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돌아가는 세상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검찰 개혁이니 공소청 신설이니 요란하게 떠들썩하더니,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이게 도대체 개혁인지 아니면 이름만 싹 바꾼 ‘간판갈이’인지 눈을 의심하게 된다. 2026년 9월 7일 홍사훈쑈에서 다뤄진 최강욱 전 의원과 조수진 변호사의 대담을 보며 느낀 허탈감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닐 것이다. 수사를 하지 않는 조직에 수사관 인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우리는 과연 이 나라의 권력 기관 개혁이 어디쯤 멈춰 서 있는지 냉정하게 물어야 한다. 정권이 바뀌고 기득권이 얽혀드는 과정에서 늘 이런 식의 땜질 처방만 반복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 속내를 낱낱이 파헤쳐보지 않을 수 없다.

민주당의 외형 경쟁과 검찰 개혁의 길
좋은 동료를 만드는 일과 덩치 불리기의 모순
정치판에서 의석수를 늘리고 세를 불리는 게 마치 최대의 선인 것처럼 행동하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데서 오지 않는다. "구조적 다수도 좋은 동료들을 만드는 것이 구조적 다수지, 민주당을 중심으로 해서 덩치를 키우고 그것은 실패하는 과정"이라는 지적은 뼈를 때린다. 덩치만 키우다가는 과거의 관성에 사로잡혀 결국 국민의 기대를 저버리기 십상이다. 완벽한 탈바꿈을 이뤄내지 못하면 20년 집권이니 100년 정당이니 하는 구호는 허울 좋은 메아리에 불과하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이 정부가 탄생하게 된 근본적인 에너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희생 위에서 쌓아 올린 자산을 현재의 권력들이 마치 자기 것인 마냥 함부로 다루고 있다는 비판은 그냥 흘려듣기 어렵다. 검찰 개혁은 지지 세력의 기초 체력과도 같은 과제다. 이 본질적인 과제를 제쳐두고 다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짓는 격이다.
국민들은 이미 지방선거를 통해 따끔한 경고장을 던졌다. 그런데도 민주당의 행보가 자꾸만 기득권의 그것을 닮아간다는 소리가 들려온다. 초심을 잃고 눈치만 살피는 정당에 미래는 없다. 노무현을 잃고 더 이상 슬픔을 반복하고 싶지 않다면, 지금 당장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연대의 정신을 복원해야 마땅하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시선과 역사적 개혁의 본질
정치인 이재명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단순한 팬덤 그 이상의 무언가가 담겨 있다. 상해 동포들을 만난 자리에서 목이 찔려 쓰러졌던 그 아픔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던 일화는, 그가 단순한 권력 지향적 정치인이 아님을 보여준다. "내가 마지막으로 보는 하늘이구나"라고 생각했던 절체절명의 순간을 넘기며 인간으로서의 기준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고백은 깊은 울림을 남긴다.
우리가 이재명 대표를 지지하는 이유는 그저 한 사람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함이 아니다. 그를 통해 우리 사회의 묵은 체제를 도려내고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개혁을 완수하고자 하는 열망의 집약체이기 때문이다. 지지율이 흔들리고 실망감이 교차할지라도, 본질이 무엇이었는지 잊어선 안 된다.
결국 개혁의 성패는 지도자 한 사람의 손에만 달린 것이 아니다. 그를 둘러싼 세력들이 얼마나 치열하게 개혁의 칼날을 갈고닦느냐에 달려 있다. 흔들릴 때마다 초심을 되새기며 우리가 왜 이 길을 걷기 시작했는지 스스로 물어야 할 때다.
💡 요약해보면
- 민주당은 단순한 덩치 불리기가 아니라 좋은 동료들과의 연대에 집중해야 한다.
- 검찰 개혁이라는 지지 세력의 핵심 가치를 포기하는 것은 정권 재창출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는 단순한 인물 숭배가 아닌 사회적 개혁을 위한 역사적 과업이다.
공소청 직제안의 실체와 꼼수 개혁
수사는 안 하는데 수사관은 그대로 남는 모순
법무부가 야심 차게 내놓은 공소청 직제안을 들여다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공소청은 기본적으로 수사를 하지 않는 조직이다. 그렇다면 검찰청에 있던 수천 명의 수사관들은 당연히 수사가 필요한 다른 곳으로 재배치되거나 규모가 대폭 줄어드는 것이 상식이다. 그런데 이번 직제안을 보면 일반직만 일부 줄어들 뿐, 검사 인력은 한 명도 줄이지 않았다.
