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우리 사법사는 참으로 오랜 숙원이던 순간을 마주했다. 72년 만에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완전히 분리하는 법안이 통과된 것이다. 헌정사적으로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이나 1997년 검찰청법 개정, 그리고 2022년의 진통을 넘어 마침내 권력을 국민께 돌려준다는 거대한 이정표였다. 📉
하지만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법무부가 최근 내놓은 '공소청 직제안'을 찬찬히 뜯어보면, 어렵게 일어난 개혁의 성과를 시행령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원점으로 되돌리려는 검찰의 불순한 시도가 고스란히 읽힌다. 이름만 바꾼 채 옛 검찰의 부활을 꾀하는 이 거대한 꼼수를 더는 침묵하고 지켜볼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검찰 부활의 우려를 낳고 있는 공소청 직제안의 철회와 전면 재검토를 촉구합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공소청 직제안에 숨겨진 거대한 눈속임과 트로이 목마
수사권은 폐지되었다면서 수사관 7,000명은 왜 그대로 남는가
법무부가 발표한 이번 직제안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실소를 금할 수 없다. 법무부는 공소청 정원을 검사 2,292명, 일반직 6,120명을 합쳐 총 8,412명으로 책정하면서, 정원의 21.4%를 감축했다고 대대적으로 자평했다. 📊 하지만 그 속내를 파헤쳐 보면 철저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중대범죄수사청 특례 임용으로 이관되는 인력 1,761명을 쏙 빼고 나면, 실질적인 인력 감축은 고작 238명에 그친다. 기소와 공소 유지만 전담하겠다던 기관에 정작 수사를 담당하던 핵심 인력이었던 수사관 7,000여 명은 거의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이다.
일반직 수사관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검사정원법 시행령상 현행 검찰청의 검사 정원이 신설 공소청 정원으로 거의 그대로 유지될 판이다. 이 와중에 법무부는 뻔뻔하게도 검사 정원을 281명이나 더 늘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보자. 기소와 공소 유지만 담당하는 기관이라면, 실제 필요한 업무량을 과학적으로 산출하고 그에 맞춰 조직을 재설계하는 것이 순리다. 만약 검사를 늘려야 한다면 현재 2025년 기준으로 300여 명에 불과한 공판 전담 검사를 대폭 늘리는 데 쓰여야 마땅하다.
합리적인 조직 진단도 없이 방대한 수사 인력과 검사 정원을 그대로 존치하려는 의도는 뻔하다. 고유 업무가 사라진 수사관들을 타 기관 사건 기록 검토에 투입하여 상시적인 수사 지휘를 하겠다는 속셈이다. 결국 향후 정치 상황이 변하면 언제라도 옛 검찰의 모습으로 즉각 복원하기 위해 그 물적·인적 기반을 남겨두겠다는 노골적인 선언과 다름없다. 김용민 의원이 지적했듯 "결국 향후 정치 상황이 변하면 언제라도 옛 검찰의 모습으로 즉각 복원하기 위해 그 물적·인적 기반을 존치시키겠다는 노골적인 선언과 다름없습니다." 💭
통제받아야 할 자가 타 기관을 옥죄는 '사법통제부' 신설의 오만함
이번 직제안에서 가장 아연실색하게 만드는 대목은 단연 '사법통제부'의 신설이다. 각 지방공소청마다 불송치 사건을 전담 검토한다는 명목으로 이 부서를 새로 만든다고 한다. 사법통제라는 개념은 원래 법원이 수사와 기소의 위법성을 엄정하게 통제하겠다는 뜻이다. 물론 검사가 영장청구권 등을 통해 수사기관에 대해 법률상 통제를 하는 기능이 과거에 존재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를 버젓이 '사법통제'라고 부르며 전담 부서까지 신설하겠다는 것은 명백한 적반하장이다.
검찰은 그동안 스스로 저지른 무수한 위법과 과오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해야 마땅하다. 국민 앞에 석고대죄를 해도 모자랄 판에, 통제받아야 할 당사자가 스스로를 법관 위치에 올려놓고 타 기관을 통제하겠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오만한 발상이다. "통제받아야 할 대상이 타 기관을 통제하겠다는 사법통제부 신설은 명백한 적반하장입니다." 이 한마디야말로 이번 직제안의 본질을 가장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기득권을 고수하기 위한 검찰의 눈물겨운 꼼수가 이토록 뻔뻔하게 제도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자체가 참담할 따름이다.
