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 전당대회가 끝난 뒤 남는 잔상은 생각보다 꽤 길다.
환호와 야유가 얽히고설킨 무대 위에서 승자의 표정을 유심히 관찰하곤 했다.
최민희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려진 직후 던진 메시지들은 지극히 인상적이었다.
축하를 받아야 할 자리에 서서 정청래 후보를 향한 미안함을 먼저 털어놓는 대목에서 지독한 정치적 감각과 당원 표심에 대한 냉철한 읽기가 동시에 느껴졌다.
단순한 당선 소회가 아니었다.
자신에게 몰린 표의 궤적을 낱낱이 파악하고 그 표에 담긴 지지자들의 열망과 부채의식을 정확히 짚어낸 행위였다.
손잡기 타이밍이 어긋난 악마화 연출에 연연하지 않고, 당내 수석으로서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직설적으로 선언한 순간을 목도하며 이 정치인이 이번 지도부에서 어떤 역할을 하려 하는지 감이 왔다.
그것은 화려한 수사학이 아닌, 뼈를 깎는 현실 정치의 단단함이었다.

1. 정치판의 경선 풍경과 수석최고위원이라는 서막
2. 정청래표의 향방과 겸손이라는 미학
경선 결과가 발표되고 수석최고위원이라는 왕관이 씌워졌을 때 최민희의 첫 마디는 "정청래 대표 후보에게 미안하다"였다.세련된 정치적 화법으로 치부하기엔 그 울림이 꽤나 묵직했다.
당원들이 던진 한 표 한 표의 성격을 스스로 해부하듯 밝혀낸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정청래라는 강력한 팬덤을 가진 후보에게 쏠렸던 당심의 일부가 자신에게 유입되었음을 인정하고, 그 지지의 무게를 겸손이라는 그릇에 담아낸 셈이다.
권력을 쥐자마자 자신의 세를 과시하려는 여타 정치인들과는 시작점부터 궤를 달리했다.
당심의 흐름을 정확히 포착하고 자신의 이력에 얹어진 기대를 명확히 인지하는 태도야말로 수석최고위원의 진짜 자격일지 모른다.
장내 사진 촬영 중 박선원 의원과의 손잡기 타이밍이 맞지 않았던 아주 작은 찰나조차 '파벌 갈등'이나 '외면'이라는 프레임으로 악마화하려는 시도들이 난무했다.
하지만 구설에 휘둘리지 않고 쿨하게 해명하며 판을 정리하는 순발력에서 노련함이 묻어났다.
3. 8천만 원짜리 문자와 악마화 공격의 씁쓸한 현실
전당대회 과정에서 벌어진 네거티브의 수위는 끔찍할 정도였다.160만 명에 달하는 전체 당원에게 문자 한 통을 돌리는 데 8,000만 원이라는 거액이 든다는 현실적 장벽은 참혹했다.
돈 없고 DB마저 부족한 상황에서 상대 후보들의 무차별적인 문자에 대항하는 유일한 무기는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원칙뿐이었다.
후원금 한도 1억 5천만 원 중 1억 원이 채워지자 스스로 후원 계좌를 닫았다는 대목에서는 서늘한 기개가 느껴졌다.
남은 자금을 아껴 쓰고 잔액을 당에 귀속시키는 행위는 입으로만 외치는 청렴이 아니라 행동으로 입증하는 정당 정치의 모범이었다.
온갖 악마화 공격 속에서도 사리사욕을 챙기지 않고 원칙대로 대응해 낸 배짱이야말로 그녀를 수석으로 만든 진짜 동력이 아니었을까.
💡 요약해보면
- 수석최고위원 당선 직후 정청래 지지층의 당심을 겸허히 수용하며 겸손을 표명함.
- 막대한 문자 발송 비용과 네거티브 공격 속에서도 후원 계좌를 조기 닫는 등 원칙주의적 행보 고수.
- 악마화 프레임에 흔들리지 않는 노련한 해명과 판세 정리 능력 입증.