수사를 하지 않는 곳에 기소할 사람과 공소 유지할 사람만 있으면 되는데, 왜 거대한 수사 조직과 수사관들이 그대로 잔류하고 있는가. 검사정원법 핑계를 대지만, 의지만 있다면 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바로잡아야 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은 시행령이라는 우회로를 택해 사실상 기존 검찰의 뼈대를 고스란히 유지시켜 주었다.
이것이 과연 개혁인가. 이름만 검찰청에서 공소청으로 살짝 바꿔 단 것에 불과하다. 국민을 기만하는 이런 꼼수 개혁은 결국 정권이 바뀔 때 언제든 과거의 칼날이 다시 휘둘릴 수 있는 스탠바이 상태를 만들어준 꼴밖에 되지 않는다.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의 비판과 민주당의 태만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 신장식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독자적인 검사정원법 발의를 선언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원래 행정부가 안을 만들고 여당이 뒷받침해야 마땅한 일인데, 정부와 여당이 무엇에 정신이 팔렸는지 손을 놓고 있었기 때문에 야당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태도는 두 가지 중 하나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 첫째는 이런 누더기 직제안이 나오는 것에 사전에 동의하고 입을 맞췄거나, 둘째는 아무런 준비도 없이 정부 안이 나오기만 기다리다 뒷북을 친 무능의 결과다. 어느 쪽이든 변명의 여지가 없다. 법안 개정은 국회가 주도해야 하는 일인데도 책임을 방기한 대가는 너무나 크다.
조국혁신당 역시 그간 늑장 대응에 대해 반성해야겠지만, 민주당이 보여준 무기력함은 지지자들에게 깊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개혁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나중에 후회해봐야 소용없다는 사실을 어째서 늘 겪고 나서야 깨닫는 것인지 답답할 노릇이다.
🔥 껍데기만 바뀐 공소청의 진실
수사권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해놓고 막상 조직도와 인력 구조를 보면 수사관들과 검사들은 고스란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것이 개혁의 허울을 쓴 기득권 지키기가 아니면 무엇인가.
언제든 과거의 검찰 권력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스탠바이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다.
검찰 조직 개편의 맹점과 과학수사의 위험성
사라지지 않은 수사 부서와 부실한 공판송무부
대검찰청의 직제 구성을 뜯어보면 개혁의 의지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명백히 드러난다. 형사부, 반부패부, 공공수사부 등 핵심 수사 부서들의 자리는 이름만 살짝 바뀌거나 그대로 남아 있다. 마약조직범죄부 하나를 없애고 과학수사부를 법과학기획관으로 명칭만 바꾼 것을 두고 조직을 대폭 개편했다고 포장하고 있다.
앞으로 공소청의 주 업무는 수사가 아니라 공소 유지와 재판이 되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공판송무부의 역할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형사 공판부, 공공수사 공판부 등으로 전문성을 쪼개어 강화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러나 조직표는 옛날 그대로다. 간판만 살짝 갈아 끼운 채 과거의 영광을 다시 누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꼴이다.
이런 식의 미온적인 대처로는 검찰이 가진 방대한 권한을 통제할 수 없다. 수사 부서의 잔재를 완전히 도려내지 않는 한, 검찰 개혁은 언제나 반쪽짜리에 머물 수밖에 없다.
수사의 방향을 왜곡하는 과학수사의 두 얼굴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은 과학수사부의 존치다. 과학수사라는 이름은 그럴듯하지만, 이것이 잘못 사용되면 수사 방향을 마음대로 틀어버리고 증거를 왜곡하는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 과거 김기설 씨 유서 대필 사건이나 각종 조작 수사 사례에서 보듯, 증거 분석이라는 명목 아래 권력의 입맛에 맞게 진실을 비틀어온 전례가 적지 않다.
공소청이 직접 수사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포렌식 자료나 기존의 수사 노하우, 방대한 디지털 기록들을 여전히 손에 쥐고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백재현 행정관 아이폰 포렌식 논란처럼 관련 없는 정보까지 털어내어 정치적 압박의 수단으로 삼았던 악습이 청산되지 않는 한 개혁은 거짓말에 불과하다.
진정으로 투명한 시스템을 만들고자 한다면, 과학수사 기능조차 국가수사 기구에서 철저히 분리하고 상호 교차 검증을 받도록 강제해야 한다. 지들끼리 독점하고 숨겨둔 자료들을 그대로 쥐고 있는 상태를 방치하는 것은 개혁을 포기한 선언이나 다름없다.