🔥 개혁의 성과를 무력화하는 하위 법령의 반란
법률로 수사와 기소를 명확하게 분리해 놓았더니, 시행령과 직제안이라는 꼼수를 통해 슬며시 두 조직을 다시 꿰맞추려 하고 있다. 이는 입법부를 무력화하고 행정 권력으로 사법 체계를 농락하던 과거 권위주의 시절의 악습 그대로다.
하위 법령 몇 줄로 국민의 명령을 거역하려는 시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
기소와 수사의 자의적 결합, 그리고 '사법통제부'의 실체
공판 역량 강화는 외면하고 옥상옥 권력 기관을 꿈꾸는가
공소청 신설의 본래 취지는 기소와 공소 유지에 역량을 집중하여 인권을 보호하고 재판 중심의 사법 시스템을 확립하는 데 있었다. 그런데 이번 직제안을 보면 공판 역량 강화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오히려 타 수사기관을 옥죄고 통제하기 위한 사법통제부만 버젓이 3개나 개설되어 있는 기형적인 구조를 보여준다. 이는 기소전담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스스로 내팽개치고, 준사법부라는 허울 뒤에 숨어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겠다는 오만한 선언에 지나지 않는다.
실제로 법무부가 발표한 제정안에 따르면, 오는 10월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신설됨에 따라 조직 전반이 재정비된다. 대검찰청의 범죄정보기획관과 과학수사부는 사라지지만, 본청과 6개의 광역공소청, 18개의 지방공소청, 42개의 지청이라는 거대한 조직 틀은 그대로 유지된다. 특히 인지·합동수사를 담당하던 43개 부서가 폐지되는 대신 중대범죄 전담 대응을 명목으로 '중대범죄전담부' 29개 부서가 통·폐합된다. 📉 이름만 살짝 바꿨을 뿐, 실질적인 권력 구조는 영리하게 보존해 둔 셈이다.
이 과정에서 지방공소청에 설치될 중대범죄전담부 중 5개 부서는 중수청의 5개 합동수사과에 대응하여 수사 개시와 영장 신청 단계에서 법률 판단과 증거수집 의견 제시를 전담하게 된다. 송치부터 공소 제기, 유지까지 전 과정에 개입하겠다는 의도다. 결국 "기소전담기관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외면하고, 옥상옥의 권력 기관으로 군림하겠다는 것과 준사법부로 스스로를 높여 민주적 통제를 거부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습니다."라는 비판이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 이유다.
상시적 수사 개입의 진검다리가 될 중대범죄부 신설
기소기관 내부에 중대범죄부와 중대범죄전담부를 신설하는 것은 사실상 상시적 수사 개입의 '진검다리'를 놓겠다는 음모에 가깝다. 수사와 기소를 엄격히 분리했다면, 중수청은 철저히 독립적으로 수사하고 공소청은 법리에 따른 기소 여부만 따지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기소전담기관 내부에 이처럼 거대한 중대범죄대응부서를 상설화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협력과 지원'이라는 모호하고 그럴듯한 명목 아래, 사실상의 합동 수사 체계를 일상화하겠다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 결국 중수청의 수사 초기 단계부터 공소청이 슬그머니 개입하여 상급 기관처럼 지휘하겠다는 꿍꿍이다. 법치국가에서 법률이 부여한 권한의 경계를 시행령 쪼가리로 허물어뜨리려는 이런 시도는 명백한 월권이자 법치 유린이다.
📊 숫자로 보는 공소청 직제안의 진실
법무부가 발표한 공소청 전체 정원은 검사 2,292명, 일반직 6,120명을 합쳐 총 8,412명에 달한다. 정원의 21.4%를 감축했다고 홍보하지만, 중수청 이관 인력 1,761명을 제외하면 실제 감축 인원은 고작 238명뿐이다. 수사권이 사라진 기관에 수사관 7,000여 명이 고스란히 남는 기형적 구조는 이 숫자가 무엇을 말해주는지 명백히 보여준다.
검찰 출신 인사가 장악하는 두 지붕 한 가족의 위험성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인선으로 드러난 카르텔 부활의 시나리오
조직의 간판만 바꾼다고 해서 그 안에 담긴 영혼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수사와 기소라는 양대 기관의 수장을 모두 검사 출신이 장악하는 기형적인 '두 지붕 한 가족' 사태는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결함이다. 최근 유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최종 후보로 김지영 변호사가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이 인선 하나만 보더라도 이번 조직개편이 향하는 목적지가 어디인지 선명하게 드러난다. 👀
김지영 변호사는 지난 2022년 대검찰청 형사부장 재직 당시 검찰의 보안수사권 폐지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던 인물이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2020년에는 법무부 장관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직무 배제 조치에 반발하여 검사장 성명에 연명했던 전력이 있다. 한편 공소청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인물들 역시 대부분 검사 출신으로 채워졌다. 수사기관과 기소기관의 수장을 모두 옛 검찰 식구들로 채워놓고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었다고 주장한다면, 어느 국민이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겠는가.