4. 당헌당규와 지도부 패싱, 타협의 정치가 보여준 일갈
5. 절차를 무시한 탕평이 과연 탕평인가
김민석 당대표가 의원총회 현장에서 청년최고위원과 노동최고위원 임명을 전격 발표했을 때 당내 분위기는 요동쳤다.지도부 최고위원들과 아무런 사전 상의도 없이 이뤄진 이른바 '최고위원 패싱' 사건이었다.
이 장면에서 최민희 최고위원이 던진 반기(反旗)는 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었다.
추천된 전용기 의원이나 권미경 위원 개인의 자질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정당의 근간인 '당헌당규상 절차적 정의'를 짚은 것이었다.
후보 등록 30일 전에 경선 규칙이 정해져야 함에도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일 때 갑자기 청년최고위원 의무할당제가 제시되고, 기존에 약속했던 '평당원 최고위원 경선' 약속이 허공으로 날아간 상황에 대한 정당한 분노였다.
아무리 목적이 정당하고 탕평을 위한 지명이라 할지라도 절차를 무시한 권력 행사에는 반드시 균열이 따른다는 점을 매섭게 꼬집은 것이다.
6. 원칙을 바로잡고 실리를 챙긴 정면돌파
판을 깨는 떼쓰기 정치가 아니었다.당의 현실적 여건과 이미 발표된 임명안이라는 기정사실을 고려해 인사는 수용하되, 철저한 조건부 합의를 끌어냈다.
첫째, 청년최고위원 의무할당제에 관한 당헌당규를 명확히 정비할 것.
둘째, 전략지역 최고위원의 개념과 자격 요건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못하도록 시스템화할 것.
김민석 대표로부터 이 두 가지 약속을 공식적으로 받아내는 모습은 대단히 정교한 정치적 딜(Deal)이었다.
자신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생떼를 쓰는 게 아니라, 당의 시스템 미비점을 보완하는 계기로 삼았다는 점에서 진짜 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었다.
원칙 없는 타협은 굴종이지만, 시스템 개혁을 전제로 한 수용은 정교한 정치가 된다.
🔥 절차적 정의가 무너진 지도부 패싱의 위험성
당대표라 할지라도 지도부 협의 없이 단독으로 인사를 발표하는 것은 당원주권주의와 정당 시스템을 훼손하는 행위다.
(아무리 좋은 인재를 등용하더라도 당헌당규를 무시한 임명은 당내 독주를 용인하는 나쁜 선례가 될 수밖에 없다.)
7. '이언주처럼 안 하겠다'의 진짜 의미와 내분 차단
8. 자기 정치가 초래하는 조직의 비극
"수석최고위원을 이언주처럼은 안 할 겁니다."이 한 마디에 담긴 묵직한 뼈를 읽어야 한다.
과거 지도부 내 비공개 회의 내용을 외부 언론에 홀랑 유출하고, 사퇴 파동을 일으키며 당을 흔들었던 잔혹한 내분의 기억을 우리 모두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지도부 안에서 당원들의 뜻을 대변하기보다 개인의 정치적 체급을 키우기 위해 '자기 정치'를 일삼던 행태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었다.
비공개 회의는 지도부가 치열하게 논쟁하고 밤새워 토론하는 공간이어야 한다.
그 안에서 계급장 떼고 싸울지언정, 문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는 단일한 목소리로 지도부의 결정에 책임을 져야 정당이 산다.
회의실 안에서의 마찰을 언론 플레이용 먹잇감으로 던져주며 톱뉴스를 장식하려는 정치는 조직을 파멸로 이끄는 독약이다.
9. 비공개 회의의 비밀과 내부 결속의 무게
최민희 최고위원이 선언한 원칙은 단호했다.내부 논의 과정에서의 치열함은 유지하되,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철저히 수용하고 지도부의 성공을 돕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는 약속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당원들이 수석최고위원에게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밸런스다.
당 대표를 무조건 맹종하는 해바라기도 아니고, 그렇다고 밖으로 나가 당을 비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는 내부 총질러도 아닌 길.
자신에게 주어진 영향력을 당대표와의 정책적 협상 카드로 활용하여 '언론개혁 TF' 설치 합의를 끌어내는 기량이야말로 참된 내공이었다.
자신의 정치적 지분을 챙기는 대신 정당의 숙원 과제를 실현할 판을 짰다는 점에서 고수의 면모가 드러났다.