📊 시행령과 통계로 보는 권한 확대의 꼼수
법무부가 입법예고 기간 동안 경찰과 시민단체의 반대 의견은 무참히 묵살하고 대검찰청의 의견만 수용해 수사 범위를 넓혔다는 사실은 통계와 공문서로 입증된다. 참여연대와 일선 경찰청이 위법성을 지적했음에도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검사 재량권을 오히려 확장한 것은, 제도적 개혁을 시행령이라는 편법으로 무력화하려는 치밀한 수순에 가깝다.
김승원 의원 의혹과 한동훈식 여론전의 실체
무리한 기소유예와 검찰 내부 보고서 유출 논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공방은 검찰이 어떻게 정무적 판단으로 사람을 옭아매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제넨셀 관련 임상 승인 민원 전달 과정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은 받을 수 있을지언정, 이를 억지로 엮어 알선수재나 뇌물 혐의로 몰아간 것은 무리한 기소 시도였다.
당시 판결문에서도 청탁의 대가가 명시적으로 약속되거나 위법한 매뉴얼 위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그럼에도 검찰은 뚜렷한 증거를 찾지 못해 쩔쩔매다가 윤석열 정권의 정치적 격변기를 거치며 슬그머니 기소유예 처분이라는 애매한 결론을 내렸다. 죄가 안 되니 무죄를 주거나 털어내야 마땅한데, 어떻게든 코를 꿰어보려던 검찰의 치졸한 흔적이 불기소이유서 고스란히 담겨 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검찰 내부의 공무상 기밀에 해당하는 '기소 계획서' 같은 보고서들이 어떻게 외부로 유출되어 여론전에 쓰이느냐는 점이다. 과거 자신들의 자료가 유출되었다며 남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던 이들이, 정작 자신들의 필요에 따라 수사 기밀을 언론과 정치인에게 흘리는 내로남불식 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언론플레이와 교묘한 여론전의 기술
한동훈 전 장관 측이 보여주는 여론전 수법은 언제나 교묘하다. 논리적인 반박이 들어오면 본질을 흐리며 엉뚱한 타인의 녹취록이나 과거 사건을 끌어와 물타기를 시도한다. "녹취 공개 전문은 민주당 아니냐"며 역공을 취하는 모습은 대중의 심리와 언론의 자극적인 속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악용해온 오랜 관록의 소산이다.
이런 식의 지저분한 프레임 짜기가 온라인 공간에서 여전히 먹혀든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아픈 지점이다. 본질은 김승원 후보자를 향한 검찰의 부당한 압박과 기밀 유출의 진상을 밝히는 것인데, 논점은 온데간데없고 자극적인 가십만 남게 만드는 것이 그들이 노리는 바다.
인사청문회 자리는 바로 이런 비열한 권력의 작동 방식을 낱낱이 파헤치고 책임을 묻는 장이 되어야 한다. 회피하거나 말장난으로 빠져나가려 할 때, 단호하게 진실을 밀어붙일 수 있는 날카로운 검증이 절실하다.
💭 에디터의 단상 : 개혁의 주체는 누구인가
돌이켜보면 우리가 목도해온 수많은 개혁의 실패는 언제나 절박함의 부족에서 비롯되었다. 제도를 바꾸고 간판을 새로 단다고 해서 그 안에 도사린 기득권의 카르텔이 저절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법무부와 검찰이 시행령 하나로 상위법의 취지를 무력화하고, 자신들의 기득권인 수사 인력과 포렌식 권한을 끝까지 움켜쥐려 하는 광경을 보며 다시 한번 깨닫는다. 개혁은 타협의 대상이 아니라 완전히 도려내야 할 악성 종양과 같다. 더 이상 눈 감아주거나 기다려주는 방식으로 진실을 이룰 수 없다. 스스로 초심을 점검하고, 국민이 부여한 권력이 누구를 향해야 하는지 똑바로 응시해야 할 때다. 주저하는 순간 역사는 다시 과거의 어두운 터널로 우리를 밀어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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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속성은 스스로 물러서는 법이 없다. 우리가 눈을 부릅뜨고 감시하지 않으면, 어설픈 개혁의 허울 뒤로 또다시 거대한 특권의 장벽이 세워질 것이다. 이제는 더 물러설 곳도, 속아 넘어갈 여유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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