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에이전트 공부를 시작하며 머릿속에 새로운 지식을 채워 넣는 재미에 푹 빠졌다는 배지현 아나운서의 새 코너, ‘배워야지현’의 첫 포문이 열렸다. 😅 누구나 부러워하는 야구선수 남편과 예쁜 아이들을 키우며 완벽한 가정을 꾸렸을 것 같은 그에게도, 사실 남모를 육아의 고충은 존재했다. 특히 첫째 딸 혜성이가 물 흐르듯 순탄하게 자라난 것과 달리, 둘째 아들 준상이는 "일단 변화를 싫어하고 불안감이 상당히 높은" 기질을 보여 엄마의 속을 꽤나 썩여왔다고 한다. 유치원 버스가 다른 곳으로 갈까 봐, 엄마가 죽으면 어떡하냐며 눈물 젖은 등원길을 매일같이 반복하던 아이. 이날 방송에서는 자라다남아미술연구소장이자 아들연구소장인 최민준 소장이 출연해 이러한 아들 육아의 실상을 낱낱이 짚어주었다. 💡 단순히 아이가 말을 안 듣는다고 다그칠 일이 아니라, 그 내면에 숨겨진 예민한 기질과 뇌 과학적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는 따끔하면서도 명쾌한 조언이 이어졌다. 완벽해 보이는 스크린 뒤편에서 치열하게 흔들리고 고민하는 부모들의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던 아들 육아의 본질을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

아들의 유난스러운 눈물, 과연 부모 탓일까
둘째 아들 준사이가 유독 불안해하는 진짜 이유
첫째 딸 혜성이가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보이며 척척 적응해 나간 것과 정반대로, 둘째 준상이는 사사로운 변화조차 견디지 못하는 예민한 성향을 지녔다. 작년 한 해 동안 눈물로 등원 길을 채웠던 것은 물론이고, 축구교실에 가는 차 안이나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누나 혜성이를 찾으며 "뿌에엥" 울음을 터뜨리기 일쑤였다. 막상 수업에 들어가면 누구보다 열심히 잘 놀면서도, 중간에 가족사진만 보면 갑자기 울컥하며 "엄마 내릴래, 계속 안에 있어"라며 사진을 떼어버리는 5살 아이만의 독특한 눈물 버튼이 존재했다.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러 가는 길에도 "비행기가 떨어지면 어쩌지"라는 상상 속 공포에 사로잡혀 눈물을 흘리다가도, 막상 비행기에 탑승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하나도 안 무섭지롱~" 하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내가 까꿍놀이를 덜 해줬나?", "임신했을 때 내가 뭘 잘못 먹었나?" 하며 끝없는 자기비난과 죄책감의 늪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최민준 소장은 단호하게 진단한다. "사실 이런 경우는 대체적으로 기질 문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부모가 양육을 잘못해서 아이를 예민하게 만든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남들보다 훨씬 더 넓고 깊은 감각의 안테나를 장착하고 태어났다는 뜻이다.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유명 셰프들처럼 미각이나 사소한 자극 하나에도 유독 예민하게 반응하는 성향은, 결점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남다른 감각적 재능의 또 다른 얼굴에 가깝다.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 아이가 가진 고유한 설계도를 인정하는 것, 그것이 육아의 첫 단추다. 👀
실제로 임상 현장이나 발달 심리학계에서도 기질적 예민함은 후천적 양육 태도보다는 선천적 신경학적 특성에 크게 기반한다고 본다. 아이가 느끼는 세상은 어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자극적이고 거칠다. 평범한 소음이나 일상의 변화도 이들에게는 생존을 위협하는 신호로 다가올 수 있다. 그렇기에 "왜 이리 유난을 떨까" 하고 타박하는 순간, 아이는 자신이 잘못 태어났다는 깊은 수치심을 느끼게 된다. 아들의 눈물을 마주할 때마다 부모가 가장 먼저 경계해야 할 것은 "내 육아가 실패했다"는 자격지심이다. 아이의 예민함은 고쳐야 할 병이 아니라, 섬세하게 다듬어야 할 원석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유 없는 눈물과 '침습적 불안'을 대하는 태도
예민한 기질의 아이들이 흘리는 눈물에는 논리적인 이유가 없다. 최민준 소장은 이를 '침습적 불안'이라고 표현했다. 군대에 간 청년이 100일 휴가를 나와 친구들과 신나게 놀다가도 문득 '내일모레면 부대에 복귀해야 한다'는 생각이 스치는 순간 갑자기 우울해지는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도 없고 막을 수도 없는 불안이 불쑥 찾아와 아이를 덮치는 것이다. 이럴 때 부모가 "도대체 왜 우는 거야?", "뭐가 그렇게 불만인데?"라며 논리적인 이유를 캐묻기 시작하면, 그것은 마치 목마른 사람이 바닷물을 마시는 것과 같은 결과를 낳는다. 아이의 불안은 가라앉지 않고, 부모는 부모대로 지쳐 떨어지게 된다.