📊 데이터와 궤적으로 본 자기 정치의 폐해
과거 비공개 회의 유출과 사퇴 소동으로 당 지지율이 급락했던 지도부 잔혹사는 단순한 개인의 이탈이 아니었다. 조직 전체의 정권 재창출 동력을 갉아먹는 치명적인 독소였음을 역사가 증명한다.
10. 타협 없는 언론개혁, 수석최고위원이 조준하는 타깃
11. 포털과 댓글, 정부광고라는 마지막 퍼즐
방송개혁과 가짜뉴스 징벌적 손해배상(정보통신망법)의 틀이 마련된 지금, 최민희 최고위원이 시선을 돌린 곳은 더 깊은 곳이었다.언론중재법 개정, 네이버·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뉴스 독점 구조 개혁, 그리고 정부광고 집행의 불공정성 개선이다.
이 세 가지 과제는 왜곡된 언론 생태계를 바로잡기 위한 핵심 기둥이자 가장 거센 반발이 예상되는 전장이다.
포털 알고리즘 뒤에 숨어 자극적인 기사로 여론을 조작하는 메커니즘을 붕괴시키지 않고서는 진정한 정권 재창출도, 당원주권주의도 완성될 수 없다.
정부광고라는 혈세가 특정 보수 매체나 편향된 언론사의 젖줄로 작용해 온 모순을 끊어내겠다는 선언은 실로 정곡을 찌른다.
임기 내에 이 퍼즐을 완성하겠다고 직접 TF 책임을 맡아 나선 집념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12. 60점으로 달리는 지혜와 당원주권의 완성
"100점을 맞기 위해 과도하게 달리지 말고 60점을 목표로 단단하게 중심을 잡아라."그녀가 마음에 새겼다는 이 조언은 지극히 현실적이고도 무서운 통찰이다.
정치판에서 100점짜리 완벽주의는 종종 독선으로 흐르거나 금방 지쳐 쓰러지는 원인이 된다.
60점이라는 수치는 결코 타협이나 나태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속 가능한 동력으로 흔들림 없이 정진하며 정권 재창출이라는 거대한 목표를 향해 당의 진영을 굳건히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과속하다 엎어지는 정치인이 아닌, 단단한 발걸음으로 당원의 뜻을 가시화하는 파수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에디터의 단상
수석최고위원이라는 자리는 늘 고독하고 위태롭다. 당대표를 뒷받침하면서도 당원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어야 하고, 때로는 최고위 내부의 잡음을 스스로 흡수하는 방파제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최민희 의원의 최근 행보를 보며 '경험이 만들어낸 단단함'이 무엇인지 실감했다. 자신의 정치적 세를 과시하기 위해 비공개 회의를 외부에 흘리며 영웅주의에 빠졌던 과거 일부 인사들의 비참한 결말을 우리는 숱하게 목격해 왔다. 그녀가 선언한 '이언주처럼 안 하겠다'는 다짐은 당원들에 대한 약속이자 스스로에 대한 엄격한 율법이다. 언론개혁이라는 대단히 험난한 과제를 짊어진 그녀가 100점짜리 화려한 쇼맨십 대신 60점짜리 단단한 뚝심으로 전진하기를 바란다. 당원의 주권이 한낱 구호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결실로 맺어지는 과정을 끝까지 눈여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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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완화 문제에서도 그녀는 섬세함을 놓치지 않았다.
직장 이동 등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실거주하지 못하는 억울한 자들을 보호하되, 투기 억제라는 대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미세조정 정책.
이것이야말로 이념에 몰두한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 중심 정치가 보여주어야 할 본보기가 아니겠는가.
정당의 성공은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 한 두 명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절차적 정당성을 바로잡고, 언론개혁이라는 포클레인 작업을 조용히 밀어붙이는 인물들의 땀방울이 모여 만들어진다.
최민희 수석최고위원의 뚝심이 앞으로의 지도부를 어떤 방향으로 견인할지 자못 기대가 커진다.
원칙 위에 세워진 뚝심의 정치가 정권 재창출이라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지 묵묵히 지켜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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