신용점수를 조회한 직후 자신의 상황에 맞는 최적의 금융 상품을 제안받는 식이다.

앱 내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벤트와 콘텐츠 역시 철저하게 이용자의 금융 성향과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고도의 장치들이다. 이렇게 모인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효율의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 또한 토스의 핵심적인 수입원이다.

전통 은행의 뒤늦은 반성과 남겨진 과제

토스가 시장을 뒤흔들자 콧대 높던 전통 은행들도 비상이 걸렸다. "우리는 왜 저렇게 못 만들까?"라는 내부적인 자성과 함께, 시중 은행들의 모바일 앱도 예전보다는 눈에 띄게 사용자 친화적으로 변모했다.

과거의 끔찍했던 보안 프로그램 지옥은 대폭 간소화되었고, 지문 인식이나 간편 비밀번호 로그인이 보편화되었다.

📊 지표로 증명된 모바일 금융의 판도 변화

컨슈머인사이트가 발표한 '금융앱 이용자 만족도 리포트'에 따르면, 토스는 2년 연속으로 당당히 만족도 1위를 지키며 최상위권을 유지했다. 그 뒤를 이어 카카오뱅크와 네이버페이 등 핀테크 플랫폼들이 톱3를 독식하며 기존 시중은행 앱들을 압도적인 차이로 밀어냈다.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린 전통 은행은 KB국민은행, 신한은행, NH농협은행 등에 불과했다. 이 통계는 소비자들이 이미 어디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있는지 가감 없이 보여주는 명백한 증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자들이 토스를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토스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역외인'의 시선으로 설계된 서비스였기 때문에 가능한 완전한 소비자 중심 사고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전통 은행들은 여전히 금융당국의 눈치를 보아야 하고, 겹겹이 쌓인 보수적인 의사결정 구조 속에서 획기적인 실험을 하기 어렵다. 어느 정도 검증된 안정성만을 고수하는 조직 문화 속에서는 토스와 같은 과감한 혁신이 태생적으로 나오기 힘든 구조인 것이다.

지점 없는 효율성과 벼랑 끝에 선 오프라인 영업점

치솟는 점포 유지비와 전통 은행의 딜레마

전통 은행들이 안고 있는 가장 아픈 손가락은 바로 천문학적인 ‘시중 점포 유지비’다. 과거에는 상권의 가장 목 좋은 1층 코너 자리에 번듯한 대형 지점을 차려놓는 것이 곧 은행의 신뢰도이자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현금 사용이 급감하고 모바일 뱅킹이 대세가 된 지금, 오프라인 지점의 필요성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은행 입장에서도 인건비와 임대료를 줄이기 위해 거점 영업점을 중심으로 인근 소형 지점을 통폐합하거나 2층, 3층으로 밀어내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 실제로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영업점 수는 매년 수십 개씩 사라지고 있으며,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점 수는 큰 폭으로 줄어드는 반면 인력을 최소화한 출장소 형태만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전통 은행들은 지점을 완전히 없애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거대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 정부가 고령층이나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정책적 책임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효율성만 따지자면 당장이라도 문을 닫고 싶겠지만, 공공의 성격을 띤 레거시 은행이라는 틀 때문에 쉽사리 셔터를 내리지 못하는 족쇄가 채워져 있는 셈이다.

처음부터 지점이 없었던 인터넷 은행의 압도적 자유

반면 토스를 비롯한 인터넷 전문은행들은 태생부터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디지털 환경에서 출발했다. 점포 유지비나 임대료, 수많은 창구 직원의 인건비 부담에서 애초에 자유로웠기 때문에 자원을 오로지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외화 통장을 만들거나 여러 개의 계좌를 관리하는 서비스만 보더라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전통 은행에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치거나 여러 개의 통장을 따로 만들어야 했던 일들이 토스 앱 안에서는 하나의 통합된 화면에서 매끄럽게 처리된다.

외화 환전부터 자산 관리, 소비 분석까지 하나의 앱이 모든 것을 품어내는 압도적인 편의성은 오프라인 지점의 한계를 뼈저리게 실감하게 만든다.

결국 지점 없는 효율성과 과감한 UX 개선은 토스가 금융 시장의 주도권을 쥔 채 절대 무너지지 않는 성벽을 쌓아 올린 원동력이 되었다. 전통 은행들이 뒤늦게 디지털 전환을 외치며 쫓아오고 있지만, 이미 고객들의 손가락이 머무는 곳은 토스의 직관적인 화면 위다.

💭 에디터의 단상 : 우리가 토스에 열광하는 이유

토스가 은행 업계를 점령해 가는 과정을 지켜보노라면, 결국 소비자는 언제나 가장 편리하고 정직한 방식을 선택한다는 진리가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그동안 금융이라는 거대한 성벽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너무나 높고 차가운 벽이었다.

공인인증서의 장벽 앞에서 진땀을 흘리던 기억이나, 은행 앱 하나를 쓰기 위해 수많은 보안 프로그램을 깔며 한숨 쉬던 일들은 소비자를 주인으로 대하지 않았던 금융권의 오만함이 만들어낸 풍경이었다. 치과의사 출신의 한 창업자가 던진 "왜 꼭 이렇게 복잡해야 하지?"라는 단순한 의문이 수십 년간 굳어진 거대 산업의 판을 통째로 흔들어 놓았다.

물론 핀테크 플랫폼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보안 사고에 대한 우려나 소비자 분쟁 같은 그림자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편리함이라는 가치가 때로는 안전이라는 가치를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경고는 언제나 귀담아들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과거의 복잡하고 방어적인 규제 공화국으로 돌아갈 수는 없다. 토스의 성공은 기술의 승리가 아니라, 소비자의 불편함을 참지 못하고 그늘진 곳을 먼저 긁어준 태도의 승리다.

앞으로 금융 시장이 또 어떤 방향으로 진화하든, 소비자를 진정으로 중심에 두지 않는 권위는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렵다는 사실만큼은 명백하다. 우리가 누리는 이 사소한 편리함 뒤에는 결국 낡은 관행과 맞서 싸운 치열한 도전이 있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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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도 없어 보이던 작은 앱에서 시작해 대한민국 금융의 지형을 바꾼 토스의 행보는 우리에게 많은 화두를 던진다. 낡은 규제와 보수적인 조직이 지배하던 성벽은 결국 소비자의 목소리를 외면할 때 가장 먼저 무너진다는 것을 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영역에서 이런 유쾌한 반란이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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