의학적 연구에서도 범불안장애나 분리불안장애 등 불안 관련 질환의 기저에는 뇌의 편도체가 과활성화되어 외부 자극을 위협으로 오인하는 경향이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증명한다. 성인조차 조절하기 힘든 이 생물학적 반응을 5살 아이에게 "참아라", "뭐가 무섭냐"고 다그치는 것은 폭력에 가깝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논리적 설득이 아니라 감정의 이름을 붙여주는 작업이다. 아이가 엉엉 울 때 당황하지 말고 눈을 맞추며 "지금 마음이 불안한 거야, 엄마 따라 해봐. 불안해"라고 말해줘야 한다. 자기 감정에 이름을 붙이는 순간, 통제 불가능해 보이던 거대한 공포는 다루기 낱낱한 실체로 바뀐다. 💡
더 나아가 부모는 아이의 불안을 즉각적으로 해결해 주는 만능 '소화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아이가 "엄마가 늦게 오면 어떡해"라고 불안을 호소할 때마다 헐레벌떡 달려가 모든 상황을 수습해 주면, 아이는 스스로 불안을 견뎌내는 근육을 키울 기회를 영영 잃어버리게 된다. "엄마 여기 있지, 안아줄 거야. 하지만 여기까지는 네가 걸어와야 해." 이 절묘한 거리 두기와 기다림이야말로 예민한 아이를 단단하게 만드는 유일한 해법이다. 아이가 스스로 불안을 인지하고 부모에게 다가왔을 때 비로소 건네는 따뜻한 포옹과 "해냈구나!"라는 찬사는 아이 내면에 평생 사라지지 않을 자기효능감의 씨앗을 심어준다.
🔥 불안을 다루는 부모의 치명적인 착각
아이의 눈물과 두려움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사나이가 왜 이리 유난스럽냐"며 윽박지르는 태도는 아이의 영혼을 갉아먹는 독이다. 예민함은 결코 고쳐야 할 결함이 아니라, 세상의 미세한 파장까지 읽어내는 탁월한 감각의 재능이다. 부모가 그 재능을 '유약함'으로 규정하고 짓누르는 순간, 아이는 스스로를 비루하고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며 마음의 문을 닫아걸게 된다.
아이의 불안을 가르치려 들지 말고, 그저 품고 기다려주는 인내심이 곧 최고의 교육이다.
아들 육아의 숨은 장벽, 승부욕과 회피 성향
이상적인 내 모습과 비루한 현실 사이의 괴리
남자들이 아들 육아를 할 때 반드시 이해해야 할 남다른 심리적 지점이 있다. 남자아이들은 아주 어릴 때부터 머릿속으로 엄청난 영웅의 상상을 그린다. 멋지게 홈런을 치고, 친구들을 지켜주는 대단한 존재가 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눈을 떠서 마주하는 실제 자기 자신의 모습은 너무나 비루하고 하찮다. 공을 던지면 뜻대로 가지 않고, 누나와 보드게임을 하면 자꾸만 지게 된다. 이 이상과 현실 사이의 거대한 간격을 마주할 때, 남자아이들은 심각한 정서적 괴리에 빠진다. 그리고 대다수의 아이들은 이 부끄러움을 마주하는 대신 '회피'라는 방어기제를 선택한다.
영상 속에서 아빠와 캐치볼을 하던 준상이가 누나 혜성이가 공을 잘 던지는 모습을 힐끔 보더니 갑자기 흥미를 잃은 듯 "이모 우리 소꿉놀이 하자~" 하며 자리를 뜨는 장면은 이 심리 기제를 정확히 보여준다. 못하는 모습을 들키느차라리 안 하는 게 낫다는 방어 심리다. 야구선수 출신이자 대한민국 최고의 타자였던 아빠의 눈에, 엉성하게 공을 던지는 아들의 모습은 얼마나 답답할까. 하지만 최민준 소장은 아빠들에게 "양심적으로 삐옹~ 하고 던지는 아들의 모습에 박수를 칠 수 없겠지만, 시점을 멀리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빠 자신이 다섯 살 때 어땠는지를 떠올려보라. 그때 아빠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비교 대상을 낮춰주고, 지금의 서툰 도전을 진심으로 격려해 주는 것이 아빠의 진짜 역할이다. 📉
가정 내에서 아빠의 역할은 단순히 집안의 군기반장이 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시즌 중에는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고 비시즌에만 잠깐 얼굴을 비치는 아빠라면, 모처럼 만났을 때 엄격한 훈육을 맡아 '악역'을 자처하는 것은 부자 관계를 망치는 지름길이다. 준상이가 집안에서 누굴 무서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라는 모습은 오히려 엄마 입장에서 안도할 일일 수 있다. 아빠가 훈육을 한다고 나설 때, 그 훈육이 아이와의 평소 라포(Rapport, 신뢰 관계)를 깨뜨리는 수준이라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이 낫다. 평소 감정적 연결고리가 전혀 없는 사람이 갑자기 정색하고 "이리 와"라고 소리치면, 아이에게 그것은 교육이 아니라 공포와 폭력으로 각인될 뿐이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지고도 박수 쳐주는 법을 가르치는 훈련
누나와의 사소한 경쟁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준상이의 모습은 많은 다자녀 가정의 풍경을 닮아 있다. 쿠키를 쪼갤 때 내 조각이 조금이라도 작으면 난리가 나고, 보드게임에서 지면 분노에 휩싸여 판을 뒤엎고 싶어 하는 승부욕. 이 승부욕을 다스리는 법은 단순히 "누나한테 양보해라"라고 다그치는 데 있지 않다. 최민준 소장이 제시하는 핵심 솔루션은 바로 '사전 예고'와 '패배 수용 훈련'이다.