이는 결국 검사 출신 양 기관장이 밑에서 손발을 맞추며 사건을 함부로 주무를 수 있는 '검찰 카르텔의 부활'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검찰 출신 양 기관장과 공소청의 중대범죄부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순간, 실질적인 수사·기소 분리는 물 건너가고 만다. "이런 인사로는 실질적인 수사 기소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매우 커지고 있습니다."라는 현장의 탄식은 지극히 타당하다.
간판만 바꾼 요식 행위로는 진정한 개혁을 이룰 수 없다
역사적으로 권력 기관 개혁이 실패하는 지점은 늘 인적 청산과 조직의 실질적 해체라는 본질을 비껴갔을 때였다. 제대로 된 검찰 개혁은 단순히 부서 이름을 바꾸고 직제안을 요란하게 손보는 요식 행위로 완성되지 않는다. 인력의 실질적인 축소와 재배치, 권한의 완전한 분산, 그리고 기관장 인선의 대대적인 혁신이 삼위일체로 맞물려 돌아가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하지만 지금 법무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개편안은 인력은 그대로 둔 채 명패만 갈아 끼우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법무부 내부에서조차 검찰국 명칭을 '형사사법국'이나 '형사국'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검찰국이 수십 년간 누려왔던 검사 인사, 예산 편성 및 배정 등의 막강한 핵심 기능은 하나도 축소되지 않은 채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이름만 바꾼다고 해서 그 속에 깃든 특권의식이 사라질 리 만만무하다.
💡 요약해보면
- 수사권이 폐지되었음에도 7,000여 명의 수사관과 검사 정원을 고스란히 유지하는 공소청 직제안은 명백한 눈속임이다.
- 통제받아야 할 검찰이 타 기관을 옥죄는 '사법통제부'를 신설하는 것은 오만함의 극치이자 적반하장이다.
-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에 검찰 출신 인사가 내정되는 등 양 기관의 수장을 검사 출신이 장악해 검찰 카르텔 부활이 우려된다.
정부와 법무·행안부에 보내는 네 가지 절박한 촉구
입법 예고 마감 연기부터 조직의 전면 재설계까지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렀다면, 정부는 속도전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밀어붙이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사회적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당장 코앞으로 다가온 9일 입법 예고 마감일은 현실을 외면한 탁상행정의 산물일 뿐이다. 우리는 법무부와 행안부를 향해 더 늦기 전에 결단을 내릴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첫째, 9일로 예정된 입법 예고 마감을 즉각 연기하고 인력 감축 규모 및 공판 중심의 조직 개편을 원점에서 다시 설계해야 한다. 💡
둘째, 본래의 취지와 완전히 어긋나는 사법통제부 신설 계획을 철회하고, 무너진 공판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데 조직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셋째, 합동 수사를 명목으로 사실상 상시 수사 개입의 든든한 통로가 될 수 있는 중대범죄부 및 중대범죄전담부 신설 조항은 직제안에서 단호하게 삭제되어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경찰 등 타 수사기관이 권력의 남용을 견제할 수 있도록 공소청법상 사건 심의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작동시키는 제도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 에디터의 단상
우리가 오랜 세월 동안 피 흘려가며 검찰 개혁을 부르짖었던 이유는 단 하나였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며 법 위에 군림하던 특권 카르텔을 깨고, 법의 저울이 모든 국민에게 공평하게 작용하는 상식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법무부가 내놓은 이번 공소청 직제안을 보고 있노라면, 거대한 권력의 장벽 앞에서 개혁이 얼마나 무력하게 왜곡될 수 있는지 목격하며 씁쓸함을 감출 수가 없다. 📉
역사는 후퇴하는 것처럼 보일 때가 가장 위험하다. 72년 만의 결실이 시행령 몇 장에 가로막혀 껍데기만 남는 비극을 우리는 좌시할 수 없다. "제대로 된 검찰 개혁은 간판만 바꿔단다는 요식 행위로 완성되지 않습니다."라는 진실을 권력자들은 똑바로 명심해야 한다. 이름만 바뀐 검찰을 국민께 다시 안겨주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또 경고한다. 👀
권력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약속은 여전히 뜨거운 현재 진행형이다. 시행령의 마술로 개혁의 본질을 흐리려는 모든 꼼수는 결국 역사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법무부와 행안부는 지금 당장 눈을 뜨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전면적인 재검토에 나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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