게임을 시작하기 전, 부모는 반드시 아이의 눈을 보고 명확하게 선언해야 한다. "자, 시작하기 전에 엄마 보세요. 게임은 누가 이길지 모르는 거야. 민준이가 질 수도 있어. 지면 어떻게 해야 될까? 졌는데 울지 않고 박수 쳐주는 거, 그거 진짜 대단한 거야." 이기면 좋겠지만 졌을 때 의연하게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게임의 진짜 목표로 설정해 주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아이가 게임에서 지고 나서 울음을 참고 의젓하게 박수를 칠 때, 세상이 떠나갈 듯 환호하며 "엄마가 너를 천장까지 번쩍 안아줄 거야!"라는 극찬을 건네야 한다. 이 작은 성공 경험의 반복이 모여 아이 내면에 "나는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멋진 사람"이라는 단단한 정체성을 형성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잔소리가 아니라 철저한 '훈련'의 영역이다. 평소에 부드럽고 다정한 엄마가 어느 순간 단호하고 엄격한 톤을 구사할 수 있어야 아이는 비로소 상황의 엄중함을 깨닫는다. "엄마가 지금 무섭게 얘기하지만, 이 표정으로도 너를 사랑하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아이가 미리 학습할 수 있도록, 부모는 단호한 눈빛과 톤을 평소에 연습해 두어야 한다. WBC 경기 날 엄청난 인파 속에서 징징거리는 준상이를 구속으로 소환해 "조금만 걸어갈래, 알았지?"라며 협상하고, 아이가 그 약속을 지켰을 때 곧바로 폭풍 칭찬을 건네며 안아주었던 배지현 아나운서의 대처는 이 훈련의 모범 사례라 할 만하다. 💡
💡 승부욕 강한 아이를 위한 핵심 육아 지침
- 게임이나 경쟁 상황에 들어가기 전, "졌을 때 의연하게 박수 치기"를 명확히 사전 예고할 것.
- 결과에 집착하지 말고, 좌절을 견뎌내고 감정을 조절한 그 행동 자체를 거세게 칭찬해 줄 것.
- 아이의 불안이 폭발하기 전, 단호한 톤과 정확한 지시어("멈추고 엄마 눈 봐!")로 통제력을 유지할 것.
생각보다 키우는 대로 안 자란다, 기질의 인정
가르칠 수 없는 영역과 부모의 내려놓기
육아를 하면서 부모들이 가장 크게 부딪히는 벽은 "내 뜻대로 아이가 자라지 않는다"는 냉혹한 현실이다. 배지현 아나운서가 "준사이가 찌질한 아이로 자라지 않기를 바란다. 불안도가 높고 예민한 이 성향을 훈련을 통해 완전히 개조할 수 있느냐"고 물었을 때, 최민준 소장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 아이를 갑자기 외향적으로 바꾸는 것은 교육에서는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교육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배우는 철칙은 '내가 이 아이를 가르칠 수 있는 영역이 어디인가'를 아는 것이 아니라, '도저히 가르칠 수 없는 영역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파악하는 데 있다.
인간의 성별, 종교, 국가, 신념, 그리고 타고난 '기질'은 부모가 이래라저래라 가르쳐서 바꿀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 아이의 고유한 정체성이다. 만약 부모가 아이의 내향적이고 예민한 기질을 억지로 뜯어고치려 들면, 어떤 참사가 벌어질까? 아이는 어느 순간 "내가 이상하게 태어났나?", "엄마 아빠는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구나"라는 깊은 자기혐오에 빠지게 된다. 인간의 어떤 문제는 단호한 다짐으로 고칠 수 있지만, 기질과 같은 타고난 모양새는 다그쳐서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인정해야만 비로소 좋아지는 영역이다. 📉
특히 사회적으로 성공했거나 특정한 분야에서 정점을 찍어본 부모일수록 이 함정에 빠지기 쉽다. 대한민국 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인 류현진 선수의 아내로서, 남편처럼 거대하고 당당한 운동선수의 삶을 지켜봐 온 배지현 아나운서 역시 은근히 아들이 아빠를 닮아 시원시원하고 외향적인 대장부로 자라기를 바랐을 것이다. 하지만 준상이는 준상만의 섬세하고 여린 마음의 결을 가지고 태어났다. 최민준 소장은 "아버님일수록, 류현진처럼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일수록 '아빠처럼'이라는 환상을 경계해야 한다"며 뼈 때리는 조언을 건넸다. 아이는 아빠의 복사본이 아니라, 이 아이만의 모양 안에서 꽃을 피워야 하는 독립된 우주다.
아이답게 꽃을 피우도록 지켜보는 지혜
최민준 소장의 이 깊은 통찰을 들은 후, 배지현 아나운서는 진심 어린 깨달음을 얻는다. "야구는 첫째가 하면 되죠~ 야구는 첫째가 하면 되고, 준사이가 가지고 있는 그 기질을 그대로 살려서 그 상태에서 예쁘게 꽃을 피울 수 있게끔 해보겠습니다." 남들의 눈에는 유난스럽고 소심해 보일지 몰라도, 그 예민함은 역으로 예술적 감수성이 될 수도 있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위험을 미리 감지하는 탁월한 통찰력이 될 수도 있다. 부모가 그 기질을 억지로 짓누르지만 않는다면, 준상이는 준상만의 방식으로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 것이다.
우리는 흔히 '좋은 부모'라는 거대한 환상에 갇혀 아이를 우리 마음대로 조각하려 든다. 아이가 울면 울음을 뚝 그치게 만들려 하고, 겁을 먹으면 등 떠밀어 세상으로 내몰며, 내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화를 낸다. 하지만 진정한 육아의 고수는 아이를 바꾸려 애쓰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의 생겨먹은 모양 그대로를 긍정해 주는 사람이다. "난 이런 기질이구나, 이게 나쁜 게 아니구나"라는 자기 수용이 아이의 가슴 깊은 곳에 자리 잡을 때, 비로소 아이는 세상이라는 거친 파도를 향해 스스로 걸어 나갈 진짜 용기를 얻게 된다. 💡
육아 우울증과 부모 소진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부모들이 겪는 고통의 상당 부분은 '완벽한 아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강박에서 비롯된다. 자녀가 성장할수록 부모의 뇌 구조와 호르몬 체계까지 바뀔 만큼 양육 스트레스는 생물학적 타격을 준다. 하지만 기억하자. 우리가 아이의 모든 불안을 대신 해결해 줄 수도 없고, 아이의 타고난 유전적 기질을 백지화할 수도 없다. 부모가 해줄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아이의 불안을 묵묵히 곁에서 지켜봐 주고, "울어도 괜찮아, 네가 어떤 모습이든 엄마는 너를 사랑해"라는 무조건적인 안정감을 선물하는 것뿐이다. 그 단단한 소속감의 울타리 안에서, 우리의 아들들은 저마다의 속도대로 의젓하고 멋진 어른으로 자라나게 될 것이다.
💭 에디터의 단상 : 내 아이의 원형을 사랑한다는 것
방송을 보며 내내 고개를 끄덕이게 된 것은, 비단 야구선수의 아내이자 유명 방송인인 배지현 씨의 고민이 특별해서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 땅의 모든 부모들이 아이를 마주할 때 느끼는 가장 원초적이고 부끄러운 고백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늘 아이가 '남들보다 조금 더 당당하고, 조금 더 덜 불안해하며, 조금 더 완벽하게' 자라기를 바란다. 내 속에서 나왔지만 도무지 내 뜻대로 통제되지 않는 작은 인간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우리의 무능함을 자책하거나 아이의 기질을 탓하곤 한다.
하지만 최민준 소장의 말처럼, 인간의 기질은 가르쳐서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품어 안아야만 비로소 꽃을 피우는 영역이다. 비루하고 하찮은 현실의 나 자신과 대면하며 남몰래 눈물 흘리는 사내아이의 그 여린 마음을, 부모가 먼저 "너는 원래 그렇게 예민하게 태어난 소중한 존재야"라며 안아줄 수 있다면 어떨까.
세상이 아들에게 요구하는 억지스러운 남성성과 완벽주의의 가면을 벗겨내고, 자기 모습 그대로를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키워내는 것. 그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부모들이 아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유산이 아닐까 싶다. 🌿
아이의 눈물과 불안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다. 우리는 아이를 고쳐 쓰는 교관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피어날 계절을 조용히 기다려주는 정원사여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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